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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이는 물결 - 작가, 독자, 상상력에 대하여
어슐러 K. 르 귄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3년 2월
평점 :
#도서협찬 #도서증정 #도서지원 #도서제공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어스시 연대기’에 대해 알고 있는가? 이들은 바로 세계 3대 판타지 문학으로 불린다. 이전에 판타지는 제대로 된 문학이 아니라는 편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영화로도 만들어지면서 이들이 다시 재조명되었다. 후대의 작품에 위의 세 작품이 미치는 영향력도 엄청나다. 이러한 판타지 문학은 우리의 편견과 달리 결코 가볍지 않다. 저자의 깊은 철학과 당시 시대 배경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래서 이러한 문학을 제대로 읽고자 한다면 저자와 그 시대를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마음에 이르는 물결‘은 ‘어슐러 K. 르 귄’이 쓴 여러 글들을 모은 에세이집이다. 사실 저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분이 세계 3대 판타지 문학 중의 하나인 ‘어스시 연대기’를 쓰셨다는 것을 소개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어스시 연대기’를 읽어 보지는 못 했지만 지브리의 ‘게드 전기’와 같은 2차 창작물로 접해 본 적은 있다. 저자는 비교적 최근인 2018년에 내가 사랑하는 도시인 ‘포틀랜드’에서 88세의 나이로 영면하셨다. 꽤 나이가 드셔서도 끊임없이 글을 쓰시며 작품 활동을 하셨기에 이 책에 대해 더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은 참 읽기 편했다. 예리하지만 딱딱하지 않았고 읽는 이를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느낌이 들었다. 페미니즘적인 면도 분명 있고 미국 원주민과 같은 소외된 이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조금은 어렵고 심각해질 수 있는 내용이 다루어짐에도 불구하고 거칠지 않고 세련되었으며 따뜻하기까지 하다. 남성 우월주의에 대한 비판을 비유적으로 이렇게 잘 다루는 작가가 얼마나 되겠는가? 이 책을 읽는다면 누구나 내 말에 공감할 것이다.
인상적인 내용이 많은데 자신을 남성이라고 비유적으로 표현한 부분이나 어린 시절 알고 지냈던 아메리카 원주민을 회상한 내용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또 상상력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강하게 뇌리에 박혀 있다. 이처럼 이 책에는 우리의 생각을 깨뜨리고 전환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미래의 작가를 소망하는 나에게 글쓰기를 다룬 뒷부분은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다.
정말 곁에 두고 몇 번이나 읽어 보고 싶은 책이다. 요즘 대학원에서 문학에 대한 수업을 듣고 있다. 그러면서 문학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수업이 생각났다. 이 책을 많은 정말 많은 사람이 읽어 봤으면 한다. 문학을 더 사랑하게 만들어 줄 것 같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