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비록 고리대금업 졸부의
자식이지만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그는
무엇이 되고 싶었는가

무리속에 섞이지 못하여
스스로 ˝익살꾼˝을 자처하고
더 나아가 방탕과 환락에
빠져 삶의밑바닥 사람들과
어울리며
근근히 자존감을 지키며
알량한 지식과 예술감을 토해냈다.

그들만의 리그 처럼
그 무리 속에서만 그는 자신이
눈부시게 아름답다고 착각한다

그는 여기선 왕이 되었고
그는 저기선 광대가 되었다

그게 현실이라면
다행이지만
슬프게도 까마득한
어두운 꿈속에서 였다

그 안에 머물며
헤어나오질 못하며
거울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보이는건 호숫가에
비친 자신의 모습

그 모습을 너무 사랑해서
빠져버린 나르시스처럼

그는 그의 애인과
어느 외딴 시골집에서
운명을 달리한다.

인간의 내면
심해층 바닥처럼
깊숙히 자리잡은
인간의 심리를
이리도 처절하게 나타내다니.

얼마전
친구와 심하게 다투었다
오래전 그의 방 한 구석에
그 책이 놓여져 있었다

˝인간실격˝
다자이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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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16-06-10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심리를 이렇게도 처절하게 나타내다니.˝
저도 다음번엔 이 책을 대출하고 싶어 메모합니다.

<글쓰기> 모두 읽어 보고 갑니다.
짧은 줄로 적어 두셔서 읽기에 참 좋았어요.^^


영혼을위한삼계탕 2016-06-10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 글 편하게 읽어주셔서
저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