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원래 그런 건 없다. 지금 그런 것뿐이다.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은 문명의 초석이다. 문맹은 기형으로 취급된다. 육체적으로 기형인 사람들을 겨냥하던 조롱의 방향이 문맹인 사람들 쪽으로 점차 바뀌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만일 문맹자가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조심스레 살아가려 한다면 별 탈 없이 지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괜찮다’고, ‘그럴 수 있다’고, ‘누군가를 잡은 손과 놓친 손이 같을 수 있다’고. 소리의 두 눈에 어느새 물기가 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