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쓰레기가 온다 - 지속 가능한 평화적 우주 활동을 위한 안내서
최은정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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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우주의 경이로움과 공포를 예술적으로 표현하여 극찬을 받았던 영화 <그래비티>. 블루 마블을 바라보며 임무에 집중하고 있던 주인공 라이언(산드라 블록)은 초당 수 km로 날아오는 우주 쓰레기에 휘말려 홀로 우주를 유영해야 하는 위기에 처한다. 1mm 크기의 나사 하나가 우주 정거장을 박살낼 수도 있는 경이로운 단위의 세계에서 우주 쓰레기는 이제 영화 속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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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쏘아올린 인공위성의 수는 1만 개가 훌쩍 넘는다. 그중 상당수는 임무 수행 기간이 끝나 저궤도에 방치되어 있거나, 추락하여 대기권에서 산화했거나, 인공위성의 무덤인 고궤도에 잔뜩 쌓여 있다. 광활한 우주 공간에 몇 백 kg짜리 인공위성 1만개가 대수냐 싶겠지만 현재 천문학자들은 인공위성이 만드는 잔상 때문에 천체 관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류 역사 상 최초로 인류가 쏘아올린 인공물체 때문에 심연의 우주에서 날아오는 천체의 빛이 간섭 받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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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을 쏘아올릴 때 사용된 로켓은 매 발사마다 페어링 같은 작은 금속 부품을 우주에 방출한다. 우주에 한번 방출된 인공 물체는 아무도 수거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겨난 우주 쓰레기들은 서로 충돌하여 다시 엄청난 수의 우주 쓰레기를 만들고 인류의 밤하늘을 과학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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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쓰레기가 온다>는 쏟아지는 쓰레기로 고통을 받는 것은 지구의 표면, 즉 지상만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는 과감하고 필연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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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푸르고 아름답게만 보이는 우리의 하늘은 이제 더 이상 고요한 곳이 아니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는 우주개발 경쟁이 극에 달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약 60년 전부터 20~30년 동안 인류는 엄청난 수의 인공위성을 쏘아올렸다. 인류 최초의 위성인 '동반자', 스푸트니크 1호에서 떨어져 나온 최초의 우주 쓰레기 이후로 3만 7천 여개의 우주 쓰레기가 지구 궤도를 무시무시한 속도로 떠돌고 있고 여전히 2만 개가 넘는 총알이 우주 진출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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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쓰레기는 전 인류적인 차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인류의 문제가 되었다.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거리에서 날아오는 천체의 빛은 사실 희미하다. 뛰어난 고성능의 우주 망원경으로 겨우 잡아내는 수준이다. 모든 천체 관측을 허블 망원경 등을 통해서 진행할 수는 없기에 사람 키만한 렌즈를 가지고 있는 천문대에서는 매일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리고 우주 쓰레기가 주욱주욱 그어놓은 잔상과 같은 선을 찍어낸다. 밤하늘을 관찰하는 것에 많은 의지를 하고 있는 천체물리학이 근본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의 간섭 현상은 천체 물리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과학계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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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국에서 발사한 인공위성과 우주정거장이 지구로 추락한다는 기사가 한동안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뉴욕, 상하이, 파리, 서울까지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이 중국발 우주 쓰레기의 추락 예상 지점으로 예측되었고 많은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대부분의 우주 쓰레기는 대기권에 진입하며 산화하지만 덩치가 큰 것들은 실제로 지표에 추락할 수 있다. 불과 5~6년 전 러시아에 인공 위성이 추락한 것처럼 인류는 우주 쓰레기가 언제든 추락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다수의 국가들은 우주 쓰레기를 감시하는 기관을 만들어 수만 개에 달하는 우주 쓰레기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다. 문제는 실제로 위협이 될 수 있는 움직임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주 쓰레기를 미사일이나 레이저 등으로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은 오늘날 필수적인 국가 인프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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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우주 진출은 더욱더 가속화 될 것이다. 이제 인공위성이나 로켓은 더 이상 정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는 회수가 가능한 로켓 개발이 열을 올리고 있고 스타링크 시스템 구축을 위해 엄청난 수의 인공 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다. 냉전의 종식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우주 개발이 민간의 영역에 접어들면서 밤하늘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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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대한 새로운 인식 전환이 필요한 까닭은 바로 이것이다. 스페이스 X, 블루오리진 등의 민간 기업이 가세한 우주 산업은 막대한 양의 우주 쓰레기를 생산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고 현재의 논의 상태에서 우주 쓰레기를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화성 식민지 건설까지 꿈꾸고 있는 인류는 스스로가 만들어낸 우주 쓰레기 때문에 우주 진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어 우주 산업이 퇴보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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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처럼 무분별하게 쏘아올린 우리의 희망이, 절망이 될 수 있는 상황을 강조하며 '우주 쓰레기'가 지니는 인류공통의 의의에 대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광활한 우주가 오로지 인류의 것인 것마냥 안일하게 생각하며 수만 개의 인공물을 쏘아올릴 때부터 저자는 우주 쓰레기를 연구해 왔다.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인류는 그동안 깊은 고민 없이 실행했던 '공유지의 비극'을 비로소 체험하는 중이다. 인류의 마지막 미 개척지 우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면 스스로가 어지럽힌 우주를 정리해야 한다. 마치 토성의 고리처럼 지구를 휘감고 있는 우주 쓰레기의 띠를 전 인류적인 차원에서 해결할 확실한 대안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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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넷플릭스 전용으로 개봉한 <승리호>처럼 지구 궤도의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전담반이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영화에 묘사된 우주 쓰레기를 실제로 상상해보면 무척이나 절망적이다. 나사 하나만으로 우주선을 폭발시킬 수도 있는 우주 속에 집채만한 쓰레기들이 날아다닌다면 우주 비행사들은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화성을 넘어 심연의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오늘부터 조금씩 우주를 고요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숨 막힐 정도의 고요, 그것이 우주가 지닌 본원적인 아름다움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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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덮고 있는 3만 7천 개의 파편, <우주 쓰레기가 온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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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갈매나무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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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 성공과 몰락의 변곡점에서 승리하는 단 하나의 원칙
앤드류 그로브 지음, 유정식 옮김 / 부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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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에서 기울기가 변하는 바로 그 점, 변곡점을 지나는 순간 경영 환경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변하기 시작하다. 스마트폰을 통해 모두가 손안에 작은 컴퓨터를 들고 다니기 시작한 순간이 그러했고, 2만 달러짜리 값비싼 계산용 컴퓨터가 2천 달러면 구할 수 있는 퍼스널 컴퓨터가 되었을 때가 그러했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기업의 주식이 종잇조각이 되거나 작은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되는 날카로운 변화가 생기는 바로 그 점이 변곡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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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전략적 변곡점'이라 불리는 시기를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이라는 유기체의 운명을 뒤바뀐다. 실로 많은 제국들이 20~30년에 걸친 장기 집권을 유지하지 못하고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스러져 갔다. 지구 생태계만큼이나 흥미로운 경영 환경 속에서는 공룡이 죽어간 자리를 금세 채우는 새로운 왕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확히는 먼 미래를 내다본 침략자들이 '메가 경쟁'의 시장에서 곡선의 기울기를 변화시킨다. 패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 기존의 거대 세력은 발 빠르게 산업을 읽어야 하고 도전자 또한 거센 혁명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전략적 변곡점의 무서운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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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주변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번 더,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리더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이다. 영업 직군의 중간 관리자와 같이 시장에 보다 밀접한 구성원들은 세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단번에 눈치챈다. 경쟁자는 어느새 턱 밑까지 쫓아와 있고 소비자는 자신들을 외면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리더들은 다른 중대한 사안이 많아서인지 곡선이 변하는 그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리곤 외친다. '아까부터 길을 잃은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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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는 인텔 제국의 아버지와도 같은 앤드루 그로브의 1988년 작(作)이다. 메모리칩 생산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주요 산업군을 옮기며 취임 기간 동안 10배가 넘는 매출액 성장을 이뤄냈던 그는 실로 실리콘밸리를 가능케 한 장본인이었다. 애플과 스티브 잡스, 그리고 넥스트라는 흥미로운 막장 드라마를 지켜보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상을 함께 하면서 인텔은 언제나 IT 기업의 심장이 되어왔다. 그 어떤 산업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IT 업계에서 스스로가 변곡점을 만들고, 누군가 만든 변곡점 뒤의 세상에 기민하게 적응하며 인텔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영향력 있는 진격을 계속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뒤편에는 인텔이 있었듯, 인텔의 뒤에는 앤드루 그로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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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묘한 변곡점을 처음으로 느낀 것은 5천억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던 긴박한 상황 때문이었다. 인텔의 주력 상품이었던 펜티엄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대량 생산 체계를 완성한 1994년, 경영진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또 한 번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 한 미디어에서 시작된 파동은 파문에 가까운 결과를 낳았다. '부동 소수점 장치'라는 칩 설계 상의 오류 때문에 펜티엄을 신뢰할 수 없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고 결국 인텔은 이미 출하된 수백만 개의 칩을 회수하고 새로운 칩을 고객 개인에게 발송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인텔이 4억 7천만 달러가 넘는 비용을 감당했다는 사실보다 흥미로운 점은, '부동 소수점 장치' 파동 이후 IT 업계에 대한 언론과 소비자들의 검열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시장은 갑작스럽게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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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그로브는 이렇게 값비싼 수업료를 내지 않고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경영자는 변화하는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여 수만 명에 달하는 구성원들을 배에서 떨어지지 않게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것이 CEO가 배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이유이다. 그러나 선장실이 수많은 중간 관리자와 중역, 거짓된 소음이라는 두꺼운 외벽에 둘러싸인 덕분에 CEO는 정보를 획득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상반기 실적이 어떻고 하반기 동향이 어떻니 하는 누구나 아는 정보 말고 시장과 거친 경쟁자들의 시커먼 속내와 같은 진짜 정보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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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기업을 이끄는 사람들은 거의 병적으로 예민해야 한다. 편집광이라 일컫는 극단적인 수준의 경계 상태에서도 리더는 쉽게 길을 잃고 만다. 걷고 있는 길이 제대로 된 길이 아닌 것 같다는 동료들의 외침에도 아집과 자만심 등으로 길을 잃고 나서야 잘못을 인정하는 리더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그렇기에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변곡점의 순간과 변곡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기업들의 이야기를 생생히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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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경영전략서의 클래식이라 할 수 있다. 1988년에 출간된 책이 90년대 중반 개정을 거쳐, 2021년이 되어 다시 한번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저자는 책을 집필하던 그 순간에도 새롭게 등장한 기술이 미래의 변곡점을 만드리라 예측했다. 그리고 그 전략적 변곡점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기민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경계했다. 많은 것들이 실제의 것이 되었다. 어떠한 세부적인 기술의 흥망을 예측하는 것이 아닌, 기업 생태를 관통하는 진리와도 같은 '전략적 변곡점'을 통해 30년 넘게 영감을 줄 수 있는 클래식을 탄생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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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경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갈 때에도 곰곰,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미래를 훤히 꿰뚫어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흐름이 어떠한지 기민하게 살피고 새롭게 펼쳐진 패러다임에 휩쓸리지 않도록 '편집광'적인 경계가 필요하다. 자신이 속한 세상을 정확히 꿰뚫는 것, 편집광만이 가능하고, 편집광만이 살아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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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변곡점을 느끼고, 돌파하라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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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과학 - 최첨단 과학으로 밝혀낸 유대의 기원과 진화, 그 놀라운 힘
리디아 덴워스 지음, 안기순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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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으로 들여다본 우정의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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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과학 - 최첨단 과학으로 밝혀낸 유대의 기원과 진화, 그 놀라운 힘
리디아 덴워스 지음, 안기순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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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바빠지면 가장 먼저 외면당하는 것이 우정의 영역이다. 친구와의 약속은 여러 핑계를 들어 교묘히 미뤄지고 사라진다. 가족이나 연인과의 관계에서는 채울 수 없는 또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는 '우정'은 현대 사회에 들어 더욱 축소되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진정한 우정이라 부를 수 있는 관계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줄어들고, 그마저도 먹고살기가 힘들어 피하게 된다. 호모 소시올로쿠스, '사회적 인간'임을 자처하는 인류에게 타인과의 관계는 분명 소중하지만 '사피엔스'들은 그것을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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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라는 존재와의 관계가 아니어도 좋다. 함께 할 수 있는 든든한 이의 존재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군에게 상당한 심적 안정감을 불러일으킨다. 친구가, 동료가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 얼룩말, 물소와 같은 피포식 동물은 맹수 앞에서 두려움을 덜 느낀다. 사람들도 친구와 함께 괴짜스럽고 당황스러운 일을 더욱 잘 '저지른다'. 괜한 용기일 수 있지만 그만큼 타인은 하나의 객체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다. 가족이나 연인은 조금 더 특별하다. 친구는 대신 훨씬 다양한 집단으로 분포한다. 자신의 다양한 면모를 드러낼 수 있고 각각의 친구와 다양한 방식으로 화학작용을 만들 수 있다. 결국 남는 건 친구라는 옛 어르신들의 말씀이, 그저 지나가는 말은 아닌 이유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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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과학>은 사랑도 아니기에 무언가 강렬하지 않고, 과학으로 다루기엔 철학의 영역에서만 정의되어 왔던 '우정'을 뇌과학과 심리학 등 학문적 영역에서 진중하게 풀어낸 책이다. 우정을 과학으로 이야기할 것이 있겠냐는 많은 사람들의 냉소를 뒤로하고 저자는 상당히 과감한 과학적 시도를 꺼낸 것이다. 부모와의 애착 관계에서 시작되는 아이의 감정 분화와 원숭이, 개미, 그리고 인간 집단을 동시에 관찰하며 제시한 동적 생명체의 본성 등을 통해 흥미로운 관점을 다수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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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는 현대인이 받는 스트레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먹고사는 문제도 스트레스이지만 먹고사는 문제에 대부분 인간관계가 포함되어 있다. 사회생활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군상의 타인은 개인을 말라비틀어지게 만든다. 그만큼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상당한 동적 영향력을 받는다. 부정적인 에너지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는 것도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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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관계성이 부족하면 사람은 병든다. 외로움이 사람을 병들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이나 강력하고 나쁜 영향을 미치며, 그중에는 관계의 단절과 소외감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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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과 스트레스 등을 뇌과학의 관점에서 조명한다. 이제 우정도 뇌과학으로 접근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1990년대 뇌 영상 촬영 기술이 급진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연구자들은 우정이 안정감, 용기, 스트레스 해소, 활력 등의 힘을 제공함을 입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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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하는 우정의 형태를 결정짓는 것은 상당히 어릴 때부터 진행된다. 유아기 자녀가 부모와 느끼는 애착 관계에서 뇌는 타인과의 관계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운다. 중학생 무렵이 되어서는 소위 부끄러운 일들, 일테면 거절당하거나 주목받는 행위 등을 통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지위와 역할을 보다 분명히 체험한다. 이때의 경험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치며 우정이라는 무형의 관계가 사람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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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저자는 인간이 지극히 사회적인 존재임을 역설한다. 미국의 경우 20년 내에 어린아이의 숫자보다 노년층 인구가 더 많아지는 날이 도래할 것이다. 비단 미국만의 상황이 아니다. 도시화가 진행되고 의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노년층 인구는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인생을 모두 통달했을 것으로 보이는 노년층조차도 수십 년을 함께 하던 친구의 죽음 앞에 극심한 우울감을 느끼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관계의 단절은 별다른 삶의 변화 없이도 사람을 '자연적인' 죽음으로 인도하기도 한다. 하물며 넘치는 에너지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역동적인 성장을 지속해야 하는 보다 젊은 세대들은 '우정'을 중시해야 할 것이다. 우정이 사라지는 세상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 사회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고 민간의 역할도 중요하다. 결국 인간은 우정을 다시 찾아야만 한다. '진짜 친구'와의 우정만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타인과의 따뜻한 공존을 의미하는 우정은 인류가 획득한 가장 오래된 칭호인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예를 다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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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소시올로쿠스의 관계성, <우정의 과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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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흐름출판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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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 - 작고 찬란한 현미경 속 나의 우주
김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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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발전시키는 과학에도 경중이 있을까. 전자 통신 기술이나 태양광, 에너지 같은 분야는 대기업들이 눈에 불을 켜고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같은 과학 분야임에도 등한시되는 분야는 존재한다. 삼림학이나 고생물학 등은 정부의 지원도 부족하고 사회적인 인식이 탐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인류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분야에 아까운 세금이 쓰이고 있다는 볼멘소리까지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인류 발전에 필요한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는 정말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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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을 연구한다고 하면 양자역학을 연구한다고 하는 것에 비해 대단해 보이지는 않는다. 아마 일반적인 반응일 것이다. 사람들에게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인 기생충이 의외로 인류 역사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하면 더욱 놀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2003년 인간의 게놈 지도가 밝혀지기까지 이름도 특이한 '예쁜꼬마선충'의 역할이 컸다. 인간의 유전체 정보에 비해 30분의 1 정도의 수준을 지닌 예쁜꼬마선충은 사람이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완전히 해독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선충 주제에 위대한 인간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실험'되는' 주체가 된 것은 처음이었지만 덕분에 몇 조 원에 달하는 연구비가 유전학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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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것들이 세상을 구할거야>는 어쩌다 과학자의 길로 들어서, 또다시 어쩌다 유전학 연구라는 고된 길에 들어선 젊고 도발적인 과학자의 이야기이다. 인류가 존재했던 시간의 대부분 동안 주목받지 못하고, 오히려 혐오의 대상으로만 존재했던 예쁜꼬마선충이 인류 유전학 연구에 기여했던 이야기를 무척이나 정성스레 풀어놓는 모습에서 저자에게 과학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소위 기생충이라 불리는 선형동물이나, 미생물, 실험체로 쓰이는 동물들은 사실 인간이 아니었다면 자연의 섭리에 의해 탄생하고 소멸할 운명이었다. 더 오래, 더 건강히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법과 윤리라는 이름으로 같은 인간에게 실험하는 것을 철저히 통제했고 결국 '쓸모없는 것'들이 인간을 구하게 되었다. 저자는 그러한 현실에도 무척이나 아쉬움과 괴로움을 느끼며 생명의 소중함과 나아가 과학의 의미를 깊이 통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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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유전학을 위해 작은 생명체와 함께 하며 느끼는 과학적 깨달음과 인간적 감상을 함께 전한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어쩔 수 없이 생명체를 희생시키는 경우도 있다. 저자 또한 마찬가지로 실험용 쥐를 수도 없이 희생시켰다. 이제 무감각해질 때쯤 되었지만 여전히 저자는 인간을 위한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희생을 숭고하게 여기고 겸허히 받아들인다. 과학자로서의 이성과 인간으로서의 따뜻한 마음을 함께 가지고 있기에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조금 다르다. 그저 연구 실적에만 집중하며 비윤리적인 실험을 일삼는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넘쳐나는 시대에 그는 여전히 인간다움을 강조한다. 인간이 있고 과학이 있다. 인간다움을 잃지 않아야 과학적 진보는 인간에게 이로운 작용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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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따뜻한 과학자의 고뇌하는 생각노트를 읽은 기분이다. 특히나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다 보니 저자는 오늘도 과학과 인간다움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던지고 있다. 어려운 갈등 속에서 따뜻함을 잃지 않기에 저자의 시각은 새로운 자극을 준다. 성장과 발전만이 사회 분위기를 압도하는 지금, 무엇이 올바른 방향인가를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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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을 구한다,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거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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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웅진지식하우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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