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 씩씩한 실패를 넘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모험
김수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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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이른 나이에 아나운서가 되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매체를 통해 접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퇴사를 하고 이른 나이에 결혼했다는 이야기도 뉴스를 통해 보았다. 사실 크게 관심을 가지진 않았다.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정도. 사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 사람이라는 것도 이 책을 받기 전까지는 몰랐다. 하지만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 쓴 책이기에 더 흥미가 가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 책을 읽은 시기가 마침 내가 한창 바쁠 때였다. 물론 지금도 바쁘지만 바로 그때 몸이 많이 좋지 않았다. 나는 목을 많이 사용하는 한국어 강사인데 이번 독감은 특히나 목이 많이 아팠다.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을 때는 정말 두려움마저 들었다. 그래서 많은 것들을 놓아 버렸다. 특히 읽어야 하는 책, 과제, 가야 할 곳 등을 포기하고 수업 외에는 최대한 쉬었다. 그래서 그럴까? 이 책의 내용과 내 상황이 묘하게 들어맞는 것 같았다.

 

이 책은 저자가 아나운서 생활을 하며 느꼈던 것과 그만두게 된 과정, 그만둔 이후의 삶을 다루고 있다. 나는 MZ는 세대라고 하기는 그렇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기성세대라고 하기도 그런 애매한 위치에 있다.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이 감과 동시에 조금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속이 시원해지는 부분이 있었다. 지금 나의 상황이 여러 일들에 치여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남들이 선망하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자신과 맞지 않으면 과감히 던질 수 있는 것. 사실 세대와 관계없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 볼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러한 것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저자의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도전되기도 했다. 나는 감사하게도 지금 하는 일이 좋고 내게 맞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일 외에 이런저런 것들에 이리저리 치일 때가 있다. 그리고 괜히 주변에 미안해질 때도 많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은 더 자유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스스로에게 당당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 나이가 뭐 어때서? 난 언제나 청년으로 살아가면 돼.’

나처럼 애매한 세대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이는 꽤 찼으나 결혼은 아직 안 한 사람, 안정적인 직장보다는 늘 공부하고 도전해야만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 그래서 어디에도 소속되기 애매한 사람,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도 힘을 주는 책인 것 같아서 좋았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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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작가들 - 세상에 없는 글쓰기 수업
윤성희 지음 / 궁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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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건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텔레비전에 나와 유명한 작가들을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세계문학은 지금도 내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있다. 그래서 작가에 대한 꿈을 꾸었었다. 물론 작가가 된 건 아니지만 지금도 조금은 한쪽 발은 담그고 있다.

 

이 책은 글과 관련된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며 살아가는 글쓴이가 10년간 학교 밖 청소년들과 함께 글쓰기 수업을 해온 기록을 담은 책이다. ‘목요일의 작가들이라는 책 제목만 보면 전문적인 작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게 되면 글쓰기라는 것이 전문 작가들만의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이 이처럼 흥미로운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책은 놀라운 이야기들의 연속이다. 저자가 아이들에게 제시하는 글쓰기 방법은 너무나 창조적이고 독특해서 기억에 확 남는다. 실제로 내가 누군가에게 글쓰기를 가르친다면 당장 적용해 보고 싶은 것들로 가득하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러한 저자의 방법에 반응하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처음에 글쓰기에 그닥 흥미가 없었던 아이들도 점차 마음을 열고 글을 쓰는데 그 내용들 하나하나가 너무나 귀하다. 글쓰기의 매력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요즘에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글을 쓴다는 것, 그 세계로 빠져든다는 건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정지되고 어린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만 같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러한 정서에 빠졌던 것 같다.

 

사실 요즘 심한 감기에 걸려 몸이 아팠다. 그럼에도 생업이 있다 보니 푹 쉴 수도 없었다. 책을 읽는 것도 사치로 느껴져서 많이 쉬었다. 그러고 나서 오랜만에 잡은 첫 번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모처럼 귀한 시간을 보낸 것 같아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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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이는 물결 - 작가, 독자, 상상력에 대하여
어슐러 K. 르 귄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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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도서증정 #도서지원 #도서제공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어스시 연대기에 대해 알고 있는가? 이들은 바로 세계 3대 판타지 문학으로 불린다. 이전에 판타지는 제대로 된 문학이 아니라는 편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영화로도 만들어지면서 이들이 다시 재조명되었다. 후대의 작품에 위의 세 작품이 미치는 영향력도 엄청나다. 이러한 판타지 문학은 우리의 편견과 달리 결코 가볍지 않다. 저자의 깊은 철학과 당시 시대 배경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래서 이러한 문학을 제대로 읽고자 한다면 저자와 그 시대를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마음에 이르는 물결어슐러 K. 르 귄이 쓴 여러 글들을 모은 에세이집이다. 사실 저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분이 세계 3대 판타지 문학 중의 하나인 어스시 연대기를 쓰셨다는 것을 소개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어스시 연대기를 읽어 보지는 못 했지만 지브리의 게드 전기와 같은 2차 창작물로 접해 본 적은 있다. 저자는 비교적 최근인 2018년에 내가 사랑하는 도시인 포틀랜드에서 88세의 나이로 영면하셨다. 꽤 나이가 드셔서도 끊임없이 글을 쓰시며 작품 활동을 하셨기에 이 책에 대해 더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은 참 읽기 편했다. 예리하지만 딱딱하지 않았고 읽는 이를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느낌이 들었다. 페미니즘적인 면도 분명 있고 미국 원주민과 같은 소외된 이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조금은 어렵고 심각해질 수 있는 내용이 다루어짐에도 불구하고 거칠지 않고 세련되었으며 따뜻하기까지 하다. 남성 우월주의에 대한 비판을 비유적으로 이렇게 잘 다루는 작가가 얼마나 되겠는가? 이 책을 읽는다면 누구나 내 말에 공감할 것이다.

 

인상적인 내용이 많은데 자신을 남성이라고 비유적으로 표현한 부분이나 어린 시절 알고 지냈던 아메리카 원주민을 회상한 내용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또 상상력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강하게 뇌리에 박혀 있다. 이처럼 이 책에는 우리의 생각을 깨뜨리고 전환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미래의 작가를 소망하는 나에게 글쓰기를 다룬 뒷부분은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다.

 

정말 곁에 두고 몇 번이나 읽어 보고 싶은 책이다. 요즘 대학원에서 문학에 대한 수업을 듣고 있다. 그러면서 문학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수업이 생각났다. 이 책을 많은 정말 많은 사람이 읽어 봤으면 한다. 문학을 더 사랑하게 만들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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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우주로 가는 길을 열다
오승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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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누리호는 전국민의 마음을 설레이게 만들었다. 드디어 대한민국이 7대 우주강국에 진입했다는 이야기가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위대한 성공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바로 누리호가 만들어지기까지 오랜 시간 수고하고 애쓴 이들의 노력의 기록이다.

 

이 책은 오랜 시간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하기 위해 애쓰신 오승협님이 쓰셨다. 이분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창립 멤버로 36년간 11번의 우리나라 로켓 발사 현장을 지키신 분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로켓에 처음 꿈을 가지고 식초로 로켓을 날린 시기부터 누리호 2차 발사 때까지의 여정이 상세하게 소개된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의 상황이 많이 열악했음에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노력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조금은 어려운 용어들이 있지만 충분히 따라 갈만한 내용이다.

 

나는 이 책을 많은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당장의 성공이나 화려해 보이는 것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자신의 분야에서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은 정말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내가 있는 분야와 현장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반문하게 된다.

 

누리호 발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한다. 차세대발사체 개발은 누리호 개발보다 더 어려운 기술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한다.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는 진정한 우주 독립을 위해 여전히 많은 분들이 지금도 밤낮으로 수고하고 있다. 아무쪼록 이분들의 도전이 더 큰 성과를 이뤄내기를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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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샤 창비청소년문학 117
표명희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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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난민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특히 이슬람권의 사람들에게는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대구지역에 이슬람 기도처를 지으려고 하자 그곳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슬람 신자들이 먹지 않는 돼지고기를 바로 앞에서 구워 먹는 모습도 보았다. 세계적인 선진국이 되었고 한류가 대세라고 말하지만 난민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고 일부 주민들이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우리의 모습은 참 부끄럽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제목과 소재를 보았을 때 처음에는 작가가 외국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는 나와 같은 한국 사람인 표명희 작가님이다. 작가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얼마나 공부했을지 이 책을 읽으면 느껴진다. 사실 이슬람권은 우리에게 생소하다. 이 책은 어색하지 않고 촘촘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의 장점이 많다. 우선 소재가 너무 참신하다. 공항 비정규직인 남자와 난민인 이슬람 여성이 어떠한 사건을 통해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된다는 발상이 참 새롭다. 국제결혼이 많아졌지만 공항에서 난민 심사를 받는 여성을 사랑하게 된다는 상상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그리고 또 좋았던 점은 무작정 이슬람에 대한 한국인의 시선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슬람 여성들이 받는 차별과 남성우월주의 등 이슬람 사회의 문제도 볼 수 있다. 주인공의 가족 이야기를 보면서 이러니까 이슬람을 싫어할 수밖에 없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 사회에 여과없이 들어올 경우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슬람이라고 하면 무조건 IS를 떠올리는 것도 잘못이라는 것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 그리고 그 안에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있음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여성도 있음을 말한다. 그러나 그 여성이 마냥 수동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그 여성이 변화도어 가는 과정 가운데 한국 사회의 약자인 비정규직 남성이 영향을 준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여러모로 참 흥미로운 책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난민이 차고 넘쳐난다. 지금도 러시아에서 강제징용을 거부하여 인천 공항에 머물며 난민 신청을 한 러시아 청년들이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유독 우리 사회는 타자에 대해 배타적인 것 같다. 무작정 다 받아들이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개개인의 상황과 형편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주노동자와 유학생 중에 무슬림인 학생들도 꽤 많다. 우리는 단일민족이라는 것도 사실은 허상이다. 잘못된 관점은 버리고 나와 다른 타인의 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소설을 환영한다. 많은 이들이 읽어 봤으면 좋겠다. 재미와 감동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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