일요일의 역사가 - 주경철의 역사 산책
주경철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븐 바투타 이야기(이슬람 세계), 마녀의 역사, 아메리카 인디언의 식인 문화, 아프리카와 서구의 조우, 일본 근대화의 숨은 주역 만지로, 68운동...

 

위의 주제들을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처음 들어 보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역사를 선택적으로 배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수능, 공무원 시험, 취업을 위한 한국사 공부 등이 아니면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다. 그러니 한국사 아닌 타 문화권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 책은 우리에게 조금은 생소하고 낯선 총 15개의 역사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학자임과 동시에 멋진 이야기꾼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꼈다. 이슬람 세계나 일본 근대화를 이끈 어부 출신 만지로의 이야기, 1968년에 프랑스의 젊은이들이 주도한 68 운동 등 몰랐던 이야기들을 배울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그런데 조금은 거부감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어 아메리카 인디언을 다룰 때 그들이 식인을 했다는 사실이 제시된다. 나에게 있어서 아메리카 인디언은 서방 세계에 침략당한 약한 피해자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래서 그들이 전쟁에서 잡은 포로를 제단에 바치고 식인까지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그것이 그들의 문화의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어두운 단면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이처럼 이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을 깨뜨려 가는 재미가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점점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저라 이대로 가면 한국은 소멸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책적으로 이주민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들에게 우리의 것을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곳에 오는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의 사람들에 대해 배우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다. 특히 그들의 역사를 배우는 것보다 나은 일은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다 보면 이 책에 소개된 것과 같은 조금은 낯선 이야기들도 접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것에 대해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서로의 역사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통해 융합되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