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계약서 1
플아다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청 신박한 소재는 아니었지만, 유명하신 작가님 작품답게 2권짜리 두꺼운 로맨스소설를 술술 읽혔다.

 

사실 요즘 세상에 정략결혼이라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겠는가? 그래서 처음 소재가 한편으로는 억측이고, 한편으로는 작위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속도감 있는 서사 덕분에 그 전개에 쉽게 녹아들 수 있었다. 또 계약서를 사이에 둔 갑을 관계로 만난 두 사람이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더 나아가 시대착오적 가치관과 가풍까지 바꿔버린다는 큰 스토리라인은 설득력은 물론이거나와 모던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각자를 보호 및 배려하는 계약조건은 있었지만, 바람 앞의 등불처럼 두 사람을 위협하는 외부요인과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조금씩 비틀거리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서로를 위해 협조하고 희생하고 마음을 써주며 그들의 사랑은 차츰 성숙하고 아름답게 변해간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정리해주고 있었다. 이 소설에서 저자가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아마 이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많은 이유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 별 이유가 필요 없는 사람도 있따. 꿈을 이루는 것과 행복해지는 것은 다르다. 행복은 목적지에 있는 한 보따리 보물이 아니었다. 그 과정에 흩뿌려져 있는 수많은 것들이었다.

 

물론 이 소설은 몇 곳에서 비현실적인 점이 눈에 띈다.

재벌인 데다 어느 것 하나 빠진 것 없는 남자가 왜 그토록 쉽게 여주에게 몰입할까? 혼전계약서라는 것을 두고 남자와 밀당하는 과정도 어떻게 보면 크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필연적인 원인과 결과, 복선과 시원하게 스토리라인을 뒤집은 미드포인트나 반전은 있을 수 없었을까? 등등.

 

하지만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은 로맨스소설의 클리셰로서 그 속에서 더한 두근거림과 설레임만으로도 로맨스소설다운 충분조건은 완성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