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셋이서, 서로의 콧김이 생생히 닿는 터무니없이 가까운 거리에 다정한 듯 둘러앉아 우리는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내가 열다섯 살이 아니라 다섯 살이라면 입을 최대한 커다랗게 벌리고서, 으아, 하는 괴성을지르며 울어 버릴 수 있을 텐데. 이 어색한 분위기를 순식간에 뒤집어 버릴 수 있을 텐데, 어떤 시기로부터 아주 멀리 와 버렸다는 실감이 들었다. - P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