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바다 바다 올 에이지 클래식
샤론 크리치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바다 바다 바다'를 읽고

이 책은 성장소설이다. 몇 주간의 바다 항해를 통해서 겪는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은 삶의 커다란 의미와 변화를 불러온다. 마치 수련회나 극기 훈련을 떠난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세 명의 외삼촌. 세 아이. 브라이언 코디 소피가 서로 사촌간이다. 목수인 도크 삼촌, 보험회사에 다니다가 실직한 스튜 삼촌,  그림을 잘 그리지만 그것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는 모 삼촌. 브라이언은 스튜삼촌의 아들이고 코디는 모 삼촌의 아들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 한 배(방랑자호)를 타고 항해를 시작했다.

코디와 소피는 일지를 쓴다. 책의 내용은 두 아이들의 일기가 번갈아 나오는 형식을 취한다. 소피는 이번 항해를 꼭 해야만 하는 것으로 벼르다가 하게 되었다. 바다에 나오자 소피는 감탄을 한다. 파도와 바람과 돌고래와 해와 별들을 보고. 여섯 사람들은 먼저 항해하는 동안 각자가 잘 하는 것을 가르쳐 주기로 정한다. 해도 읽는 법과 항해의 요점, 그리고 육분의 사용법과 무선부호를, 코디는 저글링을, 소피는 봄피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사실 이 프로그램이 작품 전반에 걸쳐 배경(장치)으로 깔려 있다.

소피는 3년 전 입양을 온 아이다. 게다가 일찍이 부모님을 여윈 슬픔도 갖고 있고 여러 곳을 전전한 아픔도 있다. 그런 소피가 한번도 본적이 없는 봄피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다들 으아 하게 생각한다. 소피는 나쁜 꿈에 시달리기도 한다. 풍랑을 만나는 꿈. 사실 그것은 소피가 뛰어넘어야할 산 같은 것이었다. 극복해야할 것. 소피는 할아버지 얘기를 통해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극복해낸다면 홀가분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처음에는 항해 시작이라 그런지 여럿이 생활한다는 것이, 삐거덕거리며  잘 맞지 않는 이 같다. 그래도 자기가 맡은 일을 잘하는 걸 보여주면서 순풍에 돛처럼 잘 나아간다. 그 와중에 서로는 자기들이 가진 상처를 내보인다. 사랑하는 사람을 아직도 못 잊어 찾아다니는 도크 삼촌, 해고를 당하고 마음이 답답한 스튜 삼촌, 코디에게 늘 뭐라고 하는 모 삼촌, 그렇지만 소피는 그나마 코디와 잘 맞는다. 코디의 말투나 행동들이 소피를 웃게 만든다. 그러고 보면 다들 자기 생각에 빠져서 조금씩은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 나름대로는 다 먼 바다로 나온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고민하며 울먹이는 도크 삼촌도 만난다. 누구에게나 삶이란 쉽지 않다. 어른들조차도 거듭 인생의 의미를 묻는다. 그러고 보면 삶을 묻는 연습은 계속되어지는 것 같다. 어쩌면 항해란 그 답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인생의 바다에서. 소피는 그런 삼촌들을 보며 많은 것을 깨닫는다. 또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생각만 중요한 줄 알았는데 다른 이에게 의지하는 일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세상과 단절되지 않기 위해서.

풍랑이 한바탕 몰려왔고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래서일까. 코디를 괴롭히던 아빠는 잘못했다는 말도 한다. 위기가 닥쳐오면 사람들의 마음은 화해와 용서로 변하는가. 파도가 덮쳐오는 걸 본 순간 사람들의 마음은 또 다른 빛깔이 된다. 죽음과도 같은 세계를 만난 결과다. 모두가 혼자였다. 사투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그렇지만 포기한 것은 아니다. 코디 덕분에 배가 구출 되는 계기를 얻는다. 코디는 어느새 만능 수리공이 되어있었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은 서로가 서로를 조언해주는 상담자 역할을 한다. 그 속에서 답을 찾아간다. 폭풍 속에서 엉킨 실타래 같은 자기 존재를 찾아가는 것이다.

소피는 그 거대한 폭풍 덕에 새로운 꿈을 꾼다.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을 나열하며 가족들과 함께 가기로 작정을 한다. 코디와 삶에 대해 진지한 대화도 나눈다. 아름다운 바다 풍경들과도 다시 만나고 싶어졌다. 코디도 많은 생각이 바뀐다. 전보다는 달라진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소피처럼 삶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많이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반성을 한다. 갑작스레 잘해주는 아버지에 대해서도 어쩔 줄을 몰라 하고.  

드디어 할아버지가 사시는 잉글랜드에 도착을 한다. 아버지 고향에 도착한 삼촌들은 감격하여 운다. 다들 할아버지는 소피를 몰라볼 거라 했는데 예상을 뒤엎고 무척 반가워하신다. 그 동안 할아버지는 소피에게 3년 내내 편지를 써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손녀가 된 것을 기쁘게 여겼던 분이셨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소피를 달리 보게 된다. 그리하여 모든 여정을 마치고 무사히 집으로 귀환한다.

대장정을 마치고 돌아온 것이다. 소피가 부모님을 잃고 슬픔이 늘 악몽으로 되살아났고 그것은 극복해야할 과제였다. 자신에 대해 질문하고 삶에 대해 의문을 던지던 소피. 끊임없이 그것을 찾고자 노력했던 소피.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소피는 어떤 시련도 맞서 이길 자신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마음에 늘 자리한 불안이 이제는 구름이 걷힌 것처럼 사라진 것이다. 다른 모든 가족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진 것을 보면 말이다. 어떤 큰일을 함께 겪고 나면 열린 마음이 되는가.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미움도 갈등도 오해도 다 없어지고 오직 서로를 격려하며 위해주며 잘 되기만을 바라는 그런 마음이 들게 된다. 그래서 함께 체험을 한다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어려운 일을 함께 극복해 냈다, 라는 그 마음만으로도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존재들이 되는 것이다. 하물며 가족이란 어떤 것인가. 인생의 항해를 함께 하는 사람들 아닌가. 고작 몇 주간의 항해를 통해서도 그렇게 서로가 하나 되는데 몇 십 년을 사는 가족들이야말로 그것보다 더 든든한 무엇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가족은 그러고 보면 마음에서 나오는 것 같다. 할아버지가 편지를 통해 소피랑 나누고 대화하고 사랑을 키워냈듯이 마음이 먼저 관계를 만들고 그것을 유지시켜 나가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설사 입양이라 하더라도 이미 가족이란 사랑 안의 구성원인 것이다. 소피 부모님도 소피를 끔찍이 아끼지 않는가. 바다 항해를 통해 새로운 마음의 길이 열린 소피는 다시 태어난다. 바다 한가운데서 내밀한 상처는 치유되고 동시에 새 출발이 시작된다. 소피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길을 찾아 나선 항해였다. 훌훌 털어버리고 돌아올 수 있었던 과정의 바다를 통한 카타르시스! 모든 걸 껴안고 다시 시작할 소피( 그들, 우리들 )의 삶이 기대된다.

< 2007, sj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