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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전화가 온 것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아내를 보고 있을 때 였다
오랜만에 연락이 왔던터라
반갑기도 두렵기도 했다.
달리는 차안이라고 했다.
앞으로 몇 백마일은 더 가야
일주일안에 도착한다고 했다
친구를 알게 된건
고등학교 때 였다
축구 농구 영어공부 게임밖에
모르던 나에게 그는
˝같이 노래방 가지 않겠어?, 여자애들도 있어˝라고
말을 했고 나는 그와 군대 제대를 할 때 까지
함께 했다
군면회를 갔을 때도
그와 그의 여자친구 나
이렇게 식어버린 치킨을 먹었다
그의 여자친구는 언제나 새로왔다.
외모가 좋고 언변이 좋은
그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청년이였다
호주 어딘가에서 어딘가로
이동중이라 했다
시일이 급해 밤에도 운전을 한다고 했다.
유학생으로 시작해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시민권을 얻기 위해
살았다
뻔한스토리
애가 딸린 연상의 섹시한 돌싱녀와의 동거
서로에 대한 불신
동업자의 배신으로
살던집을 넘기고
새로운 곳 으로 가는 중이라 했다
전화통화
˝ 잘지내? 어딘가로 운전 중이야.
이놈의 도로는 끝이 없어
밖은 빛이 없어 새카맣고
보이는건 내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 과
아스팔트 바닥 뿐이야.
마치 우주속을 해매는 셔틀 같아˝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MB정부 때였던 것 같다.
일본인 ˝교코˝는
자기를 ˝엘레나˝로 부르면 안되냐는
말기 에이즈 환자 쿠바인 ˝호세˝를
빨간색 미니밴에 태우고
마이애미로 간다.
여정
조지아주 경찰을 만났을 때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내장과 뇌를 흔드는 컨트리 음악을
틀고 위기를 모면하고
어린 흑인꼬마 에게 약봉지를
강도 당할뻔도 우여곡절
교코는 유년시절의 힘이 되준
호세에게 무엇이 되고 싶어서 일까
미니밴의 여정 속에
교코 호세 그리고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