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 잔혹사편 - 벗겼다, 세상이 감춰온 비극의 순간들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 이후 인류는 수만 년 동안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과학기술이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사실 불과 몇 세기 전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문화적으로, 사회적으로, 기술적으로 조금씩 더 나아진 방향으로 성장해온 것은 인류사 전반에 걸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나 인류라는 집단이, 그리고 그 개별적인 존재들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다 성숙해졌다고 해서 인류사에 아름다운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산업혁명 이전의 모든 시기를 합친 것보다 많은 탄소를 이후 200년 동안 배출하고 있다.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이라 불릴 정도로 지구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나 '사스'와 같은 감염병 또한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 변화로 인한 결과로 보는 학자들이 대다수이다.

중세시대 유럽에서 자행되던 '마녀사냥'과 같은 형태의 비인도적이고, 비윤리적이며, 비합리적인 행위 또한 오늘날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 분명 크나큰 개선과 발전을 이루었건만 인류의 유전자 속에 그러한 잔혹한 본성이 숨겨져 있는 것만 같다.

<벌거벗은 세계사 : 잔혹사편>은 이처럼 인류의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잔혹하고 참담한 사건사고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조명한 책이다. 인간이 보다 이성적인 존재가 되었다고 여겨지는 오늘날에도 마녀사냥과 같은 집단적인 광기가 자행되는데, 그 옛날 고대나 중세시대에는 어땠을까. 오늘날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이성적인 일들이 가득했다. 책은 다양한 저자들이 '마녀사냥', '블러드 다이아몬드', '기후위기', '미국 총기 사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역사를 거슬러 오르며 인간의 잔혹함을 벌거벗긴다.

쉬운 필체를 쓰였지만 그 주제와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인류가 스스로에게 저지른 참담한 '행위'를 통해 오늘날의 존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큰 경각심을 얻기를 바란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지심리학 - 생각하고 기억하고 결정하는, 우리 뇌와 마음의 작동 방식
존 폴 민다 지음, 노태복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각의 과정과 기원을 좇는 일은 플라톤 시절은 물론 그 너머의 시대, 즉 현생인류가 출현했을 때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대다수는 열매를 따거나 크고 작은 짐승을 사냥하느라 여념이 없었겠지만 그중 일부는 자신의 머릿속에 자꾸만 떠오르는 무언가를 궁금해했을 것이다. 언어가 보다 체계적으로 변하면서 인류는 생각에 대한 생각을 입밖으로 꺼내게 되었을 것이고 스스로를 본능이 아닌 이성에 의해 행동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인지하게 되었다. 따지고보면 생각과 마음에 대해 의문을 품은 것은 꽤나 오래전 일이었다. 생각이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마땅한 도구조차 없었던 시기가 대부분이었기에 연구는 더디게 진행되었다. 그러다 20세기 들어 공학과 의학 분야에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고 마침내 뇌를 두개골 바깥에서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기적과도 같은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사람의 뇌와 생각, 그리고 마음이 연결되는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은 오늘날 가장 뜨거운 학문 중 하나이다. 마치 세상의 모든 진리가 다 풀린 듯한 21세기를 지나고 있지만 '생각'이라는 것이 정확히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여전히 미지수가 많은 영역이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마음'이 단순히 호르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마치 기계의 명령어처럼 정확한 화학 작용에 의한 것인지도 여전히 물음표의 영역이다. 생각이 무엇이고, 마음이 무엇이고, 뇌는 대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알 수만 있다면 사람은 보다 지혜롭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인지심리학>은 오랜 시간 동안 인류사 전체의 고민거리였던 '인지'에 대한 인지와 연구가 어느 정도까지 이르렀는지를 한데 알려주는 책이다. '인지심리학'은 최근 들어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연구 분야이다. 사람의 생각이 어디에서 기원하여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귀결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 고객들의 소비 패턴, 범죄자들의 범행 의도, 관심이 가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면에서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인지'의 과정을 밝히며 실생활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소비심리학, 행동경제학, 범죄심리학 등 다양한 '심리학'의 하위 분야를 통해 접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다시 접하며 '인지'의 과정을 단편적으로 엮어 조금씩 크게 만들 수 있다.

물론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여전히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기술의 발전과 학문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어려움을 많이 허물어뜨렸다. 인지심리학 또한 지수함수의 모양을 따라 급진적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인류의 근원적인 욕망인 '생각'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면 인류는 마침내 우리 마음에 비로소 다다르게 될지도 모른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확실성의 시대 - 찬란하고 어두웠던 물리학의 시대 1900~1945
토비아스 휘터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 물리학의 장구한 발자취를 인물과 함께 알아보는 시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확실성의 시대 - 찬란하고 어두웠던 물리학의 시대 1900~1945
토비아스 휘터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쩌면 현대 물리학이 가장 빛나고 동시에 음울했던 시기. 어릴 적 한번쯤 '제목'은 보았을 위인전 속 위대한 과학자들이 하나 둘 빛나는 업적을 만들었던 시기. 몇몇 여성 과학자는 시대가 그들을 밀어냄에도 전진하며 노벨상과 같은 역사를 만들었다. 셀 수 없는 학자들은 이른바 '고전'이라 물리는 이론들에 자신만의 생각을 녹여내서 더욱 공고히 했고, 또한 그것들을 뒤집으며 한참동안 서로 씨름했다. 그렇게 아인슈타인, 닐스 보어, 마리 퀴리 등과 같은 오늘날까지도 변하지 않는 이론이나 발견들을 정립한 학자들이 탄생했다. 가장 순수한 학문이자 진리와도 같은 물리학 속에서.

<불확실성의 시대>는 19세기 후반부터 1945년에 이르기까지의 기간 동안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씨름하며 진리를 추구하고, 그 진리를 무너뜨리는 진정한 진리를 탐구했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번의 세계 대전을 겪었던 인류 역사상 가장 파괴적이고 잔혹한 시기였던 20세기, 그것도 20세기의 초반은 학자들이 연구하기에는 결코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전쟁에 끌려가 전사한 학자들도 많았다. 자신의 뜻, 그리고 전공과 달리 전쟁 무기를 만들었던 학자들 또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전쟁 속에서도 우편과 서신, 가끔 이뤄졌던 토론회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전체적으로 음울하고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도 물리학은 서서히 꽃을 피워갔던 것이다.

책은 한해 한해 지나가는 시대를 기준으로, 다양한 학자들이 각각의 연도 속에서 어떠한 사상적 진화를 거듭하였는지를 설명한다. 갈등, 발견, 환희, 절망과 같은 다양한 감정과 상황들이 교차하며 50년이 넘는 시간을 물리학자와 함께 여행하는 것이다. 마치 미시 세계가 전하는 빽빽하고 압축된 시야처럼, 반백년이라는 시간은 물리학이 꽃 피우기에는 무척이나 길고 충분한 시간이었다. 가장 불확실하고 파괴적이었던 시기는 모순적이게도, 가장 확실하고 정교하며 변하지 않는 진리를 품는 학문을 꽃 피우기에 가장 환상적인 시기였던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금 수상한 비타민C의 역사 - 아주 작은 영양소가 촉발한 미스터리하고 아슬아슬한 500년
스티븐 M. 사가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필수 영양소만큼이나 사람의 몸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비타민. 비타민에는 학창시절 때 외우는 것이 꽤나 힘들 정도로 많은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비타민 C일 것이다. 시면서도 달달한 보충제로 대표되는 비타민 C라는 영양소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것일까.

<조금 수상한 비타민 C의 역사>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또한 흥미로운 특징을 지니고 있는 비타민 C를 통해 영양소를 향한 인간의 욕망과 역사를 조명하고 그 속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안내한다. "비타민 C"를 교과서가 아닌 일반 과학교양서 등에서 처음 접한 사람들은 괴혈병과 같은 질병이 익숙할 것이다. 분명 소위 "탄단지"로 불리는 필수 영양소는 아니건만, 부족하거나 과도하면 잔혹하다 싶을 정도로 우리 몸을 괴롭게 만드는 비타민은 각각 종류에 따라 다양한 결핍증을 가지고 있다. 모순적이게도 이러한 결핍증을 앓았던 희생자들 덕분에 우리의 선조들은 고립된 배, 특정 작물이 부족한 신대륙 등과 같은 특정한 환경 속에서 어떠한 영양소가 부족한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고민과 탐구는 비타민이라는 영양소 그룹 자체에 대한 크나큰 호기심을 낳게 되었다. 그렇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영양보조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비타민 C의 역사와 함께 비타민이 우리 몸에서 담당하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설명한다. 사실 인류를 비롯한 대부분의 생명체에게 상당히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는 산소가 가득한 지구라는 행성에서 멀쩡히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비타민의 영향이 크고, 나이가 들어도 탄력있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비타민 C의 공이 크다. 덕분에 비타민 C는 가장 구하기 쉬우면서도 인기 있는 영양소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너무나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비타민 C를 향한 인류의 기나긴 여정, 그 여정의 시작에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담겨 있었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