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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의 인사 ㅣ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8
김서령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11월
평점 :
한대리님을 사랑한 거 말고, 제가 잘못한 일이 뭐가 있어요?
수정의 인사
띠지에 적힌 문구를 보고, 표지가 주는 뒷 모습과 조그마한 핑크빛이..
어? 이거 내가 좋아하는 사랑 이야기인가보다!
와, 그럼 무조건, 무조건 읽어야지!
하고 쉽게 생각했다.
읽다가 너무 놀라서 아무런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읽다가
기습적으로 다가온 내용에 그만 넋이 나가버려서... 읽고 나서도 나는 마음이 계속 무너진다.
수정이를 보내야하는데, 보내고 싶지 않아서
수정이가 건내는 인사인지, 내가 수정이에게 건내야 하는 인사인지
여전히 내 마음이 어떤 인사도 하고 싶지 않아서 그저 먹먹하다.
수정의 인사
수정의 인사
스물아홉살 연정이라는 작은 도시의 은행 대리, 한 수정.
한 수정, 한 수민 그리고 최 윤지 세 딸 중 맏딸 .
부모의 이혼 후 엄마의 재혼으로 서로 다른 성을 가졌지만
그게 그리 심각한 고민거리는 아니었고, 여느 아이들처럼 밝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그저 평범한 이십대였다.
연정이라는 도시가 구 시가지의 그 향수가 좋아 집을 떠나 그 곳에서 자취를 하며 자신의 일을 사랑했고,
동네를 사랑했으며 동료를 의지했고, 자신의 가족을 사랑하는 수정.
반짝이는 노란 빛의 금목걸이를 주렁 주렁 달고 있던 떡볶이 가게 사장의 등장.
매일같이 현금다발을 은행에 들고 와서 는적는적... 자꾸 수정에게 엉키는 철규.
철규는 그저 진상 고객일 뿐이던가...?
그저 그렇게 치부하는게 맞는걸까...?
이렇게 서평이 어렵게 써지는 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자그마한 크기의 쉽게 쉽게 읽혀지던 책은 어느순간 그 어느 책보다 무겁게 느껴졌고
한페이지 한페이지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너무 더디게 지나갔다.
돌고 돌아 어떻게든 집으로 다시 돌아 온 철규를 나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건지,
어느날 갑작스럽게 떠나버린 수정에게 나는 뭐라고 인사를 건내야 하는건지...
여전히 알지 못한다.
서평에 모든 말을 쏟아내고 싶지만 내 글이 스포가 될 수 있을것 같아 말 꺼내기도 조심스럽고 ...
그저 수정의 가족이 겪어야 할 것들이 모두 서럽고 서럽고 서러워 내 마음이 무너진다.
사랑을 막 시작하는 사람들도,
사랑을 이미 한 사람들도,
언젠가 사랑을 할 사람들도,
사랑따위 관심 없지만 어쨌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길 바란다.
그렇게 느끼고 경험해 보길 진심으로 바란다.
내가 될 수 있고, 내 친구가 될 수 있으며, 내 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이 이야기를
많이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나도 집에 가고 싶어
수정의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