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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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Chimamanda Ngozi Adichine)가 테드 X 유스턴에서  We should all be Feminist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던 내용이 책으로 나왔다.

페미니스트라는 말의 정확한 뜻을 모르더라도 그 단어를 듣는 사람은 부정적인 생각을 떠올린다. 그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페미니스트는 남편을 얻지 못해 불행한 여자일까? 서구적인 문화에서 온 개념일까? 남자를 미워한다는 뜻일까?  화장도 하지 않고 면도도 하지 않고 유머감각도 없고 늘 여자가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일까? 왜 그렇게들 생각하는 걸까?

 

우리가 남자들에게 저지르는 몹쓸 짓 중에서도 가장 몹쓸 짓은, 남자는 모름지기 강인해야 한다고 느끼게 함으로써 그들의 자아를 아주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남자들이 스스로 더 강해져야 한다고 느낄수록 그 자아는 더 취약해집니다.    p.31

 

오늘날 젠더의 문제는 우리가 각자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도록 돕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람이어야만 하는지를 규정한다는 점입니다.    p.37

 

어쩌면 이렇게 구구절절 명언일까. '남자는 모름지기 강인해야 한다'라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억울해하고 위축되고 자존심 상해하고 상처받는 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

 

시대가 변했다고들 말한다. 사회가 변해 여성들이 살기 좋아졌다고 말이다. 물론 옛날보다 더 많은 기회가 여성에게도 주어지기는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태도, 사고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디치에는 말한다. 젠더가 아니라 능력에,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남자도 자기가 먹을 음식은 스스로 요리할 줄 알야야 하고, 자기 자식의 기저귀를 갈고 목욕을 시키고 재워야 한다. 다들 그렇게 하지 않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자. 아내가 바쁘니까 내가 '해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내가 이런 일도 하는데 '고맙다'는 말도 안한다고 불평하지는 않는지. 사실 조건이 붙어서도 안 되고 대가를 바랄 필요도 없는 일들인데 말이다.
아디치에는 페미니스트를 단지 인권 옹호자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런 막연한 표현을 쓰는 것은 젠더에 얽힌 복잡하고 특수한 문제, 즉 여성의 문제를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에 관한 해법을 이야기하려면 그 사실부터 먼저 인정하는 것이 순서다.
남자들은 (때론 여자들도) 페미니즘이란 개념에 위협이나 거부감을 느낀다. 아직도 남자가 당연히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남자가 태생적으로 나쁘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만일 그러지 못 했을 경우 남자들은 자존감이 상처받을까 봐 불안해한다. 이런 사고방식, 무척 익숙하다. 사실 이것이 바로 문제의 핵심이다. 불안을 느낀다는 점에서 남자들도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남자들은 젠더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들은 특권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위가 아닐 때 (특권이 박탈당할 위험을 느낄 때) 받는 자존감의 상처도 그때뿐일 경우가 많다. '여자가'라거나 '남잔데'라는 생각이 작용하는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생각하고 싶지 않더라도.......).

 

나는 페미니스트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맞아, 오늘날의 젠더에는 문제가 있어, 우리는 그 문제를 바로잡아야 해, 우리는 더 잘 해야 해, 하고 말하는 사람이라고요. 여자든 남자든, 우리는 모두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합니다.   p.52

 

그렇다. 모두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바뀐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바꿔야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거듭 반복하면, 결국 그 일이 정상이 됩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거듭 목격하면, 결국 그 일이 정상이 됩니다. p.16

젠더에 대한 우리의 생각들은 아직 충분히 진화하지 못 했습니다. p.21

우리가 남자들에게 저지르는 몹쓸 짓 중에서도 가장 몹쓸 짓은, 남자는 모름지기 강인해야 한다고 느끼게 함으로써 그들의 자아를 아주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남자들이 스스로 더 강해져야 한다고 느낄수록 그 자아는 더 취약해집니다. p.31

페미니스트 : 모든 성별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
p.51

나는 페미니스트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맞아, 오늘날의 젠더에는 문제가 있어, 우리는 그 문제를 바로잡아야 해, 우리는 더 잘 해야 해, 하고 말하는 사람이라고요. 여자든 남자든, 우리는 모두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합니다. p.52

여자들이 자신을 움츠리는 것은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에 작용하는 힘 때문이었다. 친웨 아줌마는 부유함도 여자를 그런 힘으로부터 막아주진 못한다는 사실을 내게 일깨워주었다. 교육도 아름다움도 그 힘을 막아주지 못한다는 것을. 아줌마의 영향 덕분에 나는 자랑스럽고 복잡한 내 여성성을 원래 모습 그대로 살아내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너는 여자니까"라는 말은 무엇에 대해서든 유효한 이유가 아니라고 거부하겠다고.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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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사춘기가 왔다 라임 청소년 문학 10
프리드릭 얼링스 지음, 김지애 옮김 / 라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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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을 떠나보내는 일이 어쩌면 우리가 인생에서 겪는 가장 큰 사건인지도 모른다. 그러면 언제쯤 어린 시절을 떠나보내고 또 언제쯤 어른이 되는 걸까?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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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3 20: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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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9 15: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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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 탈출 아름다운 청소년 11
제인 볼링 지음, 이재경 옮김 / 별숲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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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광산. 어린 소년들이 불법 광물 채굴에 동원돼 착취당한다. 그 중엔 삶에 대한 기대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버린 채 모진 세월을 견딘 끝에 아이들을 통솔하는 반장이 된 레길레가 있다. 레길레 옆에는 희망을 버려야 살아남을 수 있는 그곳에서 얼굴을 반짝이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타이바가 있다. 타이바의 희망은 황당해 보이지만, 참담한 상황에서 포기한지 오래라고 생각한 믿음에 불씨를 붙인다. 레길레와 타이바가 꿈꾸던 희망은 어떤 현실에도 굴하지 않는 힘이되어 둘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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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리그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1
데이비드 알몬드 지음, 김연수 옮김 / 비룡소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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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만이 아름다운 것은 아닙니다. 아름다움이란 스켈리그에게서 천사를 본 미나처럼, 고향 동네에서 아름다움을 느낀 데이비드 알몬드처럼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듣는 능력을 뜻합니다. 우리가 아름답게 세상을 바라볼 때,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스켈리그가 마이클과 미나에게 가르쳐 준 것도 바로 이 얘기입니다. 어두운 시절과 힘든 일이 찾아오더라도 이 사실을 잊지 마세요."
김연수 (옮긴이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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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폴드왕의 유령 - 아프리카의 비극, 제국주의의 탐욕 그리고 저항에 관한 이야기
아담 호크쉴드 지음, 이종인 옮김 / 무우수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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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 반대와 해방 운동이 한창이던 시기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잔혹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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