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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곳이 되어주고 싶어
김화숙 지음, 이도담 그림 / 도서출판이곳 / 2022년 8월
평점 :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많은 사람들이 생존의 위기를 경험했다. 그 속에서도 새로운 활로를 찾아낸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고통 속에 지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크게 변한 것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의 형태가 달라진 것이다. 직접 만나서 관계를 맺는 것도 어렵고 만난다고 해도 마스크를 쓰고 만나야 하기에 아무래도 이전과는 달리 소원해질 수밖에 없다. 나에게도 코로나19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난 크리스천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도래하기 전부터 교회 안의 이런저런 일로 힘들었었다. 거기다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예배를 드리지 못하면서 안 그래도 식어갔던 마음이 더 식었었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은 교회에 나간다. 그리고 드문드문 QT(성경묵상집) 책을 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럴 때 누군가 말씀을 묵상하고 자신의 삶에 비추어 풀어낸 묵상집을 읽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다윗의 묵상을 시로 담은 시편이 그러하고 솔로몬의 잠언과 아가서가 그러하다. 이 책들은 문학 장르로 따진다면 시나 수필이라고 볼 수 있다. 김화숙님의 ‘돌아올 곳이 되어주고 싶어’도 그러한 책들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하나님을 믿기는 했지만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난 것은 서른 둘이 되어서였다고 한다. 모태신앙이지만 대학생이 되어서야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난 나와 비슷한 점이 있다. 저자는 참 섬세하고 표현력도 풍부하다. 일상 속에서 하나님을 잘 느끼고 묵상한다. 표현들 하나하나가 시적이다. 직접적으로 하나님을 나타낸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참 좋은데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자연을 표현한 여러 비유들도 참 멋지다.
예전에 지금도 마음의 스승으로 여기는 선교사님께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삶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꼭 교회 건물에 가지 않아도 때로는 성경을 보지 못해도 삶에서 하나님을 기억하며 살아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그분이 계셨던 곳이 공개적으로 하나님을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그 말씀은 지금도 참 어렵다.
이 책을 읽으며 그때 선교사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저자의 삶과 묵상이 나타난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을 읽을 때 억지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여유를 가지고 느끼면 충분하다. 이 책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이 쓴 멋진 시이자 고백이다.
난 대학시절까지만 해도 일기를 꼭 썼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바쁘다는 핑계로 일기를 쓰지 않게 되었고 어느새 습관으로 굳어져 버렸다. 이 책을 읽으며 일상 속에서 묵상한 것을 쓰고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나도 이분처럼 하나님과의 기록을 남기고 싶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