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을 깨운 캐롤린다 그림책 보물창고 30
모디캐이 저스타인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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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거인을 깨운 캐롤린다’을 읽고
- 모디캐이 저스타인 글그림, 보물창고, 전하림 옮김, 9500,<칼데콧 상>수상작가 그림책. 2007.

달을 사모하는 거인이 있었다. 자기를 사랑해달라고 그 달 앞에서 온갖 것들로 애원하고 있었다. 춤추고 노래하고,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그렇듯이. 하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자, 지쳐버린 거인은 그만 낙담을 하였고 슬픔에 잠이 들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고 그 거인은 산이 되었다. 또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그곳에서 살게 되었는데 그 산에는 거인이 산다는 전설이 생겨났다. 거인이 깨어 날까봐 사람들은 매사에 조심했다. 그런데 마침 태어난 캐롤린다는 큰소리로 웃고 노래하고 떠드는 걸 좋아했다. 거인이 깨어날 것을 두려워 한 사람들은 아이에게 떠들지 말라고 주의를 주며 숨기만 했다.

하지만 캐롤린다는 멈출 줄 몰랐고 동물들이나 새들도 함께 웃고 떠들기 좋아했다. 결국 거인이 깨어났다. 거인을 잠재울 사람은 캐롤린다 뿐이었다. 막상 거인에게 가서 말하자 거인은 좋아했다 자기도 일어나 춤을 추고 노래하고 싶다는 거였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캐롤린다가 얘기한다. 거인은 달님이 비로소 자기의 마음을 헤아리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너무도 기분 좋아 그대로 잠을 자기로 한다. 오래전에 희망을 버렸지만 다시 달님을 그리워하게 되었고 훌륭한 산이 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 후 사람들은 아이들처럼 크게 웃고 떠들며 노래 부르게 되었다. 그것이 거인에게는 자장가였다.

전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거인의 슬픈 사랑이 산이 되어 잠이 들었는데, 노래 부르기 좋아하고 시끄럽고 수다스러운 아이?에 의해서 깨어나고, 다시 사랑하는 대상을 그리워하며 꿈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랑은 무엇이라도 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이 있나보다. 여전히. 산이 되어 깊은 잠을 자도 좋은, 그런 사랑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시간이 흐르고 흘러 천 년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은 사랑에 대한 메시지인 것 같다. 하지만 한 차원 더 높이 그 사랑을 일깨우는 것이 있으니 바로 아이들의 맑고 깨끗한 영혼이다. 그보다 더 순수한 것이 있을까. 다시 말하자면 거인(사랑)은 캐럴린다(동심)를 알아본 것이다. 그렇다면 둘이는 통하는 관계다.

( 때로는 어른들도 아이들 마음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있다. 특히 사랑에 빠졌을 때는 꼼짝없이 어린아이 같아진다. 춤추고 노래하고 싶으신가. 당신은 사랑에 빠진 것이다. 더불어 주의를 둘러보시라. 어린아이 같은 이가 없는지. 그리고 그 마음을 이해하시라. 다독여주시라. 캐롤린다처럼. 그러면 당신은 역시나 어린아이 같은 영혼을 지닌 것이다. ㅋ~ ) 사실 아이들 있는 집은 항상 시끌시끌하다. 이 책에 의하면 그 소리들은 다 듣기 좋은 노래인 것이다. 나도 역시, 날마다 사실적인 음악에 취하여 산다.

재밌는 책이었다. 참,그림 얘기를 안 했다. 자유롭게 그린 그림이 퍽 인상적이었고, 요소요소 만화같은 부분들도 있어서 새로웠다.

 

< 2007,s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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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모두 잠든 밤에 자연그림책 보물창고 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신형건 옮김, 메리 스질라기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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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두 모두 잠든 밤에’를 읽고 - 신시아 라일런트 글, 신형건 옮김, <뉴베리 상>수상작가 그림책.

이 책을 읽는 순간 시골 한적한 곳으로 가게 된다. 그것도 까만 밤 속으로. 조심스레 다가가서 밤의 풍경을 읽어야만 한다. 조용히 시를 음미하듯 읽어갈 때 그곳에서 많은 것들을 만난다. 낮에 깨어 있는 것들이 밤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지 느낄 수 있다. 아니 어둠 속에서 더 빛나는 것들을 만날 수 있다. 하나 둘 감춰져 있던 것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소리로 다가온다. 밝은 데서는 미처 듣지 못했던 소리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이  잠 든 시간에는 어떤 것들이 깨어있을까. 올빼미 개구리 강아지......들이 뒤척이거나 문이 삐거덕거리는 소리 바람소리 사과가 떨어지는 소리. 그런 소리들은 우리가 잠이 들기 전에  내는 소리와 같다. 집에서도 들판에서도 강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한 모든 것들이 시적이며 서정적으로 다가온다.

어미 너구리가 아기 너구리를, 어미 소가 어린 송아지를, 품어주고 뒹굴며 꼭 안아주고 자는 모습은 운치 있고 사랑스럽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새는 푸드덕 날아오르고 새벽 끝에 당도하여 아침을 깨우는 소리, 동이 트는 모습도 새롭게 만난다. 그때 비로소 밤새 뒤척이던 것들은 잠을 자러 간다. 올빼미들도 개구리들도 토끼들도. 낮 동안에는 사람들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밤에 더욱 말똥말똥해진다. 귀가 솔깃해진다. 누군가 자꾸 소곤거리는 것 같다. 주의 사물들이 이야기를 걸어온다. 그래서 밤에 더욱 잠들기가 쉽지 않다. 도시에서는 오토바이 소리 시동 거는 소리 차 달리는 소리 물 내리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마이크 소리 텔레비전소리 음악소리가 요란하다. 어쩌면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너무 조용한 것을 싫어할 수도 있겠다.

이 책에 나오는 시골의 한적한 밤은 살아있다. 그 안에서 귀를 열고 마음의 소리를 들으라 한다. 아이들에게도 그런 소리를 들려주어야 겠다. 명상을 하듯 고요해 지는 법을 알려주어야 겠다. 그래야 마음도 정화가 되고 집중력도 생길 것이 아니겠는가. 그 안에서는 생각도 상상력도 풍요로워 지리라. ‘모두모두 잠든 밤에’  많은 것을 깨닫게 되리라.      

 

 


< 2007,s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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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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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사는 귀신- 제5회 푸른문학상 동시집
한선자 외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1월
11,500원 → 10,350원(10%할인) / 마일리지 570원(5% 적립)
2008년 02월 0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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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바다 바다 올 에이지 클래식
샤론 크리치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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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바다 바다'를 읽고

이 책은 성장소설이다. 몇 주간의 바다 항해를 통해서 겪는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은 삶의 커다란 의미와 변화를 불러온다. 마치 수련회나 극기 훈련을 떠난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세 명의 외삼촌. 세 아이. 브라이언 코디 소피가 서로 사촌간이다. 목수인 도크 삼촌, 보험회사에 다니다가 실직한 스튜 삼촌,  그림을 잘 그리지만 그것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는 모 삼촌. 브라이언은 스튜삼촌의 아들이고 코디는 모 삼촌의 아들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 한 배(방랑자호)를 타고 항해를 시작했다.

코디와 소피는 일지를 쓴다. 책의 내용은 두 아이들의 일기가 번갈아 나오는 형식을 취한다. 소피는 이번 항해를 꼭 해야만 하는 것으로 벼르다가 하게 되었다. 바다에 나오자 소피는 감탄을 한다. 파도와 바람과 돌고래와 해와 별들을 보고. 여섯 사람들은 먼저 항해하는 동안 각자가 잘 하는 것을 가르쳐 주기로 정한다. 해도 읽는 법과 항해의 요점, 그리고 육분의 사용법과 무선부호를, 코디는 저글링을, 소피는 봄피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사실 이 프로그램이 작품 전반에 걸쳐 배경(장치)으로 깔려 있다.

소피는 3년 전 입양을 온 아이다. 게다가 일찍이 부모님을 여윈 슬픔도 갖고 있고 여러 곳을 전전한 아픔도 있다. 그런 소피가 한번도 본적이 없는 봄피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다들 으아 하게 생각한다. 소피는 나쁜 꿈에 시달리기도 한다. 풍랑을 만나는 꿈. 사실 그것은 소피가 뛰어넘어야할 산 같은 것이었다. 극복해야할 것. 소피는 할아버지 얘기를 통해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극복해낸다면 홀가분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처음에는 항해 시작이라 그런지 여럿이 생활한다는 것이, 삐거덕거리며  잘 맞지 않는 이 같다. 그래도 자기가 맡은 일을 잘하는 걸 보여주면서 순풍에 돛처럼 잘 나아간다. 그 와중에 서로는 자기들이 가진 상처를 내보인다. 사랑하는 사람을 아직도 못 잊어 찾아다니는 도크 삼촌, 해고를 당하고 마음이 답답한 스튜 삼촌, 코디에게 늘 뭐라고 하는 모 삼촌, 그렇지만 소피는 그나마 코디와 잘 맞는다. 코디의 말투나 행동들이 소피를 웃게 만든다. 그러고 보면 다들 자기 생각에 빠져서 조금씩은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 나름대로는 다 먼 바다로 나온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고민하며 울먹이는 도크 삼촌도 만난다. 누구에게나 삶이란 쉽지 않다. 어른들조차도 거듭 인생의 의미를 묻는다. 그러고 보면 삶을 묻는 연습은 계속되어지는 것 같다. 어쩌면 항해란 그 답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인생의 바다에서. 소피는 그런 삼촌들을 보며 많은 것을 깨닫는다. 또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생각만 중요한 줄 알았는데 다른 이에게 의지하는 일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세상과 단절되지 않기 위해서.

풍랑이 한바탕 몰려왔고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래서일까. 코디를 괴롭히던 아빠는 잘못했다는 말도 한다. 위기가 닥쳐오면 사람들의 마음은 화해와 용서로 변하는가. 파도가 덮쳐오는 걸 본 순간 사람들의 마음은 또 다른 빛깔이 된다. 죽음과도 같은 세계를 만난 결과다. 모두가 혼자였다. 사투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그렇지만 포기한 것은 아니다. 코디 덕분에 배가 구출 되는 계기를 얻는다. 코디는 어느새 만능 수리공이 되어있었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은 서로가 서로를 조언해주는 상담자 역할을 한다. 그 속에서 답을 찾아간다. 폭풍 속에서 엉킨 실타래 같은 자기 존재를 찾아가는 것이다.

소피는 그 거대한 폭풍 덕에 새로운 꿈을 꾼다.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나열하며 가족들과 함께 가기로 작정을 한다. 코디와 삶에 대해 진지한 대화도 나눈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들과도 다시 만나고 싶어졌다. 코디도 많은 생각이 바뀐다. 전보다는 달라진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소피처럼 삶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많이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반성을 한다. 갑작스레 잘해주는 아버지에 대해서도 어쩔 줄을 몰라 하고.  

드디어 할아버지가 사시는 잉글랜드에 도착을 한다. 아버지 고향에 도착한 삼촌들은 감격하여 운다. 다들 할아버지는 소피를 몰라볼 거라 했는데 예상을 뒤엎고 무척 반가워하신다. 그 동안 할아버지는 소피에게 3년 내내 편지를 써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손녀가 된 것을 기쁘게 여겼던 분이셨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소피를 달리 보게 된다. 그리하여 모든 여정을 마치고 무사히 집으로 귀환한다.

대장정을 마치고 돌아온 것이다. 소피가 부모님을 잃고 슬픔이 늘 악몽으로 되살아났고 그것은 극복해야할 과제였다. 자신에 대해 질문하고 삶에 대해 의문을 던지던 소피. 끊임없이 그것을 찾고자 노력했던 소피.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소피는 어떤 시련도 맞서 이길 자신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마음에 늘 자리한 불안이 이제는 구름이 걷힌 것처럼 사라진 것이다. 다른 모든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진 것을 보면 말이다. 어떤 큰일을 함께 겪고 나면 열린 마음이 되는가.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미움도 갈등도 오해도 다 없어지고 오직 서로를 격려하며 위해주며 잘 되기만을 바라는 그런 마음이 들게 된다. 그래서 함께 체험을 한다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어려운 일을 함께 극복해 냈다, 라는 그 마음만으로도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존재들이 되는 것이다. 하물며 가족이란 어떤 것인가. 인생의 항해를 함께 하는 사람들 아닌가. 고작 몇 주간의 항해를 통해서도 그렇게 서로가 하나 되는데 몇 십 년을 사는 가족들이야말로 그것보다 더 든든한 무엇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가족은 그러고 보면 마음에서 나오는 것 같다. 할아버지가 편지를 통해 소피랑 나누고 대화하고 사랑을 키워냈듯이 마음이 먼저 관계를 만들고 그것을 유지시켜 나가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설사 입양이라 하더라도 이미 가족이란 사랑 안의 구성원인 것이다. 소피 부모님도 소피를 끔찍이 아끼지 않는가. 바다 항해를 통해 새로운 마음의 길이 열린 소피는 다시 태어난다. 바다 한가운데서 내밀한 상처는 치유되고 동시에 새 출발이 시작된다. 소피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길을 찾아 나선 항해였다. 훌훌 털어버리고 돌아올 수 있었던 과정의 바다를 통한 카타르시스! 모든 걸 껴안고 다시 시작할 소피( 그들, 우리들 )의 삶이 기대된다.

< 2007, s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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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전화박스 아이북클럽 7
도다 가즈요 글, 다카스 가즈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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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전화박스’를 읽고 -


너무 수채화 같은 글이다. 예쁘고 아름답다. 그렇지만 내용은 슬프다. 슬펐다가 다시 환해지게 된다. 숲 속에 아기여우랑 엄마여우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기 여우가 죽었다. 엄마여우는 아기여우를 잃고 시름에 빠져있는데, 마침 공중전화박스에서 전화를 걸고 있는 작은 아이를 발견한다. 그 아이는 엄마랑 통화를 하는 지 엄마이름을 부르고 보고 싶다 하며 종알종알 말을 한다. 사실 아이의 엄마는 아파서 병원에 있는데 떨어져있는 아이는 그 보고 싶은 엄마랑 매일 통화를 하는 것이다. 아이는 저녁 공중전화박스에 불이 들어오면 늘 비슷한 시간에 와서 전화를 건다. 모자 간 전화를 통한 상봉, 사랑스런 대화가 이루어지는 시간이다.


아기여우를 잃은 엄마여우는 그 아이의 전화 거는 소리를 들으며 죽은 아기여우를 생각한다. 그러다가 매일 그 아이를 보러 전화박스에 와서 기다리게 된다. 아기가 통화를 할 때 엄마 여우는 마치 자기가 아이의 엄마라도 되는 양 마음으로 대화를 나눈다. 엄마여우는 날마다 그래서 행복하다. 슬픔도 잊는다. 아이 앞에 나타날 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게 숨어서 늘 아이의 대화를 듣고 보고 한다. 어떨 때( 엄마가 보고 싶다고 말 할 때)는 뛰어나가 아이를 가슴에 품어주고 싶은데 꾹 참는다. 왜냐면 아이가 여우인줄 알면 놀라서 다시는 전화박스에 안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은 전화박스에 불이 안 들어온 것이다, 고장이 났다. 걱정이 된 여우는 아이가 와서 실망할 것을 생각하고 어쩔 줄을 몰라 하는데 아이가 막 도착했을 때 엄마여우는 순식간에 전화박스가 되어버린다. 그것도 불이 환하게 들어온 전화박스. 아이는 하나가 더 생긴 전화박스를 보고 놀라지만 이내 그 전화박스에 들어가 전화를 건다. 엄마여우는 진짜 통화를 하듯이 아이의 말에 대답을 해준다. 둘이 통화를 하는 것이다. 아이는 할아버지를 따라 엄마가 사는 도시로 가게 되어 더 이상 전화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여우엄마는 아이가 간다는 말에 좀 당황하여 이상한 말을 한다. 하지만 무사히 전화통화를 하고 아이는 간다. 엄마여우는 잠시 슬프다가 기뻐한다. 아이가 엄마를 만날 거라는 그 예감으로. 마치 자기가 아기여우를 만나는 것처럼 축하해주는 것이다.


아기를 잃은 엄마여우의 고통스런 슬픔을 새로 만난 사람의 아이를 통해 치유해가는 과정이 보인다. 엄마의 아기는 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존재이며 귀한 존재들인 것이다. 엄마와 아기와의 그 친밀하고도 귀한 관계를 아름답게 그려나간 동화다. 읽는 동안 가슴이 찡하고 아리고 눈물이 나는 감동스런 장면들이 마음으로 들어온다. 문장은 정말 단정하고 깔끔하다. 달빛만큼이나 부드럽고 투명하다. 아이처럼 맑고 깨끗하다. 그 속에서 깊은 어떤 정서가 우러나온다. 너무 슬프지만 그 마음을 아름답게 그려낸 그림 같은 동화다. 눈물과 아픔은 감추고 그것을 또 다른 사랑으로  보여준 이야기다. 다 읽고 나서 보니 일본에서 상 받은 작품이란다. 일본의 안데르센이라 불리는 히로스케 동화상을 받았단다. 어쩐지 군더더기 없고 글이 참 좋았다. 번역도 참 좋다. 

 

 

< 2007, s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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