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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조각달
로즈메리 웰스 지음, 김율희 옮김 / 다른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간다. 성가대 지휘자도 예술가도 전쟁에 참전해야 하고 다정한 아이들의 아빠도 전쟁에 나가 사람을 죽여야 하는 처지가 된다. 전쟁은 사람을 분노하게 하고 증오하게 하고 미움 속에 빠뜨린다. 전쟁의 열병을 앓게 만든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인간의 본성을 무너뜨리고 악한 행동을 하게 한다. 전쟁은 모든 면에서 적이 되게 한다. 적에게 총을 겨누다가 내 동족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것이 전쟁인 것이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전쟁이다. 적군도 아군도 다함께 죽어가는 것. 처참하게 무너지는 것. 폐허 속으로 사라져가는 것. 전쟁의 이름이다. 죽은 사람의 몸에서 돈을 꺼내고 신발을 벗겨내어 신어야 하는 처지가 전쟁이다. 불구된 몸, 시체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되는 것이 전쟁이다.
노예해방을 외치며 일으켰던 남북의 전쟁은 북군의 승리로 마무리 되어갔다. 그러나 정작 무엇을 원한 것인지는 모른다. 전쟁이 남긴 것은 그 무엇도 아니기 때문이다. 끔찍한 죽음 그것 말고 무엇이란 말인가. 북군이 잘 했네, 남군이 잘 했네, 따질 필요도 없다. 가족이 해체되고 가슴에 상처만 남긴 전쟁. 어쨌든 그 와중에도 소녀 인디아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책을 보고 단어를 외었고 시를 외었다. 대학에 들어가서 자연철학 공부하길 간절히 바랐다. 꿈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은 어디에서나 통하는 걸까? 인디아는 옥수수 밭에 뜨던 붉은 조각달을 보았고 그 전쟁에서 아버지를 찾아다녔고 그 아픔들을 참아 견뎠다. 12살 13살 14살 15살을 전쟁으로 보냈다. 인디아야 말로 살아있는 그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 에모리와 함께라면 인디아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역사소설이며 소녀 성장기인 이 책에는 많은 생각이 숨어 있다. 그 시대의 배경. 그리고 전쟁의 이유, 결과, 등등. 여자들의 삶, 남자들의 삶, 의학의 정도....노예제도, 인간의 심리.... 사회가 변화하며 갈등하는 양상들...그리고 아이들은 전쟁 속에서도 성장한다는 사실...희망을 꿈꾼다는 사실...그리하여 쉽게 넘어가지 않는 책이었다. 고난에도 꿈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인디아와 에모리...그들이 있어서 미래가 밝은 거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