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비록 고리대금업 졸부의
자식이지만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그는
무엇이 되고 싶었는가
무리속에 섞이지 못하여
스스로 ˝익살꾼˝을 자처하고
더 나아가 방탕과 환락에
빠져 삶의밑바닥 사람들과
어울리며
근근히 자존감을 지키며
알량한 지식과 예술감을 토해냈다.
그들만의 리그 처럼
그 무리 속에서만 그는 자신이
눈부시게 아름답다고 착각한다
그는 여기선 왕이 되었고
그는 저기선 광대가 되었다
그게 현실이라면
다행이지만
슬프게도 까마득한
어두운 꿈속에서 였다
그 안에 머물며
헤어나오질 못하며
거울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보이는건 호숫가에
비친 자신의 모습
그 모습을 너무 사랑해서
빠져버린 나르시스처럼
그는 그의 애인과
어느 외딴 시골집에서
운명을 달리한다.
인간의 내면
심해층 바닥처럼
깊숙히 자리잡은
인간의 심리를
이리도 처절하게 나타내다니.
얼마전
친구와 심하게 다투었다
오래전 그의 방 한 구석에
그 책이 놓여져 있었다
˝인간실격˝
다자이오사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