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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온 콜롱빈 ㅣ 알맹이 그림책 73
라파엘르 프리에 지음, 마리 미뇨 그림, 안의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9월
평점 :
# 제이그림책포럼 서평단에 뽑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지만,
보고싶던 책이라 기쁜 마음으로 정성껏 보고 글을 씁니다 #
[하늘에서 내려온 콜롱빈] 라파엘르 프리에르 글, 마리 미뇨 그림, 바람의 아이들
원서 제목은 <유제니의 작은 암탉>이라는 데,
번역서 제목은 어떤 의미로 지은 걸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같은 의미, 즉 저절로 얻어졌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 하늘에서 내려온(보내준) 천사라 느낄만큼 고맙고, 사랑스럽다는 뜻이지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책을 읽으니, 내용에 딱 나와있네요. 예상이 맞았어요^^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며 함께 사는 '반려' 존재는 이렇게 하늘이 보내준 것 같고,
하늘에서 내려온 것 마냥 고맙고 고마운 존재이니 번역서 제목이 딱이구나 싶어요^^
먼저 표지를 살펴보면
구릿빛 피부, 연보라빛 풍성한 머리카락, 화려한 색감의 옷을 입고,
마르세유 언덕 노트르담 성당이 저멀리 보이는 항구에
머리카락 휘날리며 "언니 달려~~"하듯 초록 스쿠터를 몰고 가려는 여성이 보입니다.
뒷자리에는 닭을 태우고서요. 어디를 가는 걸까요?
콜롱빈은 누굴까요? 스쿠터를 탄 여성? 아님 닭?
궁금해하며 내용으로 들어가니, 여성의 이름은 마르세유 오바뉴 거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유제니래요.
그럼 콜롱빈은 닭이겠네요^^
(번역에서는 유제니 할머니라고 나오지만, 전 할머니라고 말하고 싶진 않네요.. 그냥 유제니인걸로^^)
음식솜씨가 좋아 동네 맛집인 유제니의 식당에선
매일 장을 봐온 식재료(생선, 토마토, 레몬 등)들로 그 날의 메뉴가 결정되나봐요.
그렇게 한결같이 장사 준비를 하던 어느 날,
유제니의 식당으로 빨갛고 예쁜 닭이 걸어 들어왔지요.
시장에서 도망쳐온 닭이었지만, 유제니는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로 생각했대요.
유제니는 닭을 품에 안았고, '콜롱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음식과 물, 쉴 수 있는 의자, 쿠션까지
마련해주어요.
아~ 이거 완전 김춘수 시인의 <꽃>이 연상되는 이야기인걸요^^
이름을 부르지 않을 때는 몸짓에 지나지 않다가
이름을 부른 후 꽃이 되는.
유제니의 식당을 이용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콜롱빈은 그저 식용 닭으로 보일 뿐이었지만
유제니에게는 식용 닭이 아니라 함께 사는 반려 존재 콜롱빈이라는 이름의 가족이었지요.
식당 손님들의 눈독(?)에 집에 데려다 놓은 콜롱빈이 시름시름 병을 앓자,
유제니는 콜롱빈을 돌보기 위해 식당까지 며칠동안 쉬기로 마음 먹어요.
이름을 지어주고, 안식처를 제공해줄 뿐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아간 둘. 진짜 가족이 되었네요.
그 시간들을 보내며 콜롱빈이 기력을 회복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구요.
둘이 함께 보낸 지 일주일이 되었을 때, 콜롱빈이 금빛의 반짝이는 알을 낳았어요.
유제니가 그 알을 살짝 삶아 먹어보니 몸이 녹는 것 같은 말, 하늘로 떠오르는 맛이었대요.
와~~ 맛 표현 짱이지요^^
그래서 유제니는 콜롱빈의 알들을 식당에서 팔기로 해요.
유제니가 요리한 콜롱빈 알의 맛을 본 손님들도 천국의 맛을 경험했대요.
그 이후 맛을 보겠다는 사람들로 식당이 북적북적 되었을거라는 건 안봐도 아시겠지요~^^
저도 그 식당에 지금 당장이라도 줄서고 싶어요^^
달걀요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천국의 맛이 너무 궁금하거든요. ^^
함께 사는 반려가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간에
그 존재를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 것 마냥
고맙게/ 사랑스럽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바라본다면
반려의 존재를 좀더 포괄적인 의미로 사회, 세계까지 확장하여 생각해서
서로를 반려처럼 그렇게 따스하게 바라본다면
이 세상 문제는 많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었어요.
아이들과 이런 쪽으로 이야길 나눠봐도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