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구원
에단 호크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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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구원』의 윌리엄 하딩은 서른두 살이다. 두 아이의 아빠이고, 누구나 이름을 알 만한 성공한 배우이며, 유명 가수와 결혼했다. 겉으로만 보면 이미 어른이 된 지 오래인 사람이다. 그런데 그의 삶은 조금도 완성되어 있지 않다. 욕망하고 질투하고 허영을 부리고 잘못된 선택을 한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도 상처받는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도 마음을 움직인다.

우리는 어느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직업을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아이를 낳고, 어느 정도 사회적인 자리를 얻고 나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삶을 이루고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막상 그 나이에 도착하면 알게 된다. 삶에는 그런 완성의 순간이 없다는 것을. 서른두 살에도, 마흔두 살에도, 어쩌면 예순두 살에도 인간은 여전히 처음 겪는 일 앞에서 휘청이고 자신의 욕망에 당황하며 어제의 잘못을 오늘 바로잡으려 애쓰는 존재일 것이다.

윌리엄은 그 모든 것을 숨길 생각이 없는 사람처럼 쉴 새 없이 말한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 무너진 결혼, 배우로서의 욕망과 허영,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 동료 배우들과 나눈 대화, 성적인 욕망과 삶에 대한 두려움까지.

『완전한 구원』을 읽으며 나는 에단 호크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냈다고 느꼈다.

예술가에게 어떤 길이 있다면 결국 그것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내는 데 있지 않을까. 에단 호크는 오랫동안 배우로 살아온 사람이기에 자신만이 볼 수 있었던 순간들을 알고 있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의 두려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자신을 망가뜨리는 순간, 박수와 혹평 사이에서 흔들리는 자존심, 다른 사람을 연기함으로써 오히려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기묘한 경험. 그가 살아오며 조금 더 세심하게 바라보고 조금 더 오래 생각했을 순간들의 합이 이 소설 안에 있다.

모두가 자신을 안다고 구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우리는 아마 알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숨통을 조이는 지옥인지, 반대로 얼마나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희열인지.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자신의 연애와 결혼, 실패와 욕망을 이야기하고, 한 번의 잘못으로 한 인간 전체를 설명하려 들 때 그 안에서 자신만이 알고 있는 자신을 지키는 일은 얼마나 어려울까.

그래서 윌리엄의 끝없는 말은 때때로 변명처럼 보이면서도 내게는 진실한 외침처럼 들렸다.

나는 이것보다 훨씬 복잡한 사람이라고.

나는 때때로 실패했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그것만으로 이루어진 사람은 아니라고.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무대에 서는 일을 사랑하고, 허영에 휘둘리면서도 진실해지고 싶어 한다고. 당신과 마찬가지로 매번 흔들리고 실수하면서도 그것을 바로잡고 오늘보다 아주 조금 나아진 내일을 기대하는 한 사람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의 제목에 있는 ‘구원’이라는 단어가 몹시 좋았다. 구원은 주인공이 자신의 위치를 견뎌낼 때 조금씩 일어나고, 아버지가 용서를 구할 때 일어나고, 사람들이 서툰 방식으로나마 서로를 사랑할 때 일어난다. 누군가 자신의 허영과 비겁함을 인정할 때도, 무대 위에서 단 한순간이라도 완전히 진실해지려고 애쓸 때도 일어난다. 그렇게 각자가 자기 자신으로 진실을 말하는 순간을 따라가다 보면 읽는 사람 역시 구원받는 기분이 든다. 세상을 모조리 바꾸지 않아도, 지나간 시간을 없던 일로 만들지 않아도, 어떤 것들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에단 호크는 배우로서도 작가로서도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내가 그를 좋아한 이유도 아마 그것일 것이다. 영화 속에서 그는 언제나 자신이 맡은 인물을 치열하게 이해하고 싶어 하는 사람처럼 보였고, 이 소설에서는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글을 쓰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한때 『비포 선라이즈』를 보며 낯선 도시에서 누군가와 밤새 이야기하는 낭만을 상상하게 했던 배우가 이제는 삶이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흔들리며 살아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또다시 그의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인다.

책의 소개에는 이 책을 향한 찬사가 적혀 있다. 나 역시 그 문장을 그대로 빌리는 것이 이 책에 가장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유명세는 필요치 않다.
그가 마땅히 받아야 할 문학적 찬사를 받는 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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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구매한 도서를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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