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 - 최대 실적을 거둔 기업이 무너진 이유, 25개 기업의 실패 스토리에서 배우는 경영 원칙
아라키 히로유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시원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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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사람들이 기업 경영을 꿈꾸는 것도 아닌데 왜 경제경영서는 베스트셀러인가,라는 스쳐 지나가는 의문은 잠시 젖혀두더라도 지나칠 수 없는 질문이 하나 있다. 10년 만에 1000배쯤 몸집을 불린 기업들의 성공 스토리만 재밌는 것일까. 싸움 구경과 불구경만큼이나 재밌는 건 남이 쫄딱 망하는 이야기인데 말이다. 서가에 성공의 냄새만 가득한 상황을 못마땅하게 본 일본의 한 경영자이자 교육자는 스스로 펜을 뽑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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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갈 때는 모른다. 당신의 인생이 상한가를 칠 때는 언제 하락장이 시작될지 '전혀' 모르지 않았던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 바빠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위기는 분명 찾아온다. 중요한 건 그 순간이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어김없이 맞이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풀어가는 방법들. 매출은 위기를 감추고 있다는 말처럼 숨겨진 위기를 미리 예견하고 앞서 '도산'의 세계로 떠나간 기업들의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으면 성장의 달콤함은 암담한 악몽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모든 이가 좋아해 마지않는 성공을 오래도록 누리기 위해서는 더욱더 실패를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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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는 25개 기업의 도산 사례를 통해 실패가 정말 성공의 어머니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경영진에게 경고의 돌을 던지는 책이다. 2개의 벤처 기업을 운영하며 저녁에는 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가르치는 교육자로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저자는 녹록지 않은 기업 경영의 현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오랜 고민 끝에 찾은 방법이 '실패'라는 무서운 단어를 객관적이고 담담하게 엮어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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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실적을 내던 경영진이 악의적으로 기업을 위기로 몰아넣은 것도 아닌데 서서히 찾아오는 실패의 그림자는 그렇기에 더욱 크게 다가온다. 폴라로이드, 코닥, 블록버스터, 시어스, GM과 같은 기업들이 아무 이유 없이 경영 위기를 맞지는 않았을 것이다. 잘나가던 시절에는 위기가 다가오는 것을 몰랐기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전략 단계에서의 실패, 운영에서의 실패라는 두 가지 단계로 구분하여 저자는 위기의 냄새를 보다 일찍 맡을 수 있도록 저자들에게 혜안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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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실패를 근원적 죄악처럼 여기며 실패한 이야기를 꺼리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누군가가 왜 실패했는지를 알 수 없다면 스스로 실패해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인가. 결국 모두가 사랑하는 그 성공을 위해, 성공하는 방법을 공부하는 것만큼이나 실패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구성으로 기업의 성공 가도와 실패 과정, 그에 따른 교훈을 알려주는 책을 통해 실패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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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의 경영학이 필요한 이유, <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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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시원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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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사랑이 뭔가요? - 사랑에 대한 철학자 8인의 까칠 발랄한 수다
노라 크레프트 지음, 배명자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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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칸트의 집에 8명의 철학자가 모였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쇠렌 키르케고르, 아이리스 머독, 소크라테스에 이르기까지 철학 리그전이 있다면 우승을 다툴만한 쟁쟁한 라인업이다. 동시대의 사람도 아닌 이들이 모인 까닭은 무엇일까. 철학이자 철학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정열 그 자체, 인간의 사랑을 논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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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나 깨어나도 쉽사리 깨닫지 못할 그 말, "철학적으로 사랑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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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의 어느 풋풋한 날 막연히 가슴을 뛰게 만든 무언가를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호르몬의 장난에 불과한 인간의 감정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라 말하지만 어쩌면 사랑만이 인간에게 생동감을 불어넣어 주는 유일한 감정이 아닐까. 북받치는 감동과 처절한 좌절감, 느껴본 적 없는 황홀경, 때로는 비열함마저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사랑은 가히 감정의 복합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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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상황, 이런저런 느낌, 이런저런 생각들이 모여 한 사람의 마음속에 등장한 것이 사랑이기에 누구도 쉽게 정의 내릴 수 없었다. 사랑을 저마다 가슴속에 느껴본 그 '느낌' 외의 다른 무언가로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몇몇이 있다면 그건 아마 철학자들이리라. 그저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고 때로는 절망스럽게 만들었던 사랑마저도 끝장을 보고야 말겠다는 일념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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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사랑이 뭔가요?>는 철학자들이 사상의 날개를 펼쳐나가는 과정뿐만 아니라 인류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랑', 사랑에 대한 철학적 해답을 찾아나가는 옛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천 년 넘게 사료 속에서 칭송받고 있는 철학자라 할지라도 사랑을 단번에 정의하지는 못한다. 머릿속의 생각 놀음만으로 사랑이 무엇이다 단언할 수 있다면 78억 지구인이 무엇 하러 사랑에 고통받겠는가. 다만 사랑을 이토록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을 할 뿐이다. 모든 것의 동인을 리비도에서 찾는 프로이트와 연인의 대체 불가능성, 섹스 로봇이 의지를 가지게 된다면 로봇의 허락 없이 성관계를 가지는 것은 성폭력인가에 대한 치열한 논쟁까지 사랑은 생각보다 인류 사상의 거대한 원류가 되는 단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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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논하기 위해서는 8명의 철학자가 주요하게 논설한 철학의 큰 뿌리를 먼저 알아야 한다. 마치 비꼬는 듯, 풍자하는 듯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입에서는 끊임없이 리비도와 어머니에 대한 상실감이 나온다. 이는 작가의 어떤 의도가 들어간 서술이 아니다. 각각의 철학자는 자신의 사상과 논리를 일평생 단단하게 주장했기 때문이다. 마음속의 복잡한 폭풍인 사랑에 대해서도 자신의 철학을 중심으로 풀어내려 노력했다. 덕분에 철학가들의 사상과 사랑에 대한 함께 공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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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보다 고작 대여섯 살 많은 유명인 뱉은 사랑 얘기에 공감하며 다음 사랑을 새로이 다짐하지는 않았던가. 인류의 태초부터 '가십거리'였던 사랑이지만 여전히 사랑은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다. 시대에 맞게 사랑을 논하는 글 또한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 가끔은 옛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철학이라는 골치 아픈 녀석을 끼얹어 조금은 어려워졌지만 SNS 속의 흔한 사랑 얘기와는 결이 다른 사고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전히 사랑에는 답이 없는 것 같지만. 적어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은 철학자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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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철학을 끼얹다, <소크라테스, 사랑이 뭔가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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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예문 아카이브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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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심리학 - 소비자의 코드를 읽는 15가지 키워드, 개정판 ㅣ 마케팅 타임리스 클래식
로버트 B. 세틀. 파멜라 L. 알렉 지음, 대홍기획 마케팅컨설팅그룹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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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소비자의 숨겨진 빈틈을 노려 마케터의 본질을 완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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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심리학 - 소비자의 코드를 읽는 15가지 키워드, 개정판 ㅣ 마케팅 타임리스 클래식
로버트 B. 세틀. 파멜라 L. 알렉 지음, 대홍기획 마케팅컨설팅그룹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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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시장의 '비이성적 과열'을 여실히 보여주며 오랜 경제학의 통념을 다시 한번 깨부수었다. 호모 이코노미쿠스. 꽤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경제학의 가장 기본 전제인, 합리적인 인간에 대한 가정은 경제학의 주요 모델을 도출하는 데에 필수적인 요소였다. 오랜 시간 동안 인간은 지극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라 여겨 왔던 경제학자들에게 2000년대 초반 '넛지'의 리처드 탈러 교수에 뒤이어 또다시 인간의 '비합리성'을 주장하는 노벨상 수상자의 출현은 정통 경제학의 커다란 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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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막 들어갔을 때, 함수의 개념을 배우기 위해 '무엇이든지 넣어보세요 박스'를 접했던 기억이 날 것이다. 중간에 물음표가 그려진, 깔때기 모양의 입구가 마련된 네모 상자. 입력값에 따라 정해진 출력값을 도출하는 함수 박스처럼 경제학자들은 오랜 시간 인간이 특정 입력값에 대한 충분히 예상 가능한 출력값이 있는 정형화된 존재라 생각했었다. 결론은, 인간은 순전히 자기 기분에 따라 제멋대로 다른 값을 내뱉는 이상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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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심오한 논리만큼이나 심리적인 요인이 소비자의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그렇기에 이미 10여 년 전부터 뜨겁게 논의되고 있는 주제이다. 자신에게 아직 신을만한 스니커즈 운동화가 몇 개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친한 친구의 자랑에 자기도 모르게 인터넷에서 129,000원을 결제하는 사람들. 변동성이 큰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조금의 공부도 없이 시장의 순간적인 광풍에 휩싸여 전 재산을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 우리 주변에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을 보면, 인간은 진정 심리학의 간교에 휘둘리는 비이성적 존재가 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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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심리학>은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소비자의 행동을 소비자 자신들보다 정확히 예측하고 해석하여 회사에 막대한 돈을 벌어다 줘야 하는 존재인 마케터들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지는 책이다. 가장 흔한 직무이나 직책 중 하나인 마케팅 업종 종사자들은 나날이 늘어가는 업무량에 과부하가 걸릴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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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감성, 감성, 그리고 또 감성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기업을 정성적으로 브랜딩하고 멋들어진 광고를 찍는 것이 마케터에 대한 주된 '인식'이었다면 요즘은 숫자 속에 파묻혀 살기도 한다. 마케팅 엔지니어링이라는 분야가 활성화되면서 마케팅 채널의 유입률과 전환율, 구매율 등의 수치를 웬만한 통계학자보다 정성껏 살펴야 하고 도표와 그래프에 파묻혀 산다. 여기에 한 가지 미션이 더해졌다. '심리학'. 마케터들은 이제 소비자들의 심리를 통해 브랜드와 제품, 소비자 그룹을 통제하는 '심리학자'가 되어야 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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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필요하면 물건을 하고, 필요하지 않으면 단호하게 쇼윈도 앞을 떠날 수 있는 존재일까? 궁극적으로 '구매'라는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는 수많은 심리적 단계가 숨겨져 있다. 어제 산 쇼핑 목록에 우유와 계란이 몇 개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심지어는 터무니없이 바보처럼 느껴지는 소비자의 결정에 담긴 심리학적 비밀은 책은 15가지의 키워드로 풀어낸다. 학문적인 성향이 강한 편이지만 10대부터 70대까지로 연령을 가능한 한 세부적으로 분화하고, 결혼한 남성, 결혼하지 않은 남성, 결혼하지 않았지만 결혼할 의지가 있는 남성, 결혼하지 않았지만 결혼할 의지가 없는 남성으로까지 소비자 그룹의 거의 모든 것을 분석하며 독자들은 각 소비자의 심리를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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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5,000원을 할인받기 위해서 5km 거리의 다른 상점까지 걸어가야 하는 상황. 정가가 5만 원인 경우와 50만 원인 경우 소비자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게 된다. 레퍼런스, 이른바 준거 가격이 다르게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50만 원에 대한 5천 원은 하잘것없는 가치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상황 속 그 사람이 멍청한 것이 아니다. 사례를 읽는 누구나 '그럴 수 있지'라고 속으로 외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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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가치의 돈을 얻을 수 있고, 잃을 수 있는 상황. 사람들은 그래도 잃는 것을 피하려 한다. 손실은 같은 가치에 해당하는 이익보다 2배의 심리적 타격감을 준다. 손실 회피 성향이라 불리는 심리학적 현상은 기댓값을 봤을 때 마땅히 '베팅'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을 주저하게 만든다. 잃었을 때 그 고통은 너무나 처절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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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두 효과와 최신 효과는 인간의 비이성적인 특성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을 때 가장 앞 순서와 뒷 순서 중 어떤 것이 기억에 오래 남을까? 순수하게 지원자의 역량과 퍼포먼스를 보고 공정하게 심사해야 하는 심사위원들이지만 앞 순서이냐, 뒷 순서이냐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마찬가지이다. 10억 원을 들여 제작한 광고는 어떤 시간에 편성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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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눈과 시신경이 무언가를 인식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이 있다. 게다가 인간은 주요 시야각에 들어오지 않는 사물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최근 TV 컨텐츠에는 PPL 광고가 지나치게 돋보이는 것일까. 낯부끄러워 볼 수 없다는 원성에 PPL을 눈 깜빡할 사이에 흘려보내기로 결정한 제작진. 그럼에도 사람들은 PPL 속의 제품을 어딘가 모르게 낯익은 존재로 인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뇌과학적 특성을 이용한 광고 중에는 덕분에 시청자들에게 불법적인 세뇌를 종용한다고 광고 중단 조치를 받은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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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심리학적 현상뿐만 아니라 책은 소비자 그룹이 지니고 있는 '캐릭터', 즉 특성을 세부적으로 분석하여 그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기획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가한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를 뼛속까지 분석하는 것이 먼저이다. 단순한 고객이 아닌, 시장이라는 거대한 무대 위의 배우로 소비자를 인식해야 한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배우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감독은 극을 훌륭하게 이끌어 갈 수 없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소비자 또한 다양한 특성을 발현한다. 단편적인 심리적 특성에 더해 소비자 그룹의 행동 양식을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다면 마케터는 시장 속에서 훌륭히 빛나는 명감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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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점점 까다로운 존재가 되고 있다. 소비자 스스로가 똑똑해지며 마케터와 기업이 실행하는 다양한 전략들을 미리 꿰뚫고 그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심리학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의 '비합리성'은 마케터에게 마지막 남은 한 줄기 희망이다. 자신도 모르게 상황과 환경에 따라 제법 합리적이지 않은 판단을 내리는 인간. 마케터는 그 작은 빈틈을 노려야 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어리숙한 면이 시장을 조금 더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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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비합리성이 만드는 작은 빈틈을 노려라, <소비의 심리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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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세종서적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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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 1만 년 나이테에 켜켜이 새겨진 나무의 기쁨과 슬픔
발레리 트루에 지음, 조은영 옮김 / 부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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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중 아홉일은 화창한 날씨에 비 내리는 날은 거의 없는 애리조나의 투손(투싼). 밤하늘을 관측해야 하는 천문학자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자연조건을 지닌 이곳에서 수목의 생장을 통해 과거를 살피는 학문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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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천문대에서 일하던 앤드루 앨리콧 더글라스를 애리조나의 투손 사막으로 부른 건 하버드 출신의 사업가 로웰이었다. 별 보는 일에 광적인 흥미를 지니고 있었던 로웰은 더글라스를 고용해 화성과 지구가 일직선이 되는 시기 등을 관측하라고 했고 그 과정에서 로웰의 지나치게 가볍고 경망스러운 과학에 대한 태도가 더글라스의 심기를 거스른다. 결국 더글라스는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애리조나 대학교의 물리학 및 지리학교수로 부임하게 된 더글라스는 벌목되어 있던 나무의 나이테 속에서 태양의 과거 활동을 추적하겠다는 흥미로운 가설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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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연대학(dendrochronology)', 식물 생장이 만든 굳건하고 고고한 증표인 나이테 속에서 과거의 연대기를 추적하는 학문인 이 생소한 학문은 그렇게 풀 한 포기 자라기 힘든 애리조나 주 사막에서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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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벨기에 출신의 '발레리 트루에'가 대학원 과정 중 우연히 추천을 받아 떠나게 된 탄자니아 탐험에서 경험한 나무의 정직한 속삭임과 함께 시작된다. 지름 0.5cm의 작은 천공기를 나무의 가장 중심부까지 닿게 하여 온통 선으로 가득한 나이테를 추출하는 과정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초보자들은 연신 땀을 훔쳐내며 하루에 10개를 추출하는 것도 벅찬 일. 메고 간 배낭에 나이테 조각들은 잔뜩 담아 숙소로 복귀한 후 나무의 태초부터 현재까지를 눈과 현미경을 통해 관찰하는 일은 모든 수고를 기쁘게 만드는 일이다. 그 나이테 속에 역사적인 가뭄과 태풍,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변화하는 모든 순간이 담겨있다면 더욱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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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는 되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보다 정교한 기록이다. 나이테보다 훨씬 오래전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이지만 때로는 수 세기에 달하는 오차 값을 지니기도 한다. 나이테는 오로지 가장 바깥쪽의 층만 살아 움직이며 성장하기 때문에 안쪽의 이미 죽은 세포층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가뭄이 들어 많이 성장하지 못한 해도, 유난히 따뜻한 날씨에 과거 10년보다 더 많이 성장한 해도, 심지어 체르노빌에서 뿜어져 나온 방사선이 세포의 대부분을 쓸어간 해에도 정확한 역사를 담고 있다. 비록 수십만 년 전의 기록을 담고 있는 나무는 찾아볼 수 없지만 1만 2천 년이 넘는 절대적인 연대기를 확장시켜준 나무는 특히 고기후 연구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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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따라 강수량은 큰 편차를 보이기에 미국의 세쿼이아 나무에서 추출한 나이테와 독일의 참나무 나이테로 기후의 평균적인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좋은 접근이 아니다. 반면 기온의 경우 상당히 보편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날씨가 따뜻한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수목의 경우 기후나 낮 길이의 차이가 거의 없는 환경에서 자랐기에 나이테에 뚜렷한 구분을 찾기 힘들다. 사계절이 뚜렷한 환경에서 자라는 나무를 통해 과거 수천 년의 기후를 살펴볼 수 있는 이유이다. 연대를 정확히 파악한 하나의 나이테와 비교를 통해 연륜연대 학자들은 다양한 나이테를 연결한 연대기를 만들 수 있다. 독일 인근의 나무에서 완성한 1만 2천 년에 달하는 거대한 참나무 연대기는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의 부족함을 채워 산업 혁명기 이전에도 탄소 배출이 증가하고 있었음 등을 밝혀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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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만으로 이토록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할 정도이다. 높이 120m에 달하는 세쿼이아 나무가 수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버틸 수 있기 위해서는 어떤 기후 환경이 필요했을까. 식물의 생장에는 DNA도 큰 역할을 하지만 기후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 기후에는 '산불' 잘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사려 깊고 온화한 특성도 물론 포함된다. 체르노빌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 음산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침엽수 숲이 항상 등장한다. 시간당 원자폭탄 수십 개에 달하는 방사능 물질을 배출한 체르노빌 근처에 숲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을까? 실제로 당시 사고 때 많은 생명체가 죽임을 당했다. 일부 살아남은 나무는 몸속에 방사능 피폭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기괴하게 뒤틀린 흔적은 수백 km, 아닌 수천 km 밖의 나무에서도 발견되며 당시의 처참한 상황과 위험성을 있는 그대로 고증한다. 늘 푸른 존재로만 알고 있던 나무는 사실 그 무엇보다 정교한 세계사의 아카이브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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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속에 은밀히 담긴 지구의 역사에 숨이 멎는 느낌을 받았다. 투박한 외피에 가려져 그토록 섬세한 존재임을 몰랐던 나무는 저자의 말처럼 조금의 거짓말도 없이 인류 출현 이전의 시간부터 존재하며 지구의 작은 숨결 하나하나를 모두 적어내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기록 속에는 낯 뜨거운 인간의 과오 또한 수없이 많이 담겨 있었다. 탄소 배출, 기온 상승, 기후 변화 등 나무라는 역사가가 빠뜨릴 수 없는 중대한 사건들이 나이테에 담긴 것을 보며 인류는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인류의 과욕은 자칫 위대한 나무들이 이어가고 있는 수만 년의 연대기를 마침내 끝낼 지구의 가장 큰 위기가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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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 무엇보다 정교한 세계사의 아카이브,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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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부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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