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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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이라는 부제에 이끌려 읽게 된 책이다. 세상은 점점 발전하는데 왜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 일을 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저자의 여정이 담겨있는 인문학 책이다.


인문학 책이라는 점에서 눈치챈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은 결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나 또한 아직 한 번 밖에 읽지 못해 저자의 의도를 잘 이해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리뷰를 작성하려고 한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제대로 여가를 보내거나 혹은 빈둥거리거나 또는 게으름을 피우는 방법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일하는 시간 못지 않고 빈둥거리는 시간을 어떻게 알차게 빈둥거릴지 고민해야 한다.


저자는 다양한 여가에 대해 고찰한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운동, 독서, 산책, 대화(수다떨기), TV 시청 등이 그것이다. 저자는 '빈둥거리기', '들까불기'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데, 여기서 여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제대로 게으름을 피우려면 목적의식이 없어야 한다. 정상을 탈환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하는 등산은 절대 여가가 될 수 없다. 그저 걷다보니 산이 있었고, 산을 오르다보니 풍경이 눈에 들어왔고, 계속 나아가니 정상에 도달해 산 아래를 내려다보며 나와 세상의 경계가 흐려지는 그 순간이 바로 '제대로' 여가를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개의 산책을 예로 들기도 한다. 개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산책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주인과 함께 밖에 나왔고, 걸었고, 그래서 주변을 살피고 냄새를 맡고 뒹굴기도 하며 산책 자체를 즐긴다. 이러한 개의 산책처럼 우리는 그저 그 행위를 즐기며 자신이라는 작은 존재를 자각해야 한다고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생각하는 여가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여가란 그저 일하지 않고 노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한번도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여가에 대해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 가장 인상깊었다. 다만, 내가 이해한 바로는 여가의 정의에 대한 저자의 기분이 너무 여유가 없어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도 하다. 다음에 두번째, 세번째로 읽으면 저자의 생각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호기심이 생긴다.



+ 맘에 들었던 구절


<P.68 호지킨슨이 말했듯 커피는 노동자들을 위한 음료다. 차는 그가 지식인이라고 부르는 이들을 위한 음료다>



<이 리뷰는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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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플하게 말한다
이동우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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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의 서평을 신청한 이유는 단순하다. 8월에는 서평을 한 번도 하지 않았기에 서평단으로서의 의무감에 신청한 책이다. 그런데 일반적이고 뻔한 자기개발서를 상상했던 나를 배신한 책이다. 간만에 마음에 쏙 드는 자기개발서를 만났다는 생각에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다 읽고 리뷰를 쓰는 지금도 마음이 두근거린다.

제목은 '말하기'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내용들은 말하기 뿐만 아니라 글쓰기와 나아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에까지 적용가능하다.

기본적이지만 기본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득하는 책은 처음 만난 것 같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기본기 중 내 기억에 가장 오랫동안 남은 것은 세가지 이다. 심리적 거리, 되도록 말을 하지 말 것, 그리고 손으로 글을 쓸 것이다.


<p.39 앞서 노련한 영업자가 친밀한 거리에서 설득을 시도할 수 있었던 건 사회적 거리에서 개인적 거리로, 개인적 거리에서 친밀한 거리로 차근차근 단계별로 거리르 좁혀나갔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말하기 전에 상대방이 잘 들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설득하는 순간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갈 수 있따면 가장 좋습니다>


심리적 거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심리적 거리를 이용해 설득에 이르는 과정을 명확하게 이해시켜 준 사람은 이 작가가 처음이었다. 특히나 이러한 설득의 기술은 화려한 언변을 가진 영업사원에게 필요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일반적인 말하기에도 중요하다는 것을 되짚어주었기 때문에 인상이 깊었다. 과연 나는 심리적 거리를 순서대로 잘 지켰는지, 너무 멀거나 갑작스럽게 가까이 다가간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보게 되었다.


<p.45 우리는 직감적으로 말 많은 사람과 말 잘하는 사람을 분간합니다. 솔직히 말 많은 사람은 거슬리죠.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멋지게 떠들어도 우리는 그를 말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 잘하는 사람은 그렇게 말이 많지 않습니다. 그들은 해야 할 이야기를 하고, 청중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할 줄 압니다... p.94 성공한 플랫폼이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우버, 애플 등은 고객의 시간을 줄여주기 위해 존재합니다>


진정으로 말을 잘 하는 사람은 '잘 듣는 사람'이라다는 말은 흔하게 들어왔던 말이다. 그래서 이런 말을 듣거나 책을 읽을때마다 내가 말하기 보다는 타인이 말하는 것을 듣겠다고 결심하지만, 막상 대화를 시작하면 말을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 내가 아는 내용이 나오면 아는체도 하고 싶고, 듣기만 하는 것이 지겨워 나도 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 그동안 내가 말을 적게 해야하는 진짜 이유를 몰랐기 때문에 더 어렵게 느꼈던 것 같다. 저자가 말한 '고객의 시간을 줄여주기 위한 존재'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상대방의 시간을 줄여준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가? 이 목표를 위해서 요약정리를 잘해서 심플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고 때문에 장황하게 수다를 떨기보다 핵심을 말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을 보고 우리는 '말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말을 적게 해야하는 필요성을 찾은 것 같았다.


<p.252 글을 쓰는 건 종합 행위입니다. 정리하거나 생각하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더라도 글을 쓰는 순간, 두 가지가 한꺼번에 완성되죠.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생각을 어떻게 행동에 옮겨야 할지도 알게 됩니다. 말할 때 자꾸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글로 직접 써보세요. 글로 옮겨보면, 어렵게 느껴졌던 부분이 실은 아주 작은 문제였음을 알게 됩니다>


저자는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오랜시간 손으로 직접 글을 쓰는 훈련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저자는 독서방송과 라디오방송, 강의 등을 하기전에 직접 손으로 글을 썼다고 한다. 손으로 직접 글을 쓰면 생각이 정리되고 기억력과 집중력도 높아지며 무엇보다 말을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내내 느꼈던 점이 바로 다른 책들과는 달리 집중하기 좋고 가독성이 뛰어난 책이라는 것이었다. 이 책은 글을 읽는다기 보다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보통 책을 소리내어 읽으면 호흡보다 긴 문장때문에 숨이 모자라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의 문장들은 소리내어 읽어도 벅찬 문장이 하나도 없다. 어조와 억양이 느껴지는 것처럼 살아있는 문장이 바로 이 손으로 글쓰기에서 비롯된 모양이다.

저자가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읽고 바로 실천에 옮겨보았다. 책 사이에 작은 메모지를 끼워두고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메모해 보았다. 원래 나는 리뷰를 쓸때 문장이 장황하게 늘어진다. 스스로도 그것을 자각하지만 막상 글을 쓰다보면 잘 고쳐지지 않는다. 그런데 저자의 조언에 따랐더니 문장이 이전에 비해 훨씬 간결해졌다. 또한 내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고 상상하면서 글을 썼더니, 문어체 느낌이 강했던 단어들을 구어체에 가까운 단어로 고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저자의 조언을 잊지 않고 실천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글을 잘 쓰고 말을 잘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었다.


+ 기억해 두고 싶은 다른 이야기들


<p.153 조직 생활에서도 가끔 열정만을 내세우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의 말은 늘 그럴싸하지요.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열정만 가지고는 목표를 이룰 수 없습니다. 평정심을 갖고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히 노력해야 비로소 목표에 가 닿을 수 있는 것이죠>


<p.251 심리학자 데이비드 엘키드는 이러한 현상을 상상 속의 청중 효과라고 일컬었습니다. 우리는 세상 모든 사람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믿으며 상상 속의 청중을 의식하며 행동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보통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씁니다>


<p.256 자기중심주의를 버리세요. 우선 여러분이 아는 것을 다른 삶도 알 거라는 전제를 버려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전할 때 상대방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전제로 시작해야 해요>


<이 리뷰는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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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좀 빼고 삽시다 - 아픔을 끌어안고 사는 우리들에게
명진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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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단순히 "명진 지음"으로 표기되어서 저자가 스님이라는 것을 몰랐다. 내가 아는 스님이라곤 법륜스님과 혜민스님뿐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스님의 등장에 호기심이 들었다. 제목을 보고 '노력하지 말고 지금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라는 뜻인가?'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책이었다. 이 책은 명신스님의 자전적 에세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어린시절부터 어떻게 불가에 귀의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한 사람의 일생이 담겨있다. 제목과 달리 명진스님은 참으로 치열한 인생을 살아오셨다.

어린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새어머니와 갈등을 겪고, 성인이 되어 해군으로 입대한 동생의 죽음을 겪어야했고(심지어 해군에 입대할 것을 권한 것이 명진스님이었던지라 더욱 그의 충격이 컸을 것이다), 동생의 죽음 이후에는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했다. 똑같이 인간으로 태어나 나는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하는지, 나라는 존재는 도대체 무엇이고 삶이란 무엇인지, 이러한 의문에 답을 찾고자 스님이 되기로 결심하였고, 그 후에도 단순히 절에 머물려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기다린 것이 아니라 직접 깨달음을 찾기위해 도를 깨우친 이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공부를 했다. 그 뒤로 광주민주화 운동의 진상을 알게 된 뒤 불교의 사회참여에도 고민하고 변화를 이끌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였던 그의 삶을 보고 있자면 그저 흘러가는대로 평범하게 살아온 나의 삶을 돌아보며 숙연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듯 치열한 삶을 살면서 명진스님이 얻은 깨달음을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p.55 복을 구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복은 누군가에게 빌어서 받는 게 아니라 내가 지어서 내가 받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과란 것이 얼마나 무서울 정도로 분명한지...복을 짓고 좋은 일 하는 것은 남이 하는게 아니다.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다>


어린 시절에는 인과응보, 권선징악이 세상의 당연한 진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크면서 세상은 꼭 인과응보와 권선징악이 이루어지는 곳이 아닌 불공평한 곳이라는 염세적인 생각에 빠졌었다. 그런데 요즘은 다시 인과응보와 권선징악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여전히 나쁜 짓을 한 사람이 오히려 떵떵거리는 속상한 일이 벌어지는 세상이지만, 적어도 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인과가 나에게 돌아온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다. 타인을 흉보는 것은 결국 나에게 돌아오고, 내가 게으름을 피운 일도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 적어도 '내 인생'에서는 '나 자신'에게는 인과응보와 권선정악이 이루어지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내 잘못이 나에게 돌아오지 않도록 말과 행동을 조심하게 된다.


<p.171 옆으로 가야 되는데 왜 시선은 아래를 향합니까. 시선이 아래로 가니까 정신은 그쪽으로 가면서 몸의 밸런스가 깨져 넘어지는 겁니다. 경사가 높은가 낮은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어차피 넘어질 거며 아래를 내려다봐도 넘어질 테고 안내려다봐도 넘어질 테니 아래쪽은 아예 신경을 끄고 스님이 가려고 하는 쪽만 집중해서 바라보세요>


나는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호기심도 많다. 그래서 어릴때부터 이것도 배웠다가 저것도 배웠다가, 이것도 해봤다가 저것도 해봤다가 많은 일을 경험해 보았다. 그런데 워낙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다 보니 어느 것 하나 진득하니 결말을 본 일이 없다. 어떤 일이든 알기는 알는데 진짜 마스터한 일은 없다는 것은 나의 콤플렉스 중 하나이다. 차라리 하나를 진득하게 붙잡고 있었더라면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능력을 경쟁력으로 갖출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을 감출 길이 없었다. 그런데 이 구절을 읽고 내가 왜 한 가지를 오래 붙잡지 못했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길을 가면서 내가 가는 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사람도 쳐다보고 내 위치가 어디쯤인지 가늠해보고 뒤도 다시 살펴보고, 옆 길은 무엇인지 바라보았다. 이것이 내가 한 가지를 끝까지 유지할 수 없었던 이유가 아닐까? 이제는 어떤 일이든 그저 묵묵히 내가 가는 길만 살펴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p.307 마음에서 힘을 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가? 모른다. 그 알 수 없는 물음 속으로 끝없이 몰입하다 보면 자연히 힘이 빠진다. '안다'라는 생각이 모두 비워지면 내가 정말 '모른다'는 생각만 오롯이 남게 된다.>


책에게 나에게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수행의 과정을 등산을 하는 것과 비유한 부분이었다. 명진스님은 사람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하는 과정이 정상까지 도달하기 위해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산을 절반정도 오른 사람들이 목표인 정상이 아니라 뒤를 돌아보는 것에 있다고 한다. 뒤를 돌아보니 꽤나 높아진 산의 높이가 보이고, 저 멀리 풍경이 한 눈에 들여다 보인다. 그러면 사람들이 내가 깨달았구나 착각에 빠지게 된다. 책을 통해 깨달음을 얻기위해 몇 년간 독서에 집중했던 나는 조금씩 자만하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아직 산 중턱에 불과할 뿐 목표를 향해 더욱 정진해야 한다는 꾸짖음이었다.

스님이 말하는 '힘 주고 사는 사람들'이란 수행 도중 안다는 교만에 빠진 사람들을 일컫는 것이 아닐까? 말로는 간단하지만 그 무엇보다 여러운 자세, "스스로가 모른다고 인정하고 편견없이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바로 힘 빼고 사는 방법으로 스님은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제목과는 달리 너무 치열한 인생을 살았던 스님의 일생을 읽으며 처음에는 '내가 기대한 내용은 이게 아닌데'라는 불만을 가졌었다. 그러나 책의 결말이 다가올수록 교만한 스스로를 반성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 리뷰는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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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 오프라 윈프리, 세기의 지성에게 삶의 길을 묻다
오프라 윈프리 지음, 노혜숙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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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의 책이라는 것을 알자마자 호기심에 바로 서평을 신청한 책이다. 이 책은 오프라 윈프리가 그동안 촬영해온 <슈퍼 소울 선데이> 라는 토크쇼에서 출연자들과 '영성'에 대해 나눈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처음에 영성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 당황했다. 

그런데 그 당황을 이겨내고 책을 읽어가다보면 그들이 말하는 영성이 어떠한 것인지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깨어 있는 것은 지금 여기서 사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반려견과 함께 있거나, 어떤 일이나 창작에 몰두하고 있거나, 진정으로 그 순간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얼마전 읽은 책에서도 그렇고 다양한 철학서, 에세이, 자기개발서에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여기서도 등장했다. 바로 '현재를 살아가라'는 것이다. 지금 내가 존재하는 현재를 인식하고 현재에 최선을 다해 스스로의 목표를 위해 살아가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신은 지금까지 한 번도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어"라고요. 하지만 신은 모든 기도를 듣고 있습니다. 때로 '노'라는 응답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그럴 때 나는 좀 더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그 답이 예스이거나 노이거나 관계없이 성숙하는 법을 배우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우리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길때마다 왜 내 운명을 이렇게 가혹한 것인지 신을 원망하곤 한다. 그래서 신이 '노'라고 이야기하더라도 그것이 나를 성숙하게 만드는 배움이라는 생각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어려움을 마주했을때 도대체 어떻게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하는 힘들때가 있는데, 이렇게 나를 성숙하게 하는 배움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려움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스스로 삶을 관리하지 않거나, 우리의 삶에 기획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면, 그저 매일 아침 일어나 출근하고 시키는 일만 하며 월급을 받아 살게 되고., 그건 좀비처럼 사는 것과 다름없다...내 인생이 책이고 내가 작가라면 이 스토리를 어떻게 끌고가야하지?>


처음 이직을 하고 지금 직장에 왔을때는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일에 의욕이 넘쳤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나는 매일매일 지겹다는 생각을 하면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하루가 괴롭다고 느껴질 지경에 이르렀다. 회사에서 생긴 문제로 업무에 대한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런데 책을 읽고 호되게 혼이 난 기분이었다. 내 일생에서 직장은 참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그런 직장에서 나는 내 인생이라는 스토리를 낭비하고 흘려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번쩍 정신이 들었다.


<그 일이 당신에게서 힘을 앗아가는지, 정신적으로 피곤한지, 당신의 영혼을 다치게 하지는 않는지, 마음 한구석으로 혼란을 느끼고 있는지, 기진맥진해지는지 생각해보십시오. 하루 일을 마치고 나면 피곤하기는 해도 생명력을 잃어가는 것처럼 정신적으로 고갈되지는 말아야 합니다>


직장은 월급받으려고 다닌다거나 그냥 하루하루 평온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은 최근 내가 자주하는 말이다. 그런데 내 몸은 편해질지라도 마음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왜 내 인생이 행복하지 못하는지 의문이 계속 되었다. 그 답을 이 책에서 조금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오프라 윈프리와 출연자들이 깨달았다는 영성을 정확이 깨달은 것은 아니다. 아마 이들처럼 영혼을 올리는 깨달음을 얻으려면 책을 좀 더 곱씹어 생각해보고 다양한 경험과 사색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이 책을 통해 내가 내 인생이 나아갈 길을 깨닫게 되는 순간을 맞기위해 노력할 방향을 알 수 있었다.



(이 리뷰는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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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 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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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스티브잡스의 사망소식이 들려왔던 날을 기억한다. 암투병을 하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미 한 번 암투병을 하고 돌아왔던 전적도 있고, 아직 젊다면 젊다고 할 수 있는 50대의 나이였던 그였기에 그렇게 쉽게 떠날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잡스의 사후 팀 쿡이라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애플의 CEO가 된다고 하길래 이제 스티브잡스가 없는 애플은 내리막길을 걷겠구나 하고 생각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애플은 더이상 발전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만큼 스티브잡스는 너무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해 왔으며, 누구보다 강력한 이미지를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팀 쿡이 CEO에 오르고 초반은 조금 주춤했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처음으로 대화면 아이폰을 등장했을 때, 스티브 잡스의 신념(스마트폰은 휴대성을 위해 작고 가벼워야한다)을 거스르는 일이라며 애플마니아였던 지인은 팀 쿡의 사업방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그 누구도 팀 쿡의 애플을 무시할 수 없다. 애플은 스티브잡스의 사후 더이상의 발전이 없을 것이라는 많은 예상과 달리 어마어마한 현금보유량을 가진 최고의 저력을 가진 기업으로 우뚝 섰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누구에게나 최고의 천재로 추앙받았던 스티브잡스와 달리 우리는 팀 쿡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애플과 스티브잡스를 거의 동일시했던 이전과 달리 지금은 "애플은 애플일 뿐" 애플을 듣고 팀 쿡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가 리더로써 큰 역할을 하지 못한 걸까? 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내 생각이 크나큰 착각임을 깨달았다.



팀 쿡은 조용한 리더이다. 그는 자신을 크게 포장하지도 않고, 사생활의 많은 부분은 베일에 쌓여있으며, '고집불통'이라고 불렸던 잡스와는 달리 차분한 성격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무서운 리더이다. 조용한 만큼 큰 저력을 숨기고 있는 리더였음을 이 책을 읽게 되면 쉽게 깨닫게 된다.



스티브잡스 사후 처음 팀 쿡의 이름을 들었을때 의아했다. 한번도 접해본 적 없는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도대체 어떻게 잡스의 뒤를 잇게 된 것인지 궁금했다. 그런데 사실 쿡은 오래전부터 잡스의 오른팔로 일해왔던 능력자였다. 그는 애플 입사 전 IBM과 컴팩 등 저력있는 회사를 거치며 특정분야가 아닌 회사의 전반적 모든 업무를 익힐 수 있었고, 그래서 스티브잡스의 눈에 띄어 그의 오른팔로써 일하게 되었다. 특히, 스티브잡스가 췌장암 투병으로 회사를 비웠을 당시 문제없이 회사가 돌아갔던 것도 모두 쿡이 잡스의 빈자리를 문제없이 메꾸었기 때문이었다는 부분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즉, 쿡은 이미 오래전부터 스티브 잡스를 대신할 애플의 차기 CEO로서의 준비를 차근히 진행해왔던 것이다. 다만, 그는 잡스의 뒤에서 묵묵히 일하는 타입이라 그의 실력이 잘 드러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또한 애플의 CEO가 된 뒤 그의 행보를 보면 그가 참 영리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스티브 잡스를 너무도 사랑하고 그의 천재성에 찬사를 던졌던 많은 이들은 스티브 잡스를 대신할 인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사람들의 생각을 잘 잡아낸 쿡은 절대 자신을 "스티브잡스처럼"이라는 말의 틀에 가두어두지 않았다. 그는 애플이 스티브잡스의 유지를 따를 것이며 스티브 잡스가 일구어낸 애플은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라는 말로 불안해하는 고객들을 안심시켰으며, "나는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 그러므로 팀 쿡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말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을 부드럽게 설득했다. 그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어떤 위치에서 평가받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 자리에서 사람들을 설득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애플에 전혀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부를 등한시 했던 스티브잡스와는 달리 그는 기부와 환경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진 사람이었고 CEO가 된 뒤, 그 신념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스티브잡스 생전에도 많은 이들이 애플을 사랑했으나 그것이 획기적인 제품과 고객중심 서비스에 대한 사랑이었다면, 팀 쿡이 이끄는 애플은 "이게 바로 우리가 사랑하는 애플이지"라는 자랑스러움까지 느끼게 만들어주었고, 이는 더 높은 고객충성도로 돌아왔다.



팀 쿡은 예전에 '애플의 살림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화려한 스티브잡스와 달리 뒤에서 묵묵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보통 우리는 이런 사람은 빛을 보지 못하고 열심히 일만하다 끝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팀 쿡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담담히 받아들여 수행해왔고 결국 한 회사의 CEO라는 자리까지 묵묵히 받아들여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있다. 조용히 묵묵히 열심히 일해온 그가 화려한 천재들이 가득한 비즈니스 업계 최상위층에 도달해 또 묵묵히 업적을 달성해나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반드시 화려해야만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묵묵히 일하는 이들도 빛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기도 한다.



<팀 쿡>에 대해 다룬 책인 만큼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살펴보면 대부분 팀 쿡 그 자체에만 주목하는 모습이 많았다. 그러나 이 책은 팀 쿡의 이야기만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애플과 관련한 가장 인기 많은 블로그 편집장이 쓴 책인 만큼 이 책에는 애플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가득 담겨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애플스토어도 없이 애플에서 홀대받는다는 인상이 깊어서 그런지 이렇게 애플을 사랑하는 미국인의 모습이 참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책 내용 중  "삼성이 단순히 냉장고 티비 같은 가전제품이나 만들어 돈버는 회사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삼성의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었다. 우리와는 다른 시각에서 애플을 바라보면 어떤 모습인지 상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는 점도 내가 이 책을 즐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 리뷰는 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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