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뜨뜨뜨 뜩구 곰곰그림책
이혜란 지음 / 곰곰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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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수탉이 있었어~" 로 시작하는 뜩구의 이야기이에요.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첫문장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지요.

뜩구는 과거형으로 설명하면 안되는 캐릭터거든요.


화려하게 솟은 꽁지깃, 태양을 닮은 붉은 볏,

목청은 우렁차고, 새벽마다 가장 먼저 해를 부르는 닭이래요.

마당 여기저기를 부리부리한 눈으로 레이져 쏘고 다니고,

사냥도 잘하고,

모래 목욕도 즐기는 뜩구는요~


날마다 행복했대요.


이처럼 주도적이고, 주체적이고, 자존감 뿜뿜인 존재라니~~~

우울한 소식만 날마다 여기저기서 날라오는 요즘인데,

탄산수를 마신 듯 맘까지 시원해지는 뜩구네요.


여느 날처럼 모래목욕을 하고 있을 때, 

다람쥐가 "날개가 있는데 닭은 왜 날지 못하냐?" 라고 하자,

발끈하는 뜩구.


내가 왜 못날아~ 하며 호기롭게 날아보지만, 이내 한계에 부딪치고 말지요.

그래서 뜩구가 포기했냐구요? 에이~ 설마요.

뜩구는 새들에게 어떻게 해야 날 수 있는 지 물어요.

새들이 해주는 조언을 허투루 듣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이 와와~


멋지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뜩구 멋진 건 백퍼 인정^^


날기위해 얼마나 노력해봤니~ 하신다면

울 뜩구를 보세요 !!!!

처음으로 울타리를 벗어나 뒷산까지 오르네요.

뒷산 꼭대기에 올라 우렁차게 외쳤을 때...

그 모습을 수풀 속에서 내내 지켜본 이가 있었으니...족제비? 삵쾡이? 암튼...그런 녀석이

뜩구를 노렸지요.


잡아 먹히려는 일촉즉발의 순간, 뜩구는 날개를 쫘악 펴고 날았어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하강하듯

날개 펴고 떨어졌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긴 하지만...

난 건 난거쥬 하하


한 번 날아본 뜩구.

그걸로 자랑하고, 만족하고 노력을 관두는 게 아니라

다음 날도 늘 하던 일을 하고,

또다시 날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요.

이쯤 되면...여러분도 뜩구에게 그러실 껄요.

꺅~!!!! 뜩구 오빠!!!!!

멋지면 다 오빤거죠 하하

.

멋진 오빠야를 만나서 읽는 내내 행복했어요.


그림 완전 멋지고,

내용은 더 멋진 뜩구 이야기 꼭 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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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크고 아름다워요 - 2024년 칼데콧 대상 수상작 작은 곰자리 79
배슈티 해리슨 지음, 김서정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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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크고 아름다워요] 배슈티 해리슨 글,그림 책읽는곰

 

이 책은 작가님의 예전 작품 중 [술웨]를 떠올리게 한다.

그때는 영화 <블랙팬서> <어스>에 나왔던

루피타 뇽오가 쓴 자전적 이야기에 그림 작업만 하였다.

 

밤과 같은 색의 피부를 가진 주인공 술웨가

검은 피부로 인해 힘들어하다 결국 자신이 어두우면서 강하고

아름답다는 걸 깨닫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이야기인 [술웨]

 

글과 그림 모두 작업하신 이번 책 BIG(번역 제목: 나는 크고 아름다워요)에서도

힘들어하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커다란 몸 때문에 힘든.

그림체가 같아서도 그렇겠지만 이야기의 결도 비슷하니..내내 [술웨] 생각이 난다.

 

이 책 주인공 아이는

커다란 웃음과 커다란 마음과 아주 커다란 꿈을 가졌으며,

배우고, 웃고 꿈꾸며 자라고 또 자라났다. 안 좋아질 때까지는.

 

밥 잘 먹는다고 칭찬하던 어른들은

이제 너무 몸이 커버렸다고 타박이다.

주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더 따갑고 아픈 말들로 인해

아이는 쪼그라드는 기분을 느끼고,

따끔한 말들이 자기 몸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너무 커, 젖소, 고래, 다 큰 애...등등)

 

근데, 심각한 건 주위 사람들이다.

상처를 주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오히려 더 타박이다.

 

내가 뭐랬기에 그래?”

다 큰 애가 왜 울어?”

작아지려고 노력은 해봤어?”

좀 맞추려고 해 봐

 

그 모든 걸 죄다 터트린 아이는 이렇게 사이다 발언을 한다.

 

이거, 여러분이 준 거예요. 날 꼭꼭 찔러 댔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아이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용서를 구하고...

뭐 그렇게 해피엔딩이었으면 책을 덮을 뻔했다.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깐.

다행스럽게 이야기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오히려 지독히 현실적이다.

 

가시 같은 말들을 읽으면서

난 적어도 저런 사람은 아니야.’ 했다가,

달라지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까?”라는 말에서 허걱~했다.

~ 이 말이 이렇게나 따갑게 들릴 수 있다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거네~ㅜㅜ

남에게 상처 주지 않는 말을 하지 않기가 이토록 어려운 일이었네~ 맞네~ 맞아.

 

마음껏 상상하고, 따뜻하게, 온화하게, 영리하게, 즐겁게,

창의적으로, 기쁘게, 다정하게, 친절하게

 

아이의 지금 이대로는 이렇단다.

에고~ 이것도 어렵네.

어른도 어려운 이걸 아이가 해내고 있는데 이래라~ 저래라~ 하다니.

어떠한 상처 되는 말에도 굴하지 않고,

저 어려운 걸 하면서 꿋꿋이 살라고 하는 것도 폭력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은 앞으로 얼마나 상처 되는 말들을 듣게 될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도

나에게 쏟아지는 따가운 말들도 떠올랐다.

당신은 ~니까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블라 블라

옷도 그렇게 입으면 안되고, 말도 그렇게 하면 안되고~ 블라 블라

주인공 아이처럼 그렇게 말하는 이들에게 당신들의 말이 나를 따갑게 했다고

말할 수도 없고, 말할 자신도 없다.

그래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바라보고, 즐겁고 기쁘게 살며

최대한 친절하고 다정해지려고 애는 쓴다. 내 할 수 있는 마음의 그릇 안에서.

오늘은 그거면 되었다 싶다.

 

나 자신에게도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말해줘야겠다.

너의 마음의 그릇 안에서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살라고.

대신 마음의 그릇이 점점 커지길 기도해 주어야겠다.


# 제이포럼 서평단에 뽑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지만 솔직하게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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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의 바다 - 제1회 창비그림책상 수상작
이경아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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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아빠라는 단어는 그리움, 눈물, 따뜻함이 연상되는 것이기에

이경미 작가의 <아빠, 나의 바다>는 제목에서부터 나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작가님의 헌사를 통해, 이 이야기가 자전적임을 알고 나니 더더욱.

 

바닷바람 나부끼고, 파도가 일렁이고,

어딘가로 떠나고 있는 어선이 보이는 바다 풍경.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아빠와 딸.

거뭇한 수염에 풍채 좋은 아빠,

또랑또랑한 눈망울을 하고 바다와 대조적인 빨간 원피스를 입은 딸.

처음엔 부둣가인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뱃머리에 앉은 두 사람.

 

이경미 작가님의 그림은 표지부터 한참을 쳐다보게 하는 힘이 있다.

앞면지는 출렁이는 바다, 뒷면지는 잔잔한 바다를

그리고 아빠의 가방 안에 바다를 담은 것도~

그림체도 좋지만, 그림 구성도 ‘좋다’, ‘좋아가 절로 나온다.

 

주인공의 아빠는 먼바다를 다니는 배의 선원, 마도로스(네덜란드어 matroos에서 온 말).

마도로스 모자를 쓴 뱃사람 아빠는 바다 위에서는 모르는 길이 없다 하고,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고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에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 지,

자신이 지내고 있는 바다에 대해 딸에게 이것저것 알려주었던 것 같다.

몸은 비록 떨어져 있더라도 함께함을 느낄 수 있도록.

 

그러한 아빠의 마음은 딸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던 것 같다.

주인공 딸은 아빠가 가져다준 여러 선물들과 들려준 이야기를 통해

바다같은 아빠를, 아빠같은 바다를 느끼게 되고,

인생의 바다를 헤쳐 나갈 힘을 얻었으니 말이다.

 

바다!

세찬 겨울바람도 닿지 않는 멀고 먼 바다는

죄악의 풍파가 닿지 않는 천국같은 곳인가 싶기도 하고,

아빠의 바다를 다 지나고 나면 나의 바다도 펼쳐진다는 거 보면

바다는 인 것 같고.

 

아빠의 가방처럼, 딸도 자신만의 가방을 꾸려 바다로~ 바다로~ 나아가지만

마도로스 아빠의 말들을 떠올리면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겠다 싶다.

 

이 책에서 좋았던 두 문장은 이렇다.

 

- 아빠의 말은 진짜였어요.

- 아빠의 바다를 다 지나오면 나의 바다도 펼쳐져요.

 

가족이 없는 일터에서의 아빠 모습,

아빠가 떨어져 있어도 씩씩하게 살아내고 있는 딸의 모습이

펼쳐지는  부분은 이 책에서 가장 압권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아빠는 철도공무원이었다.

다른 지역에 발령이 나셨을 때도 기차로 출퇴근하셨었기에,

주인공의 아빠처럼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던 기억은 내게 없다.

그렇지만 우리 아빠도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 지 딸인 나에게 자주 알려주시곤 했다.

자신이 일하는 공간에 딸이 견학 오는 걸 기꺼워하셨고 말이다.

쭉 뻗은 철길, 다양한 종류의 기차들, 열심히 일하는 분들의 모습.

처음 새마을호가 운행을 준비할 때, 최고급 기차라며 소개해 주시고

타보게 하셨던 것도 생각난다.

 

쭉 뻗은 철길을 보면서 평행을 잘 이루어야 기차가 잘 갈 수 있는 것처럼

살아가는 데 있어 균형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주셨고,

운전하는 기관사를 믿고, 올라타기만 하면 목적지까지 가게 되는 기차처럼

천국 가는 구원 열차도 이와 같다고 하셨던 것이 생각난다.

 

지금까지 살아 보니, 아빠 말이 진짜였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빠가 바다에 있는 동안 아빠를 기다리며 따스하게 지냈다고

제가 자라는 동안 아빠는 늘 곁에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작가의 헌사 중에서)

 

지금은 기독교에서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待臨)의 절기이다.

작가님의 헌사를 보며 대림(待臨)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국내외 할 것 없이 처처에서 겨울바람 같은 추운 소식이 들려오지만,

추운 소식이 들려오는 바로 그곳에 있는 모든 이들이

아빠 되신 예수님, 늘 곁에 계시는 예수님을 기다리며 따스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오늘도 아빠의 말도 되새기고,

아빠 되신 예수님의 말씀도 되새기며

나에게 펼쳐진 바다를 잘 살아내야겠다.


#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서평단에 뽑혀 책 제공받았으나, 진짜 기쁜 마음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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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온 콜롱빈 알맹이 그림책 73
라파엘르 프리에 지음, 마리 미뇨 그림, 안의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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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그림책포럼 서평단에 뽑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지만,

보고싶던 책이라 기쁜 마음으로 정성껏 보고 글을 씁니다 #


[하늘에서 내려온 콜롱빈] 라파엘르 프리에르 글, 마리 미뇨 그림, 바람의 아이들


원서 제목은 <유제니의 작은 암탉>이라는 데,

번역서 제목은 어떤 의미로 지은 걸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같은 의미, 즉 저절로 얻어졌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 하늘에서 내려온(보내준) 천사라 느낄만큼 고맙고, 사랑스럽다는 뜻이지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책을 읽으니, 내용에 딱 나와있네요. 예상이 맞았어요^^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며 함께 사는 '반려' 존재는 이렇게 하늘이 보내준 것 같고,

하늘에서 내려온 것 마냥 고맙고 고마운 존재이니 번역서 제목이 딱이구나 싶어요^^

먼저 표지를 살펴보면

구릿빛 피부, 연보라빛 풍성한 머리카락, 화려한 색감의 옷을 입고,

마르세유 언덕 노트르담 성당이 저멀리 보이는 항구에

머리카락 휘날리며 "언니 달려~~"하듯 초록 스쿠터를 몰고 가려는 여성이 보입니다.

뒷자리에는 닭을 태우고서요. 어디를 가는 걸까요?

콜롱빈은 누굴까요? 스쿠터를 탄 여성? 아님 닭?

궁금해하며 내용으로 들어가니, 여성의 이름은 마르세유 오바뉴 거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유제니래요.

그럼 콜롱빈은 닭이겠네요^^

(번역에서는 유제니 할머니라고 나오지만, 전 할머니라고 말하고 싶진 않네요.. 그냥 유제니인걸로^^)

음식솜씨가 좋아 동네 맛집인 유제니의 식당에선

매일 장을 봐온 식재료(생선, 토마토, 레몬 등)들로 그 날의 메뉴가 결정되나봐요.

그렇게 한결같이 장사 준비를 하던 어느 날,

유제니의 식당으로 빨갛고 예쁜 닭이 걸어 들어왔지요.

시장에서 도망쳐온 닭이었지만, 유제니는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로 생각했대요.

유제니는 닭을 품에 안았고, '콜롱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음식과 물, 쉴 수 있는 의자, 쿠션까지

마련해주어요.

아~ 이거 완전 김춘수 시인의 <꽃>이 연상되는 이야기인걸요^^

이름을 부르지 않을 때는 몸짓에 지나지 않다가

이름을 부른 후 꽃이 되는.

유제니의 식당을 이용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콜롱빈은 그저 식용 닭으로 보일 뿐이었지만

유제니에게는 식용 닭이 아니라 함께 사는 반려 존재 콜롱빈이라는 이름의 가족이었지요.

식당 손님들의 눈독(?)에 집에 데려다 놓은 콜롱빈이 시름시름 병을 앓자,

유제니는 콜롱빈을 돌보기 위해 식당까지 며칠동안 쉬기로 마음 먹어요.

이름을 지어주고, 안식처를 제공해줄 뿐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아간 둘. 진짜 가족이 되었네요.

그 시간들을 보내며 콜롱빈이 기력을 회복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구요.

둘이 함께 보낸 지 일주일이 되었을 때, 콜롱빈이 금빛의 반짝이는 알을 낳았어요.

유제니가 그 알을 살짝 삶아 먹어보니 몸이 녹는 것 같은 말, 하늘로 떠오르는 맛이었대요.

와~~ 맛 표현 짱이지요^^

그래서 유제니는 콜롱빈의 알들을 식당에서 팔기로 해요.

유제니가 요리한 콜롱빈 알의 맛을 본 손님들도 천국의 맛을 경험했대요.

그 이후 맛을 보겠다는 사람들로 식당이 북적북적 되었을거라는 건 안봐도 아시겠지요~^^

저도 그 식당에 지금 당장이라도 줄서고 싶어요^^

달걀요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천국의 맛이 너무 궁금하거든요. ^^

함께 사는 반려가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간에

그 존재를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 것 마냥

고맙게/ 사랑스럽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바라본다면

반려의 존재를 좀더 포괄적인 의미로 사회, 세계까지 확장하여 생각해서

서로를 반려처럼 그렇게 따스하게 바라본다면

이 세상 문제는 많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었어요.

아이들과 이런 쪽으로 이야길 나눠봐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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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애니! 자전거 타고 세계 속으로
비비안 커크필드 지음, 앨리슨 제이 그림, 한성희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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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그림책포럼 서평단에 뽑혀 출판사로부터 책 제공받았고, 찬찬히 들여다보고 썼습니다]





피터 주틀린의 [1894년, 애니 런던데리, 발칙한 자전거 세계일주]라는 책을 써서

처음으로 애니의 존재를 요즘 세상(?)에 알렸다.

피터에게 애니는 종증조모된단다.

종증조모는 증조부의 형제의 아내라는 건데, 멀다면 엄청 먼 조상의 이야기를

4년이나 걸쳐 조사한 후에 쓴 글이라 했다.

암튼 피터의 책에서 영감을 얻은 비비안 커크필드가 이번에는 애니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썼다.




[달려라, 애니! 자전거 타고 세계 속으로], 비비안 커크필드 글, 앨리슨 제이 그림, 키위북스


그렇다면 애니는 과연 누구인가?

그림책에서는 그녀를 '신여성'이라 지칭하고,

'신여성'은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못할 건 없다고 믿는 여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여자라는 이유로 좌절을 맛보는 이들이 많은 세상이니,

호~~그렇다면 지금도 너무나 필요한 여성상이 이 '신여성'이지 않은가.

또한 그녀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부지런하고 강인한 여성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지런하고 강인한 여성'도 현대에 필요한 여성상이자, 닮고픈 여성상인데..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아 키우면서도 돈을 벌었던 여성.

정말 대단한 사람 아닌가.



그런 그녀가 24살이던 때, 어떤 부유한 사업가의 내기를 접하게 되고,

주저하지 않고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단다.

사실 자전거를 한 번도 타 본 적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자전거 세계일주'를 하겠다고.

내기를 접한 애니는 지금이 바로 새롭게 도전할 시간이라고 생각했고,

어떤 여성도 지금껏 해본 적 없는 일을 하기로 스스로 약속했단다.

와~ 이런 면에서는 정말 박수를 아끼지 않고 싶다.


내기에는 조건이 있었는데,

자전거로 세계일주를 하는 동안 영어로만 말하기,

기부금 받지 않기

여행하는 동안 5천 달러 벌기.

이 모든 것을 15개월 안에 해내고 돌아올 것.

성공하면 1만달러 상금.



조건이 도통 이해가 안되지만,

애니는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으며

1894년 6월 25일 보스턴을 출발하여 자전거 세계일주의 길에 올랐다.

그녀의 도전 행보는 신문으로 전해졌고,

대부분의 여성들이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내가 당시의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그랬을 것 같다.

대리만족이라기 보다는 누군가는 물꼬를 터주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비비안 작가님이 애니의 도전에서 붙잡으신 것은 세가지인 듯 했다.

- 페달을 밟고

- 균형을 잡고

- 힘차게 몰아요.


무슨 일에든 페달에 발만 얹어서는 안되고, 밟아야 하고,

무슨 일에든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하며,

무슨 일에든 자전거를 힘차게 몰듯 열심히 해야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진짜로 자전거를 타고 세계일주를 했다는 것이 본인 피셜이든 아니든

그녀가 무슨 말을 어떻게 하고 다녔든 간에

1894년, 24살의 세 아이 엄마였던 애니는

여자도 자전거를 탈 수 있음을 증명했고,

마음먹은 것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옛날에도 대단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요즘으로 생각해보면

남자든 여자든 성별에 관계없이

뜻을 정한 것을 끝까지 힘차게 매진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응원해주는 책같다.

너무 장미빛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치 오늘만 살 것 처럼 살아가는 세대에게

다시금 꿈도 가져볼 것을, 도전도 해 볼 것을 권하는 책이니...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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