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대의 작전 - Golden Time ㅣ EBS 과학 교양 시리즈 비욘드
이한결 지음 / EBS BOOKS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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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비록 실상은 난폭하지만) 귀엽고 하얀 북극곰이 있다. 포식 행위를 위해 하얀 털로 몸을 숨긴 채 순식간에 바다표범 등을 덮치는 이 거대한 육상동물이 홀로, 흙빛의 땅 위에 서 있는 사진이 자주 목격된다. 북극이 녹아내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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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으로 건너가자. 남극은 평균적으로 2km에 달하는 거대한 얼음덩어리로 덮인 대륙이다. 북극보다도 혹독한 기후를 자랑하는 이 설원이 심상치 않다. 최근 한반도 면적에 수십 배에 달하는 거대 빙하층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따뜻해진 바닷물이 빙하의 하단을 공략하는 데에 성공했고 이미 상당 부분 침식이 진행되고 있다. 북극해의 얼음은 바닷물이 언 것이기에 이미 그 부피와 무게를 포함하고 있어 해수면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남극의 빙하가 모두 녹는다면 해수면이 65m 상승한다. 뉴욕, 상하이, 서울 등 바다와 인접한 세계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인류가 현재 살아가는 대다수의 육지가 아쿠아리움으로 변한다. 고대 아틀란티스의 전설처럼 인간은 인어족이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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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빌딩이 탈취된 비행기 2대에 참담히 무너져 내린 후 미국은 대테러 독트린을 발표한다. 테러에 대한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100%로 간주하고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었다. 기후 위기는 인류사에 기록된 모든 테러보다 비참하고 거대한 피해를 유발할 것이다. 당장 내일이 그 심판의 날이 되지는 않겠지만 머지않아, 5년 후, 또는 10년 후, 늦어도 20년 후에 수십억을 집 잃은 이재민으로 만들고 세계를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은 100%이다. 왜 세계는 근시안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인가. 테러, 금융 위기, 팬데믹, 외계와의 조우 등에 대해서는 각국 정상들이 시급한 회의체를 운영하면서 기후 변화에는 미온적인가. 인류는 정녕 자신이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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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대의 작전>은 21세기의 첨단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인류의 등 뒤에 바짝 붙어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중대한 사안, 인류 멸망 시나리오와 그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책을 역설하는 책이다. '기후 위기', '바이러스 X와의 조우', '식량', '우주적 존재의 위협' 등 개인이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하여 숨이 막히는 전 지구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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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분명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 천연두가 유행하던 18세기 이전도 아니고, 스페인 독감이 발발한 1918년도 아닐진대 왕관을 쓴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바이러스에 1억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유럽 국가와 저개발 국가 등에서는 수천만 명, 아니 수억 명의 실업자가 쏟아졌다. 국가 경제는 마비되었고 세계는 혼란에 빠졌다. 불의의 사고로 잃게 된 사지를 이식하고 이미 죽은 사람도 살리는 시대에 전염병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인류 멸망 시나리오의 탑 5 안에는 바이러스 X의 습격이 들어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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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이제 단순히 '변화'라 불러서는 안 된다. '위기'이다. 명백한 위기. 지금껏 존재했던 다섯 번의 대멸종 가장 잔혹했던 고생대 페름기 대멸종은 해양 생물의 90% 이상을, 육상 생물의 70% 이상을 절멸시켰다. 어떻게? 육지의 온도는 60도가 넘었고 바다 표면의 온도는 40도가 넘었으니까. 흡사 원시 지구의 대기 환경과도 비슷했던 불바다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지구가 자연적으로 뿜어낸 이산화탄소가 태양이 전달하는 에너지를 고스란히 묶어두는 역할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단, 2천만 년에 걸쳐 진행된 일이었다는 점은 현재의 인류에게 더 큰 경고를 전한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속도는 고생대 페름기 때의 그것과 비교하여 100배에서 1000배나 빠른 속도이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2050년이 된다면 인류는 지구가 선물하는, 또는 앙갚음하는 전 지구적인 기후 스크라이크를 맞을 것이다. 바다는 끓어오르고 도시에 80% 이상 몰린 인구는 살 곳을 잃게 된다. 지속 가능한 인류 사회는 종말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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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암울한 얘기만 늘어놓은 걸까. 조금은 그럴지도. 인류는 결국 필연적으로 인류가 스스로 자초한 다양한 시나리오에 의해 중대한 위기를 맞는다는 얘기는 흥미로우나, 아쉽다. 책은 그에 맞는 세세한 대응책을 함께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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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론>의 멜서스는 전혀 맞지 않은 예측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식량 생산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여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구를 충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그의 예측은 맞는 문장과 틀린 문장 모두 현대 인류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구인은 정말 빠르게 증가했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에 갓 입학했을 무렵 지구인의 숫자는 60억 명이라 분명히 배웠던 세대이다. 불과 20년 만에 세계 인구는 80억 명으로 기하급수적 성장세를 보였다. 농사를 짓거나 축산/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인류의 최우선적인 과제가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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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서스의 틀린 예측이 여기서 힘을 발휘한다. 선진 농법은 수직 농장이나 수상 농장 등의 신기원을 열었다. 우리나라에도 비싼 수도권의 부지를 사들여 커다란 창고를 짓고 10여 개 층으로 각종 채소를 키우는 틀을 꽂아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스마트 팜이 늘어나고 있다. 네덜란드에는 수백 년 전부터 쌓인 물을 다루는 지혜를 적용하여 강 위에 부유하여 젖소를 키우는 거대한 우유 농장을 만들었다. 하물며 이러한 기술이 있을진데, 농업 생산력은 점점 강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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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농업의 미래는 현재 직면한 영양 불균형, 기아 문제, 가축 동물이 방출하는 막대한 탄소 발걸음 등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응책이 될 것이다. 당연하게도 보다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며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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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해서도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개개인의 노력부터 시작해야 함을 절실히 호소하고, 그에 맞게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마음껏 소개하고 있다. 초승달 모양으로 대양의 한 가운데 아름답게 들어선 섬 투발루. 투발루는 매년 1cm 가까이 차오르는 바닷물에 위협을 받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는 투발루의 해안에 방벽 시설 등을 설치하여 투발루를 보호할 대안을 모색 중이다. 이때 국토의 50% 이상이 해수면 아래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에 맞서기 위해 물을 다스리는 방법에 일가견이 있는 네덜란드의 기술력을 응용해보면 어떨까. 수도인 암스테르담 또한 암스테르강 하구에 연약한 땅을 간척하여 만든 네덜란드는 점점 높아지는 해수면을 독(dock) 등의 기술을 이용해 통제하고 있다. 책에서는 이를 실제로 연결하겠다 제안하지 않았지만 투발루를 비롯한 다수의 섬나라나 해안에 인근한 도시는 해수면 상승에 대한 고민을 진중히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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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다. 인류는 늘 답을 찾아왔다지만, 이번에도 과연 찾을 수 있을지 우려 섞인 탄식이 가득하지만 지금은 걱정보다 행동이 필요하다. <지상 최대의 작전>은 전 지구적 수준의 위기와 그에 맞서는 '작전'을 담아냈다. 당장 내일 벌어질 일이 아니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지만, 책 속의 몇몇 위기는 어쩌면 지금 당장이라도 벌어질지 모른다. 그렇기에 인류는 글로벌 리더십을 규합하여 인류사에 길이 남을 작전을 시작해야 한다. 기후 변화, 바이러스 X, 소행성 충돌 등에 맞설, 지상 최대의 작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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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류 멸망 시대, <지상 최대의 작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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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EBS BOOKS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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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정치철학사 - 세계사를 대표하는 철학자 3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첫걸음
그레임 개러드.제임스 버나드 머피 지음, 김세정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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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이토록 발달한 인류 문명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의해 암담한 지경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려주었다. 전염병을 통제하지 못해 세계가 혼란에 빠지는 것은 20세기가 마지막일 것이라 생각했던 인류의 크나큰 착각이었다. 팬데믹이 알려준 인류의 민낯은 한 가지가 더 있었다. 바로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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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 개의 국가가 연합한 국제 조직이 출범하여 전쟁, 세계금융위기, 대테러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대응을 하고 있었다. 하나의 국가에서는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중대한 사안들에 대해 각국의 '리더'들이 머리를 맞대면 대부분의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만 같았다. 지난 2019년 말,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 리더들의 모습은 낯설었다. 감염 경로를 전혀 통제하지 못하였고 쏟아지는 실업자들에 대한 관리가 턱없이 부족했다. 현명한 리더십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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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무엇일까. 대여섯 명 되는 작은 조직을 이끄는 수준의 리더가 아니라 복잡계의 끝판왕인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리더가 갖추어야 하는 역량이란 무엇일까.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정치는 인간사의 가장 중요한 문제였고 그만큼 논란과 혼란, 탐욕과 욕망, 사건과 사고를 불러일으키는 현상이었다. 수많은 정치가들이 선량한 시민들을 선동했고 앎과 교양, 지혜의 수준이 오늘만큼에 이르지 못했던 과거의 선조들은 정치가들의 얕은 술수에 넘어가기도 했다. 반대로, 국가의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기도 전에 올바른 정치를 펼쳤던 위대한 사상가들 또한 존재했다. 인간의 역사가 늘 그러하듯, 정치 또한 수많은 선례와 반면교사가 기록되어 있고 오늘날의 리더들은 선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실수와 영웅담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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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정치철학사>는 이토록 복잡한 리더의 '정치'를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서른 명의 현자들을 통해 바라본다. 저자들이 정의하는 정치의 모습은 다양했다. 국가의 행정을 이끄는 것부터 종교 지도자에 이르기까지 정치가와 선지자, 사상가와 연구자 등 틀에 박힌 '정치'의 관념에서 벗어나 사람을 이끄는 거의 모든 형태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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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은 점은 각각 한명의 위대하고도 대담한 철학자였던 인물들을 세심하게 구분했다는 점이다. 소크라테스, 한나 아렌트, 마오쩌둥, 토마스 아퀴나스와 같은 인물들 중에는 국회의원으로 일하며 직접 정치에 뛰어든 사람도 있었다. 극단적인 사상을 펼치며 학문적인 연구자의 역할에 치중했던 인물도 있다. 직접 정치를 하는 것과 '리더'라 불리는 인물들을 도와 조언을 하는 것은 결국 펼칠 수 있는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자칫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이상적으로 변할 수 있는 '사상가'들의 몽상을 논하기도 하고, 현실에 타협하여 온갖 정치적 장애물을 뛰어넘고 둥글게 다듬어진 '실무'를 논하기도 하면서 저자들은 정치적 견해가 지니는 다양성을 전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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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공자, 아우구스티누스와 같은 고대의 인물들은 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세의 철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3000천 년 전의 인물들이 오늘날까지도 관통하는 진리를 수없이 쏟아낸 것을 보면 분명 하나의 진리는 있는 듯 느껴지기도 한다. 중세는 신앙과 전쟁, 르세상스 등으로 또 한번 정치철학이 뒤흔들렸던 시대이다. 믿음을 견고히 유지하되, 보다 인간다운 조화를 추구하는 위대한 선지자가 등장하기도 했고 야만적이었던 시민들을 계몽하는 연구자가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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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격동적이었던 20세기 초반, 한나 아렌트 마오쩌둥과 같은 세계사의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배경과 사상을 점검하며 책은 오늘날 리더십이 지녀야 할 올바른 형태를 다시 한번 논한다. 서른 명의 리더들을 두루 살피기에 가벼울 수 있어 보이지만 결코 내용에 부족함이 없다. 인물들의 주요한 사상과 정치가로서의 신념을 한장 한장 올곧이 담아 마침내 인류의 '정치철학사'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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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로서, 또는 리더에게 영감을 주는 선각자로서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긴 선조들은 정치가보다는 '현인'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인물들이었다. 권력과 재물을 탐하겠다는 단편적인 욕망이 아닌 인간사의 복잡한 문제들을 보다 슬기롭게 해결하고 싶다는 다차원적인 야욕으로 길이 남는 사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과학기술은 눈이 부시게 발달했지만 그와는 정반대로 인류 모두의 행복이 줄어드는 오늘날, 서른 명의 위대한 현자들이 글로벌 리더십의 진정한 면모를 일깨워줄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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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의 인간사를 관통하는 진리의 리더십, <처음 읽는 정치철학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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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다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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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브랜딩을 생각하다 - 대전환의 시대를 살아남는 브랜딩 제1원칙을 찾아서
스티븐 고 지음, 신현승 옮김 / 청림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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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똑같은 가치와 기능을 가진 제품들로 넘쳐나는 세상, 브랜딩 파워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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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기쁨과 슬픔 - 너무 열심인 ‘나’를 위한 애쓰기의 기술
올리비에 푸리올 지음, 조윤진 옮김 / 다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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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은 참으로 열심히 사는 것 같다. 헤르미온느의 시계라도 가지고 있는 듯 매일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고 심지어는 운동까지 하여 어느 날 바디 프로필을 찍는다고 한다. 몸이 10개라도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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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주변 사람들의 소식을 소문으로, SNS로, 모임으로 듣고 있는 자신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학생의 본분에 맞게 공부 열심히 하고 가끔 알바도 하고, 직장인의 본분에 맞게 하루에 10시간은 일을 하고 있는데 그것뿐인 것 같다. 친구들도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것은 마찬가지가 아닌가. 하루씩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세상 사람들을 보면 쫓기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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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함에 시달리며 번아웃 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가기에 가볍게 위안을 주는 책들도 많이 나온다. 에세이 부분 베스트셀러의 대부분은 '괜찮다'라고 얘기하는 책들이다.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바쁘게 살지 않아도 괜찮다고, 남들처럼 살지 않아도 괜찮다고. 숨 막히는 직장 생활에 환멸을 느껴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채 무작정 세상에 뛰어들어도 괜찮았던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는 책들. 그래! 괜찮을 거야! 이 사람도 괜찮았는걸! 하고 마음을 편히 먹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쉬운 점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행동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빛 좋은 개살구 같은 '괜찮아'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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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괜찮을 걸까? 나의 삶에 작은 여유를 부려도 정말 괜찮은 걸까? 나와 다른 누군가가 그만의 특별한 경험으로 엮어낸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느림을 추구해도 괜찮은 진짜 이유를 찾고 싶다. 조금은 더 깊은 생각으로 얻어낸 진지한 결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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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기쁨과 슬픔>은 느림과 편안함, 그리고 주저하지 않는 몰입을 동시에 요구하는 조금 특별한 철학자이다. 여유롭게 걷는다는 건 길가에 있는 풀과 꽃도 보고 가끔은 얼마나 걸어왔나 뒤도 돌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원한다면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룬다면 진정으로 원한 것이라는 말을 하는 이 프랑스식 사고의 철학자는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망설이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망설임은 의도치 않은 생각과 말과 행동을 낳고 동굴 입구의 직전에 아내 에우리디케를 뒤돌아봐 영영 아내를 되찾지 못한 오르페우스처럼 목적지에 닿지 못하게 만든다. 허나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나아가려면 이완한 자세를 지녀야 한다. 쫓기는 것이 아닌 느림을 즐길 수 있는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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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지나친 생각과 망설임, 성난 개에 쫓기는 듯한 태도가 아닌 편안한 마음이 흥미로운 결과를 만들 수 있음을 역설한다. 두려움을 떨치려는 과도한 간절함은 되려 두려움에 잠식당하는 계기가 된다. 뒤를 돌아보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 성취한 개인적인 발전은 중요한 순간에 자연스럽게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이끈다. 새로 지어진 쌍둥이 빌딩 사이를 맨몸으로 올라 공중에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디뎠던 필리프 프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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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흐르는 철학은 시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10년 전에는 바쁘게 살라고 그토록 강조하더니, 이제는 여유를 가지고 살라고 난리를 친다. 아직까지는 더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사는 세상에서 여유를 갖기가 쉽지는 않다. 어쩌면 '괜차니즘'를 전하는 가벼운 에세이들이 괜찮음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가볍디가벼운 종잇조각이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철학자가 전하는 '괜차니즘'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다. 다만 괜찮다, 괜찮다 말하지 않는다. 뚜렷한 철학이 존재한다. 망설임이 가져올 수 있는 불행과 뒤를 보지 않는 굳건함, 그 강단의 조절을 우해 느림이 필요한 이유까지. 결코 접하지 못했던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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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느림이 필요하다면 느림이 필요한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여유로운 마음의 한 철학자의 고민 속에는 바쁨만큼이나 느림 또한 필요한 존재임이 명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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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이 필요한 철학적 이유, <노력의 기쁨과 슬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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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다른 출판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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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프랙티스 - 놀라운 성취를 이뤄낸 사람들의 비밀
세스 고딘 지음, 도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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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성취를 이룬 사람의 이면에는 천재성, 재능, 투지, 네트워크 등의 다양한 특성이 있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피카소의 작품은 그가 범인에게는 없는 천재성을 지녔으리라 짐작게 한다. 다만 결과로서 증명받는 세계의 논리는 '게르니카', '우는 여인'과 같은 소수의 유명 작품만을 조명하며 피카소가 3000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는 것을 외면한다. 피카소의 습작이라고 하더라도 일곱 살짜리 어린아이가 그린 것과 같지는 않았을 테지만 후기작과 비교해 봤을 때 엉성하고 모자랐을 그의 작품은 수만 번의 스케치가 더해지며 점점 자신만의 색깔을 지니게 되었고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인류사에 길이 남는 작품의 작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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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결론적으로 말해 어렵다. 사람들이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은 TV나 유튜브 보기, 자극적인 음식 먹기, 방 청소 안 하기 등 편하고 별다른 노력이 들어가지 않는 일이다. 더 좋은 직장을 위해 필요한 자기계발, 어렵고 두꺼운 책 읽기, 30분이라도 운동하기 등은 행동에 옮기는 데에 거대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걸 매일 같이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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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 목표를 세웠더라도 마찬가지이다. 1000억 원에 팔릴 수 있는 스타트업을 키우는 것이 오늘부터의 꿈이라고 해보자. 어려운 꿈에는 마땅한 노력이 따라야 한다. 사람들은 결과에만 집중할 뿐 그 과정을 만들 수 있는 작은 도전과 연습에는 무관심하다. 의지만 다지다 1년 동안 스타트업 설립과 관련된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으면 스스로 포기하고 만다. 생각하는 순서가 바뀌었다. 과정이 결과를 만든다. 결과만을 생각하는 것은 되려 나약한 인간의 의지를 한 번 더 꺾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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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하자. 충분히 멋진 일이지만 부족하다. 자신만이 만족할 수 있는 관람객이 1명뿐인 연극을 기획하고 공연하는 것과 같다. 연극 동아리 사람들끼리 즐길 수 있는 연극은 취미에 불과할 뿐이다. 높은 수준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위대한 관객을 감동시키는 일은 세상을 바꾼다. 연습과 그 중간 과정의 의미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혼자만의 놀이에서 소집단의 만족, 나아가 세계를 감동시키는 것까지 '결과'의 질을 근원적으로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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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 말 같다고? 맞다. Pracitce makes perfect라는 오랜 격언 속에서 등장하는 것처럼 '프랙티스', 즉 연습이 성공적인 결과물의 기본 조건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겠는가. 그래서, 진부한 말이라고 넘겨짚지는 않았던가. 별것 아닌 말이기에 허투루 봤던 짧은 문장이 한 사람의 꿈과 인생, 성취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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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티스'는 단순히 어떤 결과물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 정도로 단순하고 간단한 메시지가 아니다. 오랜 노력을 기울여 성취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걸어가는 그 길 자체를 고귀하게 여기며 매일 더 나아지는 자아를 위한 행위를 의미한다. 세계 제일의 권력가, 세계 최고의 부자를 꿈꾼다고 해서 모두가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품은 그 꿈이 진정으로 자신이 속한 사회를 이롭게 할 수 있는 길이라면 마땅히 품어야 한다. 꿈에 단 1cm라도 가까이 가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설령 끝끝내 다다를 수 없는 단어였을지언정 프랙티스는 자신을 다른 존재로 성장시킨다. 그것을 어찌 쓸모없다 말할 수 있겠는가. 또한 성취욕을 자극하고 때로는 고통스럽기도 한 그 과정은 기대치 않았던 또 다른 결과들을 반드시 만들 것이다. 인생에 다채로움을 더해주는 작은 희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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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프랙티스>는 마케팅의 구루이자 툭툭 내뱉는 말투로 세계인의 마음에 따뜻한 영감을 불러 넣는 세스 고딘의 신작이다. 그의 작품은 공통적으로 '다른' 부류의 인물이 되라고 말한다. 비난과 비판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맞서지 않는 태도에서 벗어나 불만을 품고 행동하라고 한다. 어찌 쉽겠는가. 그럼에도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공포의 심연 속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갈 때 위대한 변화는 나타난다. 나태에 빠진 세상을 뒤흔드는 위대한 여정의 시작, '프랙티스'를 자신의 내면에 체화시키기 위해 세스 고딘은 평범한 연습이 전하는 임팩트를 독자들에게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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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닥치고 무언가를 연습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가떨어질 것이기에. 행동을 계속할 수 있는 의미와 목적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렇게 쌓아올린 작은 '프랙티스'들은 마침내 결과를 만든다. 당신이 그토록 꿈꾸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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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연습은 아니다, 다만 연습은 결과를 만든다, <더 프랙티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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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쌤앤파커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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