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코 상 :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
사노 요코 지음, 황진희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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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정보: <시즈코 상> 사노 요코 지음, 황진희 옮김, 아름드리미디어, 2024

어떤 책은 후루룩 읽어버리고 싶고,
어떤 책은 조금씩 야금야금 아껴가며 읽고 싶다.
이 책은 후자였다.

다 읽고 나면 서평을 쓸 요량이었기 때문에
읽으면서 나는 이 책에 대해 뭐라고 쓸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자연스럽게 함께 했다.
그래서 아껴 읽을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왠지 나도 사노 요코처럼 엄마 사이의 일을 너무 솔직하게
말해버릴 것 같아서 더욱 조심스러웠는지도 모른다.

나는 사노 요코의 그림책을 좋아한다.
내가 사노 요코의 그림책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100만 번 산 고양이>.
그녀의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그녀는 어떤 사람인지,
그녀는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
그녀는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해진다.
그런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그녀의 에세이다.
그녀는 그림책 작가뿐만 아니라 에세이스트로도 유명하다.

이 책을 번역하신 황진희 번역가님께서
사노 요코의 그림책을 소개해주시면서
그녀의 에세이를 소개해주신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펄북스에서 나온 이전 판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때는 사놓기만 하고,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왜 이제야 이 책을 읽었을까?
안 읽었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어.’

“나는 엄마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여러 번 반복해서 분명히 말하는 사노 요코.
그래서인지 엄마에 대한 책임감은 다른 형제 누구보다 크게 느낀 그녀.
그래서 엄마가 말년을 시설 좋은 노인 홈에서 보낼 수 있도록
매달 돈을 댄 것도 그녀였다.
“나는 돈으로 엄마를 버린 게 확실했다.
사랑 대신 큰돈을 지불한 것이다.”
이렇게 엄마에 대한 마음을 그녀처럼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까지 말하는 그녀도 치매에 걸린 엄마와
극적인 화해의 순간을 맞이하는데,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녀가 이 부분을 얘기하려고 그동안 엄마를 얼마나 미워했는지
앞에서 그토록 차갑게 말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 에세이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읽고,
서로가 추억하는 기억의 조각을 함께 맞춰보며,
서로를 이해해나가면 좋을 것 같다.

자식은 부모에게서 나왔지만, 그와는 분명히 다른 존재이다.
어느 부분은 부모를 너무도 닮았고,
또 어느 부분은 부모와 너무도 다르다.
그렇기에 서로를 이해하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치매처럼
불치의 병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가족이 모두 화목하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사노 요코가 있어서 어떤 형태의 가족을 가지고 있더라도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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