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아주 자잘한 상처가 났다. 거슬리고 쓰라린데 그렇다고 병원에 가거나 약을 바를 정도로 많이 다친 것도 아니라 혼자 참을 수밖에 없는 상처. - P64
많이 싸웠다. 힘들고 피곤하고 어려운 일들 앞에서 모두 예민했다. 쉽게 실망하고 화내고 포기했다. 자신의 바닥을 보여 주었고 상대의 바닥도 보았다. 그래서 오히려 신뢰가 생긴 관계도있고 어긋나는 관계도 있었다. 어쨌든 축제를 준비하는 동안 소란과 다윤과 은지와 해인은 맨날 붙어 다니는 네 명이 되었다. - P138
"나는 나쁜 년 할 테니까 너네는 한 번만 나쁜 딸 하라니까. 왜미리부터 착한 척을 하고 그래? 내가 보기에는 다 허락받을 수있을 것 같은데." - P151
초록색일 때 수확해서 혼자 익은 귤, 그리고 나무와 햇볕에서 끝까지 영양분을 받은 귤, 이미 가지를 잘린 후 제한된 양분만 가지고 덩치를 키우고 맛을 채우며 자라는 열매들이 있다. 나는, 그리고 너희는 어느 쪽에 가까울까. - P161
절박하고 뒤틀리고 아슬아슬한 약속. 그 선택으로 인해 대학이, 진로가, 미래가, 인생이 뒤집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알지만 감수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냥 순간의 여러 감정과 계산이 빚어낸 결과였다. 겨우 열여섯. 밤이었고, 넷이 함께 온 첫 여행이었다. 어느 정도는 충동적인 판단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었다. 진심이 아닌 것도 아니었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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