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 - 최대 실적을 거둔 기업이 무너진 이유, 25개 기업의 실패 스토리에서 배우는 경영 원칙
아라키 히로유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시원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기업 경영을 꿈꾸는 것도 아닌데 왜 경제경영서는 베스트셀러인가,라는 스쳐 지나가는 의문은 잠시 젖혀두더라도 지나칠 수 없는 질문이 하나 있다. 10년 만에 1000배쯤 몸집을 불린 기업들의 성공 스토리만 재밌는 것일까. 싸움 구경과 불구경만큼이나 재밌는 건 남이 쫄딱 망하는 이야기인데 말이다. 서가에 성공의 냄새만 가득한 상황을 못마땅하게 본 일본의 한 경영자이자 교육자는 스스로 펜을 뽑아 들었다.
잘 나갈 때는 모른다. 당신의 인생이 상한가를 칠 때는 언제 하락장이 시작될지 '전혀' 모르지 않았던가.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 바빠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위기는 분명 찾아온다. 중요한 건 그 순간이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어김없이 맞이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풀어가는 방법들. 매출은 위기를 감추고 있다는 말처럼 숨겨진 위기를 미리 예견하고 앞서 '도산'의 세계로 떠나간 기업들의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으면 성장의 달콤함은 암담한 악몽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모든 이가 좋아해 마지않는 성공을 오래도록 누리기 위해서는 더욱더 실패를 공부해야 한다.
<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는 25개 기업의 도산 사례를 통해 실패가 정말 성공의 어머니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경영진에게 경고의 돌을 던지는 책이다. 2개의 벤처 기업을 운영하며 저녁에는 대학교에서 MBA 과정을 가르치는 교육자로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저자는 녹록지 않은 기업 경영의 현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오랜 고민 끝에 찾은 방법이 '실패'라는 무서운 단어를 객관적이고 담담하게 엮어내는 것이었다.
최고의 실적을 내던 경영진이 악의적으로 기업을 위기로 몰아넣은 것도 아닌데 서서히 찾아오는 실패의 그림자는 그렇기에 더욱 크게 다가온다. 폴라로이드, 코닥, 블록버스터, 시어스, GM과 같은 기업들이 아무 이유 없이 경영 위기를 맞지는 않았을 것이다. 잘나가던 시절에는 위기가 다가오는 것을 몰랐기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전략 단계에서의 실패, 운영에서의 실패라는 두 가지 단계로 구분하여 저자는 위기의 냄새를 보다 일찍 맡을 수 있도록 저자들에게 혜안을 건넨다.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실패를 근원적 죄악처럼 여기며 실패한 이야기를 꺼리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누군가가 왜 실패했는지를 알 수 없다면 스스로 실패해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인가. 결국 모두가 사랑하는 그 성공을 위해, 성공하는 방법을 공부하는 것만큼이나 실패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구성으로 기업의 성공 가도와 실패 과정, 그에 따른 교훈을 알려주는 책을 통해 실패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파산의 경영학이 필요한 이유, <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였습니다.
* 본 리뷰는 시원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