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할 일
김동수 지음 / 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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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정보: <오늘의 할 일> 김동수 그림책, 창비, 2024

나는 김동수 작가를 독특한 작품 세계를 가진
그림책 작가라고 생각한다.
김동수 작가의 이야기는 독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진행된다.
고요하지만 힘 있게.
이번 작품도 그렇다.

하굣길에 아이는 개천에 앉아 물 위에 떠 있는
쓰레기들을 나뭇가지로 하나씩 건져 낸다.
마치 아이가 매일 하굣길에 하는 놀이처럼 느껴진다.
까만 비닐봉지인 줄 알았는데 이런 물귀신의 머리끝이다.
물귀신은 아이에게 초록색 빨대를 입에 물리고
물 속으로 데리고 간다.
도대체 물귀신은 아이를 왜 물 속으로 데리고 가는 것일까?
도대체 아이가 <오늘의 할 일>은 무엇일까?

초록과 푸른색이 주제색으로 쓰였다.
초록은 주로 개천을 배경으로 할 때,
푸른색은 주로 물귀신이 사는 물 속을 배경으로 할 때 쓰였다.
초록은 고요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고,
왠지 푸른색은 차분하고 약간 으스스한 느낌을 준다.
아마도 물귀신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때문이겠지?!

그런데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는 물귀신과는 많이 다르다.
물귀신이 발목을 잡아당기면 물에 빠져 죽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물귀신들은 물 속에서 바쁘기만 하다.
바로 사람들이 오염시켜 놓은 물을 깨끗하게 하느라.
작가는 놀라운 상상력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의 자정작용을
물귀신이 하는 일로 그려놓았다.
이렇게 그림책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무엇으로 형상화 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색다른 작품이,
작품 세계가 펼쳐진다.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을 읽어주고 나서 묻고 싶다.
물귀신 나라에 초대받고 싶은 사람?
그런데 모든 어린이를 초대할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초대받을 수 있을까?
그런데 왠지 어른은 초대를 못 받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오늘의할일 #김동수 #김동수그림책 #창비
#환경위기 #기후변화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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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 달려온다 - 1960년대 생생 현대사 동화
은이결 지음, 이장미 그림 / 별숲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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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정보: <봄날이 달려온다> 은이결 장편동화, 이장미 그림, 별숲, 2024

이 동화는 1960년대 청계천 복개 공사가 이루어지던 시절,
청계천 판잣집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1960년은 4.19혁명이 일어난 해이기도 하다.
4.19혁명은 부정선거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하며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일으켰는데,
이 동화에서는 부정선거의 구체적인 정황이 구체적으로
잘 그려져 있다. 또한 학생들이 독재정권에 항거하여
시위하다가 다치는 상황이 나온다.

초등학생인 기홍이와 선주가 이 책의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래서 초등학생의 눈으로 본 이 시대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초등학생이 모두 이해하기에는 힘들 수 있지만,
문학 작품과 현실 세계를 비교하며 읽어보면 좋겠다.
특히 지금 시국에 학생들과 함께 이 작품을 매개로 하여
독재와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다.
이 시대에는 심했던 남아선호사상 등의
성차별도 곳곳에서 나오니 찾아보면 좋겠다.

그리고 이 작품에는 판잣집의 열악한 주거 환경이 잘 묘사되어 있다.
복개 공사를 빠르게 진행하려고 누군가 일부러 방화하는 것인지
아니면 쥐불놀이나 실화로 불이 나는 것인지
자주 일어나는 화재는 따닥따닥 붙은 판잣집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한다.

그런데 이렇게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어려운 경제 여건이나 주거 환경뿐만 아니다.
이북에서 내려왔다고 하면 빨갱이로 몰리는 등
불안한 정치 속에서 사람들은 이념과 사상으로
상대를 쉽게 속단하고 마녀사냥처럼 몰아간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삶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어떻게 해서라도 자식들을 공부시키려는
국민들의 모습에서 꿈과 희망, 의지 등을 느낄 수 있다.

시대가 어수선하고, 대통령과 정치인이 못 미더워도
국민들이 올바른 정신으로 깨어 있으면
좀 더디고 늦더라도 이 책의 제목처럼
봄날은 달려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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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코 상 :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
사노 요코 지음, 황진희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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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정보: <시즈코 상> 사노 요코 지음, 황진희 옮김, 아름드리미디어, 2024

어떤 책은 후루룩 읽어버리고 싶고,
어떤 책은 조금씩 야금야금 아껴가며 읽고 싶다.
이 책은 후자였다.

다 읽고 나면 서평을 쓸 요량이었기 때문에
읽으면서 나는 이 책에 대해 뭐라고 쓸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자연스럽게 함께 했다.
그래서 아껴 읽을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왠지 나도 사노 요코처럼 엄마 사이의 일을 너무 솔직하게
말해버릴 것 같아서 더욱 조심스러웠는지도 모른다.

나는 사노 요코의 그림책을 좋아한다.
내가 사노 요코의 그림책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100만 번 산 고양이>.
그녀의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그녀는 어떤 사람인지,
그녀는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
그녀는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해진다.
그런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그녀의 에세이다.
그녀는 그림책 작가뿐만 아니라 에세이스트로도 유명하다.

이 책을 번역하신 황진희 번역가님께서
사노 요코의 그림책을 소개해주시면서
그녀의 에세이를 소개해주신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펄북스에서 나온 이전 판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때는 사놓기만 하고,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왜 이제야 이 책을 읽었을까?
안 읽었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어.’

“나는 엄마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여러 번 반복해서 분명히 말하는 사노 요코.
그래서인지 엄마에 대한 책임감은 다른 형제 누구보다 크게 느낀 그녀.
그래서 엄마가 말년을 시설 좋은 노인 홈에서 보낼 수 있도록
매달 돈을 댄 것도 그녀였다.
“나는 돈으로 엄마를 버린 게 확실했다.
사랑 대신 큰돈을 지불한 것이다.”
이렇게 엄마에 대한 마음을 그녀처럼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까지 말하는 그녀도 치매에 걸린 엄마와
극적인 화해의 순간을 맞이하는데,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녀가 이 부분을 얘기하려고 그동안 엄마를 얼마나 미워했는지
앞에서 그토록 차갑게 말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 에세이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읽고,
서로가 추억하는 기억의 조각을 함께 맞춰보며,
서로를 이해해나가면 좋을 것 같다.

자식은 부모에게서 나왔지만, 그와는 분명히 다른 존재이다.
어느 부분은 부모를 너무도 닮았고,
또 어느 부분은 부모와 너무도 다르다.
그렇기에 서로를 이해하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치매처럼
불치의 병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가족이 모두 화목하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사노 요코가 있어서 어떤 형태의 가족을 가지고 있더라도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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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돌 씨글라스 푸른숲 그림책 39
이선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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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정보: <반짝이는 돌 씨글라스> 이선 지음, 푸른숲주니어, 2024

앞표지에는 씨글라스로 목걸이를 한 여자아이가
웃고 있어요. 씨글라스 목걸이를 두 손으로 감싸고
있는 모습을 보니, 무척 아끼는 목걸이인가봐요.

면지를 보면, 모래사장에 유리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 같은 음료수병과 게, 조개껍데기,
나뭇가지, 해조류 등이 놓여 있어요.
바닷가에 가면 모래사장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는 경우를
자주 봐서 그런지 낯설지가 않네요.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시원한 음료수 톡싸 유리병 조각이에요.
사람들이 마시고는 잘 처리하지 않아서
그만 바위에 부딪혀 깨진 톡싸 유리병 조각이
모래사장에 위태롭게 놓여 있어요.

누구 발이라도 다칠까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톡싸는 파도에 휩싸여 여행을 떠나요.
톡싸는 되고 싶은 게 많아요.
바다 게의 뾰족뾰족한 집게발도,
갈매기의 날카로운 발톱도,
커다란 고래의 멋진 이빨도,
되고 싶었지만, 톡싸는 되지 못했어요.

톡싸는 무엇이 되었을까요?

책 맨 뒤에는 씨글라스와 업사이클링에 대한
설명이 되어 있어요.
씨글라스는 바다에 버려진 유리병이나 유리 식기 등이
깨진 뒤, 바람이나 파도에 오랫동안 떠밀려 다니며 닳아서
조약돌처럼 동글동글해진 조각을 말한대요.
씨글라스는 빛깔로 예쁘고 모양도 예뻐서
반지나 팔찌, 목걸이, 키링, 방향제 등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 수 있대요.

겨울 바다에 가서 예쁜 씨글라서를 주워서
예쁜 장식품을 만들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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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웃었다 - 2023 학교도서관저널추천도서, 2022 가온빛 추천 그림책, 볼로냐 라가치상 지속가능성 부분 THE BRAW AMAZING BOOKSHELF, 2025 산림청 현대산림문학100선 선정작 모두를 위한 그림책 59
사라 도나티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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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정보: <산이 웃었다> 사라 도나티 지음, 나선희 옮김, 책빛, 2022

자연과 하나가 된 아름다운 순간을 담아낸 그림책

푸른 숲 한 가운데 노란 옷을 입은 여자아이가
눈을 감고 두 팔로 땅을 감싸고 있다.
산을 안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반대로 산이 아이를 안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보이는 이유는 아마도 제목 때문일 것이다.

산이 웃었다?
산이 어떻게 웃을 수 있지?
산이 웃은 걸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지?
자연과 교감한 경험이 적은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다.

책을 펼치니 나처럼 산으로 캠핑 가는 것을 싫어하는
도시에서 사는 삶이 익숙한 아이, 아가타가 있다.
아빠는 하얀 조약돌을 쥐어 주며 가보면 생각이 바뀔 거라고,
지금 산이 무척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렇게 캠핑장에 도착한 아가타는
자기만 동떨어진 섬처럼 느껴진다.
산에서 노는 것이 익숙한 다른 아이들에 비해
아가타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그러다 캠핑장에서 먼 곳까지 혼자 오게 된 아가타.
갑자기 분 바람에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마는데,
그때 아가타는 산이 웃는 것을 본다.
그때부터 아가타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온다.

갑자기 닥친 바람에, 아래로 추락한 사고가
아가타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푹신한 이끼 위로 떨어져서 다치지 않았듯이
자연은 아가타에게, 아가타에게 자연은
서로를 내보여주고 서로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다행히 캠핑장으로 잘 찾아가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된 아가타,
친구에게 어떤 말을 전해줄까요?
그리고 아빠에게는 이 아름다운 순간을
어떻게 말해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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