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전 유골과 실종된 여동생의 DNA가 일치한다.’이 한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궁금해지는 소설이다. 이 흥미로운 설정은 하나의 의문이 풀릴 때마다 또 다른 의문을 꺼내놓으며 마지막까지 독자를 이야기에 몰입하게 한다.미스터리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문장이 특별히 화려하지도 않고,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건을 부풀리거나 장황하게 설명하지도 않는다. 대신 독자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적절한 순간마다 새로운 단서를 던진다. 하나의 궁금증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또 다른 궁금증이 기다리고 있고, 그렇게 이어지는 질문만으로도 한 권의 이야기를 끝까지 견고하게 끌고 간다.유전학과 생물학 같은 과학적 소재에 종교와 사회적 유착, 가족의 비밀과 과거의 사건까지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을 한데 엮어 하나의 거대한 사건으로 확장해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처음에는 한 사람의 실종과 정체불명의 유골에서 시작했던 이야기가 점점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과 사건으로 뻗어나가면서 소설의 규모가 커진다. 그 과정 내내 처음 던져놓은 수수께끼의 실마리를 놓치지 않아 이야기가 복잡해질수록 진실을 알고 싶다는 욕구도 커진다.이 소설만의 재미있는 점은 거창한 장치 대신 사소한 요소들로 불안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단순한 의성어나 반복되는 이미지, 꿈과 환영처럼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흐리는 묘사들이 복선처럼 등장하며 묘한 공포감을 만든다. 여기에 인물들 사이의 기묘한 관계와 쉽게 드러나지 않는 과거가 겹쳐지면서 독자 역시 인물들과 함께 미궁 속을 헤매게 된다.드라마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만큼 장면도 선명하다. 장소와 인물의 등장, 대사와 사건의 전환이 시각적이라 읽는 동안 머릿속에서 장면이 빠르게 연출된다. 장르물에서 익숙하게 보아온 설정이나 클리셰도 있지만, 그 위에 복잡하게 얽힌 인물 관계와 과거의 수수께끼를 촘촘하게 배치해 개연성을 높였다.처음 품었던 궁금증이 마지막까지 힘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 아마도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새로운 질문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흩어져 있던 단서와 인물들의 관계가 하나씩 연결되면서 마지막에는 한 권 안에서 사건과 해결이 깔끔하게 완결된다.처음부터 끝까지 ‘그래서 어떻게 된 거지?’라는 질문을 놓지 못하게 하는 소설. 복잡한 해석보다 다음 장을 넘기는 순수한 재미를 오랜만에 제대로 느끼게 해준, 미스터리 추리소설의 즐거움에 충실한 작품이었다.#1차원의삽목 #이미스터리가대단해 #추리소설 #소설추천 #미스터리*도서증정 @ofanhouse.official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