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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전쟁
김이환 지음, 식스센스 기획 / 푸른여름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사실 이 작품이 발표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심 기대를 많이 했다. OSMU라는 것이 관례상 영화 기반의 콘텐츠를 진행하는데 반해, 이 작품은 그 반대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영화감독과 드라마 제작PD, 그리고 소설가라는 이종결합이 성사되었다는 점에 있어서도 기획자의 시도가 참신하게 느껴진다.
영화처럼 훅은 "만약 우리 동네에 외계인이 나타난다면?"을 스토리 컨셉으로 육체는 없고 정신만 지구에 내려온 외계인, 인간과 소통하기 위해 말을 하는 개와 고양이, 안개와 격리벽 때문에 외부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서울의 한 동네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모든 것이 판타지인 시점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시간, 지금의 공간을 무대로 한다.
반면 소시민들, 소수자들에 대한 성찰도 마다하지 않는다. 취업준비생, 트랜스젠더, 외국인 노동자들을 등장시켰고, 이들의 공통점은 생존과 권리를 위한 고분분투하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외계인 침공이라는 재난 속에서 역시나 고분분투하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형성된다. 여기서 나는 "미드"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어떤 영화 평론가가 그런 말을 했다. "미드"의 기본은 "재난"이라고. 다양한 인종들이 섞여 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아무리 인종을 넘어선 화합을 이루어 낸다 하더라도 사건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재난을 집어 넣고, 이에 대해 다양하게 반응하며 생존과 평화를 위해 하나로 똘똘 뭉치는 미국사회를 그려낸다는 것이다. 분명 현재의 한국에 살고 있지만 취업 재수생, 트랜스젠더, 외국인 노동자는 어찌보면 한국형 미드의 캐릭터 작법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