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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공간 그 사이
사잇 지음 / 메이킹북스 / 2023년 11월
평점 :
나는 시를 잘 알지 못한다. 대학 때 시를 써 본 적도 있지만 그야말로 습작에 그쳤을 뿐이다. 시에 대해 배웠지만 시란 본래 배워도 배워도 잘 모른다. 그래도 시에 대한 나의 나름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자면 시는 읽는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으며 이 시대의 감성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이 시를 읽을 때 바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시집은 두 개의 큰 주제로 나뉘어져 있는데 첫 번째가 ‘일상 그 시’이며 이것은 바로 우리의 이야기다! 정확히 말하자면 2, 30대 청년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사춘기가 길어지는 것 같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요구하는 것도 많은 현대 사회에서 청년들은 그 시대를 따라가기가 무척이나 벅차다. 좋은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집값은 끝도 없이 올라 이번 생에서는 구입할 수도 없을 것처럼 느껴지고, 결혼 연령대는 점점 올라가고 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 책의 시들은 그러한 청년들이 느낄 법한 감성이 담겨 있다. 실패의 이야기, 그렇지만 발버둥치는 이야기, 또 좁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그래도 위로가 있는 이야기, 이 책 안의 많은 시들을 정의해 보자면 이런 느낌이다.
뒷 부분 ‘사랑 그 시’를 읽으면서는 어린 시절의 정서가 생각나기도 했다. 사랑했고 사랑받았던 시절, 또 대학 시절 등 풋풋한 사랑 내음이 느껴져서 좋았다. 저자의 정서가 무척이나 다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는 읽는 독자마다 다양하게 받아들인다. 누군가는 이 시가 그런 시가 아니라고 말할 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그렇게 다가왔다. 어딘가 씁쓸하지만 공감 가고, 힘을 빼는 듯하면서도 힘을 주는 그런 시집, 또 풋풋한 사랑도 느껴지는 시집, 이것이 바로 이 시집이다. 저자의 나이가 딱 오늘 청년 세대이고 나 또한 그 속에 포함되니 더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읽는 내내 참 즐거웠었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