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애니! 자전거 타고 세계 속으로
비비안 커크필드 지음, 앨리슨 제이 그림, 한성희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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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그림책포럼 서평단에 뽑혀 출판사로부터 책 제공받았고, 찬찬히 들여다보고 썼습니다]





피터 주틀린의 [1894년, 애니 런던데리, 발칙한 자전거 세계일주]라는 책을 써서

처음으로 애니의 존재를 요즘 세상(?)에 알렸다.

피터에게 애니는 종증조모된단다.

종증조모는 증조부의 형제의 아내라는 건데, 멀다면 엄청 먼 조상의 이야기를

4년이나 걸쳐 조사한 후에 쓴 글이라 했다.

암튼 피터의 책에서 영감을 얻은 비비안 커크필드가 이번에는 애니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썼다.




[달려라, 애니! 자전거 타고 세계 속으로], 비비안 커크필드 글, 앨리슨 제이 그림, 키위북스


그렇다면 애니는 과연 누구인가?

그림책에서는 그녀를 '신여성'이라 지칭하고,

'신여성'은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못할 건 없다고 믿는 여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여자라는 이유로 좌절을 맛보는 이들이 많은 세상이니,

호~~그렇다면 지금도 너무나 필요한 여성상이 이 '신여성'이지 않은가.

또한 그녀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부지런하고 강인한 여성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지런하고 강인한 여성'도 현대에 필요한 여성상이자, 닮고픈 여성상인데..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아 키우면서도 돈을 벌었던 여성.

정말 대단한 사람 아닌가.



그런 그녀가 24살이던 때, 어떤 부유한 사업가의 내기를 접하게 되고,

주저하지 않고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단다.

사실 자전거를 한 번도 타 본 적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자전거 세계일주'를 하겠다고.

내기를 접한 애니는 지금이 바로 새롭게 도전할 시간이라고 생각했고,

어떤 여성도 지금껏 해본 적 없는 일을 하기로 스스로 약속했단다.

와~ 이런 면에서는 정말 박수를 아끼지 않고 싶다.


내기에는 조건이 있었는데,

자전거로 세계일주를 하는 동안 영어로만 말하기,

기부금 받지 않기

여행하는 동안 5천 달러 벌기.

이 모든 것을 15개월 안에 해내고 돌아올 것.

성공하면 1만달러 상금.



조건이 도통 이해가 안되지만,

애니는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으며

1894년 6월 25일 보스턴을 출발하여 자전거 세계일주의 길에 올랐다.

그녀의 도전 행보는 신문으로 전해졌고,

대부분의 여성들이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내가 당시의 사람이었다 하더라도 그랬을 것 같다.

대리만족이라기 보다는 누군가는 물꼬를 터주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비비안 작가님이 애니의 도전에서 붙잡으신 것은 세가지인 듯 했다.

- 페달을 밟고

- 균형을 잡고

- 힘차게 몰아요.


무슨 일에든 페달에 발만 얹어서는 안되고, 밟아야 하고,

무슨 일에든 균형을 잡는 것이 필요하며,

무슨 일에든 자전거를 힘차게 몰듯 열심히 해야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진짜로 자전거를 타고 세계일주를 했다는 것이 본인 피셜이든 아니든

그녀가 무슨 말을 어떻게 하고 다녔든 간에

1894년, 24살의 세 아이 엄마였던 애니는

여자도 자전거를 탈 수 있음을 증명했고,

마음먹은 것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옛날에도 대단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요즘으로 생각해보면

남자든 여자든 성별에 관계없이

뜻을 정한 것을 끝까지 힘차게 매진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응원해주는 책같다.

너무 장미빛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마치 오늘만 살 것 처럼 살아가는 세대에게

다시금 꿈도 가져볼 것을, 도전도 해 볼 것을 권하는 책이니...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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