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허풍담 7 - 위험한 여행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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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시대다. 코로나19로 한동안 하늘길이 막혔지만 이제는 다시 회복되고 있다. 여행 프로그램도 많다. 그래서 안방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심지어 Zoom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전세계에 있는 누구와도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세계는 과연 하나가 되고 있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계가 하나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비롯하여 영국의 브렉시트, 여러 국가의 자국 중심주의 등 세계는 오히려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리적인 이동 시간이 줄어든다고 해서 하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고자 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기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북극 허풍담과 같은 책을 읽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이 책은 우리와는 아주 멀리 떨어지고 생소한 북국, 그린란드를 배경으로 하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그린란드와 같은 북극권 사람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북극 허풍담6’을 읽었었는데 이러한 책이 처음이라서 이 책을 통해 이 지역의 문화를 제대로 읽어 내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두 번째라서 그런지 이곳 사람들의 문화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4계절을 경험한다. 그런데 북극은 1년 내내 추운 편이다. 그리고 얼음이 얼면 이동도 자유롭지 않다. 또 몇 달 간 밤이 사라지기도 한다. 이러한 낯설면서도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눈에 들어와서 더 재미있었다. 이처럼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세계를 만나는 경험은 참 즐겁다.

또 에피소드들 하나하나 유쾌하면서도 감동이 있다. 여기에 상세히 쓸 수는 없지만 읽다 보면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한다. 이 책은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곳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도 느껴진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많은 매체를 통해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 그러나 책만이 줄 수 있는 매력도 분명히 있다. 글이 주는 기쁨이 참 크다. 상상하게 만드는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따뜻한 봄이다. 따뜻한 날씨와는 거리가 먼 지역의 이야기이지만 이 책을 통해 마음이 따뜻해지고 유쾌해지는 경험을 해 보시기 바란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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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 언어치료사가 쓴 말하기와 마음 쌓기의 기록
김지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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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숨어있는세계 #김지호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6#언어치료사 #의사소통장애아동 #서평단

 

내가 장애인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나와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실 여기에 대해 회의적이다. 누구나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기 전에는 그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혐오와 차별이 대두되는 시대다. 남녀 갈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시대다. 뉴스를 보면 참 마음이 무겁다. 우리는 혼란과 갈등의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책은 언어치료사인 저자가 의사소통 장애를 겪는 여러 아이들을 만나며 겪은 일과 그 아이들, 각자에게 쓴 편지를 모은 책이다(편지를 부친 것은 아니다). 사실 이 분야는 전혀 접해 본 적이 없어서 무척이나 생소했다. 물론 내가 학부 때 국문과를 졸업했고 주변에 언어치료사에 관심을 가진 친구들도 알고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자세히는 몰랐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와 만날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조금 답답했다. 언어치료사가 알 법한 전문적인 내용들도 나와서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그러나 각각의 사례를 접하며 점차 책 속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언어치료사를 하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공감하게 되었던 것 같다. 또 장애 아동의 가족들의 상황과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저자가 아이들에게 쓴 편지를 읽으면서는 가슴 뭉클해지는 부분도 있었다.

 

내가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장애 아동과 그 가족을 모두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언어치료사가 되었다거나 언어치료사의 입장을 온전히 이해했다고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책을 읽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난 의사소통 장애 아동들에 대해 몰랐을 것이다. 우리는 엄연히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이들의 아픔은 온전히 그 가족들만의 몫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될 때 우리 사회도 좀 더 나은 사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낯설었지만 꼭 필요했던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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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길을 걷다 - 사랑과 행복 사이
권이종 지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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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의 삶은 참 아름답다. 대학원에 있다 보니 정년이 다 되어 퇴임하시는 교수님들을 뵌 적이 있다. 제자들의 축하를 받는 그 분들의 모습이 대단하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래의 내 모습을 소망하게 되기도 했다. 꼭 교수님이 아니더라도 어른들과 대화를 통해 삶의 지혜를 얻는 경우가 많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이 책은 42년간 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하고 은퇴하신 권이종 선생님이 지난날을 돌아보며 쓴 에세이다. 42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 이 책의 깊이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교직 생활을 하며 있었던 일들과 들었던 생각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와 일상생활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또 자연을 보며 생각하고 깨달은 것도 적었다. 이 책은 일종의 한 사람의 인생이 담긴 자서전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한국어를 가르친 지 이제 막 10년이 좀 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정신없이 달려오느라 막상 잘 돌아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권이종 선생님처럼 틈틈이 글을 쓰고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언젠가 선생님처럼 책을 남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어 내 강사 생활을 돌아보며 자서전 같은 글을 남긴다면 스스로에게 참 뜻깊을 것 같다.

 

요즘 우리 사회는 나이 많은 어른들을 상대적으로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꼰대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 물론 MZ세대가 보기에 답답한 면도 있겠지만 어른들에게도 배울 것이 많다. 아무리 급변하는 시대라고 해도 삶의 현장에서 수십 년을 직접 부딪치며 살아온 사람의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세대 간의 소통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생각지 못한 삶의 지혜를 발견해 갔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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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마음 - 나를 돌보는 반려 물건 이야기
이다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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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마음 #이다희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6#에세이 #반려물건 #서평단

 

사람은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주변 사람이나 사물과 연관되어 진행된다. 혼자 있는 것 같은 순간에도 결코 혼자가 아니다. 누구나 아끼든 아끼지 않든 옆에 두고 있는 물건이 있고 그 물건에 얽힌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과 연관된 물건들과 있었던 추억과 그것을 통해 깨닫거나 생각한 것들을 엮은 책이다.

 

이 책의 부제가 나를 돌보는 반려 물건 이야기이다. 반려 동물은 들어 봤어도 반려 물건은 잘 들어 보지 못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자. 생명체는 아니지만 우리는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그리고 그것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커서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때로는 사람을 절망에 빠뜨리기도 한다. 참 신기하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물건과 얽힌 추억만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사회 문제나 조금 민감할 수 있는 이야기(여성의 권리)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사물과 연관된 이야기를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물건을 소비하면서 드는 다양한 생각들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 부분에서 특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또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글을 전개할 때는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싶어 놀라기도 했고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배우기도 했다. 저자는 글을 참 맛깔스럽게 쓴다. 그래서 나중에 에세이를 써 볼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참고할 만한 것들이 많다.

 

우리는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바쁘게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사소한 것에 대한 즐거움을 상실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잠시라도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봤으면 한다. 꼭 사람이 아니라도 늘 나와 함께 하고 있는 물건들을 살펴보면 좋겠다

 

그러면 알게 되지 않을까? 사실 우리는 늘 혼자가 아니다. 나와 함께 논문을 쓰고 있는 노트북, 나의 발을 감싸는 농구화, 밥을 먹는 식당, 때로는 집이 되어주는 차, 늘 나의 눈이 되어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안경 등 의외로 감사하게 여길 것들이 많다. 그리고 그 물건들과 얽힌 이야기들을 생각해 보라.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반려 물건 이야기를 써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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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곳이 되어주고 싶어
김화숙 지음, 이도담 그림 / 도서출판이곳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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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생존의 위기를 경험했다. 그 속에서도 새로운 활로를 찾아낸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고통 속에 지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크게 변한 것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의 형태가 달라진 것이다. 직접 만나서 관계를 맺는 것도 어렵고 만난다고 해도 마스크를 쓰고 만나야 하기에 아무래도 이전과는 달리 소원해질 수밖에 없다. 나에게도 코로나19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난 크리스천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도래하기 전부터 교회 안의 이런저런 일로 힘들었었다. 거기다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예배를 드리지 못하면서 안 그래도 식어갔던 마음이 더 식었었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은 교회에 나간다. 그리고 드문드문 QT(성경묵상집) 책을 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럴 때 누군가 말씀을 묵상하고 자신의 삶에 비추어 풀어낸 묵상집을 읽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다윗의 묵상을 시로 담은 시편이 그러하고 솔로몬의 잠언과 아가서가 그러하다. 이 책들은 문학 장르로 따진다면 시나 수필이라고 볼 수 있다. 김화숙님의 돌아올 곳이 되어주고 싶어도 그러한 책들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하나님을 믿기는 했지만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난 것은 서른 둘이 되어서였다고 한다. 모태신앙이지만 대학생이 되어서야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난 나와 비슷한 점이 있다. 저자는 참 섬세하고 표현력도 풍부하다. 일상 속에서 하나님을 잘 느끼고 묵상한다. 표현들 하나하나가 시적이다. 직접적으로 하나님을 나타낸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참 좋은데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자연을 표현한 여러 비유들도 참 멋지다.

 

예전에 지금도 마음의 스승으로 여기는 선교사님께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삶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꼭 교회 건물에 가지 않아도 때로는 성경을 보지 못해도 삶에서 하나님을 기억하며 살아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그분이 계셨던 곳이 공개적으로 하나님을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 말씀은 지금도 참 어렵다.

 

이 책을 읽으며 그때 선교사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저자의 삶과 묵상이 나타난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을 읽을 때 억지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여유를 가지고 느끼면 충분하다. 이 책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이 쓴 멋진 시이자 고백이다.

 

난 대학시절까지만 해도 일기를 꼭 썼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바쁘다는 핑계로 일기를 쓰지 않게 되었고 어느새 습관으로 굳어져 버렸다. 이 책을 읽으며 일상 속에서 묵상한 것을 쓰고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나도 이분처럼 하나님과의 기록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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