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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자본주의 vs 야수 자본주의 - 번영과 탐욕의 두 얼굴, 자본주의는 어떻게 진화하는가
하워드 블룸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 / 타임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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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천재야, 오래오래 같이 살자.


천재 vs 야수자본주의

이 책은 두껍다. 방대하다. 그러나 굳이 한마디로 책을 표현하라면 자본주의라는 공식에 동물행동학, 철학, 자연과학, 심리학, 역사를 죄다 대입시켜낸 자본주의 찬미론이다. 플라톤도 콜럼버스도 마르크스도 다 자본주의 메커니즘의 깔때기에 걸러져 나오면 대중의 욕구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기가막히게 잘 이용한 영리한 장사꾼으로 거듭(?)난다. 저자는 천재적 자본주의로 인해 인류가 장족의 진화를 거듭해온 과정을 흥미로운 예들을 통해 증명해 보여줌으로써 자본주의 야수론을 불식시킨다. 책의 초입부분을 읽다보면 이 책이 생태학을 다루고 있는 자연과학서처럼 여겨지고, 책의 중반쯤에는 그리스 철학과 성서, 고대 토템사회의 원시적인 의식을 다루고 있어 인류학을 다룬 책같으며 책의 말미에 가서는 미국역사와 그 과정에서 영웅적 활약을 펼쳤던 사업가들의 전기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매스미디어의 세계에서의 자본주의 메커니즘의 대단한 활약상까지 엿볼 수 있다. 그만큼 다양하고 광범위한 영역을 자본주의라는 프리즘에 투과 시켜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흥미롭고 경우에 따라서는 독자에게 지적 충만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책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있던 역사적 상식과 단순한 지식들에 대한 재점검이자 그들을 자본주의적 시각으로 재해석해서 바라본다는 신선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익숙하면서도 새롭게 느껴지는 퓨전음식을 아주 배부르게 먹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저자는 꿀벌, 늑대, 박쥐, 흰개미 집단 등 동물의 왕국에서 벌어지는 행동들이 얼마나 철저하게 자본주의의 속성을 따르고 있는지를 근거로 자본주의야말로 자연이 사랑해 마지않는 법칙이며 우주가 선택한 원리라는 주장을 펼친다. 자본주의는 인간본성에 아로새겨진 DNA라는 주장에 잠시 넋을 놓고 빠져보자. 그러면 어느새 그는 자본주의가 쌓아올린 놀라운 핑크빛 성문앞에 우리를 데려다 놓는다. 거기에서 우리는 인간의 욕구 즉 진화하고, 창조하고, 더 나아가고자하는 욕구는 자본이라는 거대한 상징을 탄생시켰고 자본이야말로 인간감정과 상상력의 총체라는 결론을 얻게된다. 물론 일리가 있다. 자본을 창조, 축적, 재생산하며 인류가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보자. 가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는 눈부신 성장, 탐욕의 역사를 통해 온 인류에게 주어진 기회와 평등의 값어치는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닌가. 그것이 바로 인간 욕망의 힘, 저자가 말하는 환상의 힘(P.329)의 결과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내내 맘에 걸렸던 것이 하나있다. 바로 인류가 물질적 풍요의 댓가로 치루어 낸 정신적 비용에 대한 지나친 과소평가이다. 오늘날 인류가 마주한 각종문제들 (비단 기후나 환경에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도)에 대한 저자의 낙관주의는 자칫 우리앞에 자본주의가 가져다놓은 문제들을 간과하고 계속 이대로 앞으로 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처럼 들린다. 마치 자본주의는 우주의 필연적 속성이고 인간은 자본주의적 세포로 이루어져 자본주의적 삶을 체화해왔기 때문에 별수 없이 자본주의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운명에 예속되었다는 것 처럼들려 위험하게 느껴진다.

인간의 욕구, 욕망, 감정이 자본의 창출되는 근원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인간의 욕구나 감정이라는 것이 소비활동을 통해서만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집단에서 인정받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향상 시키고자 하며, 더 좋은 것을 추구하는 인간욕망이 아무런 제동없이 탐욕으로 치달을때 파멸을 면할 수 없다.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있다. 그러나 만약 누구나 이기적행복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그 책임은 그럼 누가 져야하는 것인가? 개인의 이기적선택으로 전체의 행복이 심각하게 타격을 입는 상황은 어떤가. 몇몇의 탐욕적 선택으로 인해 벌어지는 불공정성과 그로인가 상대적 박탈감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다. 이런 문제에 대한 자각없이는 자본주의를 온전히 즐길 수 없다. 어떤면에서 이 책은 천재적 자본주의를 조명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야수자본주의 모습을 책에서 찾아보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니까말이다.

천재는 요절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자기안의 천재성을 견뎌내지 못하고 자살하는 경우다. 인간욕구에 대한 반성을 통해 자본주의와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이 지금 이시대에 더 필요한 일이 아닐까. 그래야 천재가 자기안의 야수성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파괴하는 불상사가 없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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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읽는 완벽한 기술 - 이제 아무도 당신을 속일 수 없다
잭 내셔 지음, 송경은 옮김 / 타임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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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거짓말을 읽는 완벽한 기술






마음을 읽는 기술에 대한 염탐

" 여기가... 무릎이 닿기도 전에 모든걸 꿰뚫어 본다는... 바로... "
머리를 긁적거리며 아주 겸연쩍고 겸손하게 읽기시작해야만 할 것 같은 책이었다.
책 제목이 " 거짓말을 읽는 그럭저럭 괜찮은 기술도 아닌 완벽한 기술 " 이라니 말이다. 거짓말과 완벽이라는 두 단어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을 과연 기술이라 표현 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시덥잖은 의문으로 궁시렁 대면서 책을 펼쳤다. 용하다는 비까뻔쩍한 점집을 들어설때와 같이 왠지 의심스러우면서도 움츠러드는 그런 느낌때문에 부리게 되는 객기쯤으로 생각해도 좋다. 아마 사생활 보호라는 명목으로 은둔과 잠수를 일삼는데다 결정적으로는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거짓말 정도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할 수 있는 나같은 사람들을 속출해 내자는 의도 인 것만 같아 불편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나는 그다지 노골적으로 진실되게 살아온 사람이 아니다.

이런 나임에도 불구하고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거짓말쟁이 속출에 일가견을 자랑하는 잭 내셔 교수 화려한 이력이었다. 그는 경제 심리학자이자 법학자인데 심리학자 앞에 " 경제 " 라는 단어가 붙는것도 독특하지만 철학을 전공했다는 것에 눈길이 갔다. 문어다리처럼 이리저리 걸쳐 있으면서도 인간심리분석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그의 다양한 관심사가 거짓말 하는 인간을 밝혀내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것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인간과 인간집단에 대한 심오하고 방대한 그의 식견을 발견한 것은 책을 읽은지 채 5분도 되지 않아서였다. 바로 인간은 (심지어 동물도, 내 생각엔 식물도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 살아남기위해 교묘하게 속임수를 쓰지 않는가. ) 모두 거짓말을 하며(p.37), 거짓말은 어디에나 있다(p.25)는 거짓말에 대한 거대한 진실이 담담하게 등장하는 대목이다. 게다가 거짓말은 무엇이며 거짓말과 진화는 어떤 상관관계(p.17)를 가지고 있는지도 친절히 설명해 주니, 이쯤 되면 거짓말은 인간의 생존에 꼭 필요한 공기나 물 같이 일정한 화학성분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만들었다. 오랜 연구와 실제 사례를 통한 경험,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찰에서 발현되는 그의 통찰력은 간간히 주옥과도 같은 명언들이 맛깔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그야말로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뼈 있는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거짓말을 할때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거짓말 탐색의 구체적 기술을 살펴보자. 저자는 상대방의 코가 길어지지는 않아도 거짓말 하는 사람의 행동을 통해서 거짓말을 밝혀낼 수 있다(p.39)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기술인데 거짓말 탐지기의 작동원리(p.41)를 통해서 보는 거짓말할때의 신체적 변화, 외부적인 행동의 변화와 뇌지문 감식(p.57)을 통해 밝혀 내는 거짓말등등이 그것이다. 저자가 책 곳곳에서 제시하는 이 기술을 잘 알아두면 평소 뒤통수를 자주 얻어맞는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다. 거짓말을 밝혀내는 아주 사소한 관찰부터 시작하여 범죄자에게 적용되는 기술적이고 전문화 되어져 있는 거짓말 탐지 영역에까지. 그가 인도하는 진실과 거짓의 세계를 따라 걷고 있자니 거짓말은 우리 일상에 깊이 침투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진실게임( 연예프로그램에서 조그마한 기계에 손을 올려놓고 " 다시 태어나도 아내와 결혼하겠습니까? " 따위의 질문을 묻고는 거짓이면 찌릿~ 하고 전기를 쏘아버리는 얄미워보이는 기계말이다. ) 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는 항상 거짓말에 노출되어 있고, 실제로 마음에 생각하고 있는 속 진실과 바깥으로 보여주는 것에는 크든 작든 어떠한 갭이 존재한다는 것 말이다. 때문에 우리는 항상 어떤 사실에 대한 진실성을의심하고 있다. 그러자 현실을 살아간다는 것이 거대한 거짓의 세계, 조작된 세계를 살아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지 않은가 하는 꽤나 진지한 생각이 잠시 스치다가 이내 영화 "라이어, 라이어 "에서의 짐캐릭의 코믹한 표정이 떠올랐다.

지 금 내 앞에 어른 거리는 애인의 미소를 항상 믿을 수 만은 없고, 그 미소로 건네는 사랑의 언어들이 과연 진실된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인지를 확신할 수 없다. 억울한 일이다. "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고, 꺼진 불도 다시보라 했거늘. 세상엔 믿을 놈 하나 없지 " 라며 실눈을 흘기지만, 설사 그것이 거짓인들 어떠리 이토록 달콤하지 않은가. 바로 이런 상황에서는 진실과 거짓의 시소가 삐걱거리며 실랑이를 벌인다. 그러나 살면서 중요한 일을 성사해야 한다거나 (특히 돈문제가 걸리면 ), 사업파트너를 구할때, 또는 친구나 결혼상대자를 고를때는 신중해야 한다. 진실과 정직의 기반위에 서지 않은 관계는 위험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요지경이라 속고 속이는 일이 비일비재한 오늘날을 살면서 무턱대고 믿다가는 눈 깜짝할 사이에 코도 마음도 쓱싹 베어가는 끔찍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인간에게 정직이라는 도덕성을 강제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스스로를 지켜내려면 거짓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를 갖는 것이 현명하다. 더이상 바보같이 속고만 살 수 없다는 법없이도 살 사람들을 이라면, 천하에 카사노바의 달콤한 말에 현혹되어 몸바쳐 마음바쳐 헌신한 순정녀들 이라면 이 책은 매우 유용한 기술서가 될 것이다.

거 짓말을 바퀴벌레보다 싫어했던 아버지와 " 거짓말을 하지말자 " 는 단호하고도 심플한 가훈아래 자랐던 나로서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진실성에 대한 점검을 해 볼 수 귀한 시간 이었다. 침묵 즉 "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도 거짓말을 하는 것" (p.25) 이라는 인상적인 문구를 읽으면서 동안 그럼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한 것인가 생각해 보다 가훈대로 살지 못한 딸자식을 용서해 주십사 아빠께 석고대죄라고 해야만 할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완벽하게 진실되게 살 자신은 없다. 차라리 "거짓말을 완벽하게 읽는 기술"을 배우겠다. 그 편이 모든 사람이 "완벽하게 진실되게 살기"를 기대하는 것 보다 쬐금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출처 :http://bluenred.wordpress.com/2010/07/11/spy-vs-s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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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조지 오웰 지음, 김욱동 옮김 / 비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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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조지오웰

억 압과 무리한 노동을 견디다 못한 동물들이 혁명을 일으켜 농장주인인 존스씨를 몰아내고 자신들만의 농장을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 동화라고 하기에는 다소 불편한 역사적 진실과 시대비판의 정신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있는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다.

흔히들 동물농장을 전체주의의 모순를 드러낸 조지오웰의 대표작이자 꼭 읽어야만하는 필수도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조지오웰이 살았던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면 동물농장을 읽어나가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전을 어려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꼭 한번은 읽어야만 할 것 같지만 " 필수도서 " 라는 딱지가 붙은 책들은 왠지 지루하고 어려울 것 같은 선입견에 좀처럼 손이가지 않는 것이다. 특히 나처럼 재미있는 독서, 편한 독서를 취미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이런 나에게 이번에 김영사에서 출간된 동물농장은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었다. 고전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 풍부한 해설과 주석을 달았기 때문이다.

외 관부터 친근하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와 가벼움은 핸드에 넣어다니며 출퇴근 길에 읽어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알맞음을 갖췄다. 책 겉표지에 심술맞은 표정으로 째려보고 있는 돼지삽화도 이솝우화에 나올 법한 친근함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을 펼치보자. 빽빽하지 않은 활자와 여백이 ' 읽을만 하겠는데 ' 하는 안도의 한숨을 자아내게 하는 것, 독자가 보다 친근하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한 면이 곳곳에 읽힌다. 책의 맨 앞표지에 등장하는 그림 관계도 또한 동물농장의 전체적인 줄거리의 맥을 잡게 해주는 큰 밑그림이자 의인화되어 사람이름 처럼 등장하기 때문에 자칫 누가누군인지 헷갈릴 수 있는 동물들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게 잘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역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친절하고 풍부한 주석에 있다. 보다 의미있게 읽어 나갈 수 있도록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 원문에 의미를 부여해 놓았다. 아마 주석이 없었다면 별 생각 없이 지나쳤을 단어와 문장에서 ' 아하! 그래서 이 표현을 썼구나. 이런 숨의 뜻이 있어구나 !' 하고 감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책의 끝부분에 좋지오웰에 대한 해설과 동물농장의 집필배경, 그 시대의 정치적 상황을 족히 80페이지는 넘게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해 놓았다. 이제 막 동물농장을 읽어내린 독자가 찬찬히 읽은 내용을 곱씹어 보게 만들면서 훌륭한 비판적 사고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의식적으로라도 고전을 좀 더 많이 읽어보겠다고 다짐했는데, 동물농장으로 기분좋은 출발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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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 여자들 - 최고의 자리에서도 최고를 꿈꿔라
김종원 지음 / 에이미팩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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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가의 여자들




- 최고의 자리에서도 최고를 꿈꿔라


부 모복이 철철 넘쳐 '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수많은 재벌가의 공주들과 방송계에서 일을 하다가 소위 ' 남자를 잘 만나 ' 재벌 또는 준재벌가로 시집을 억세게 잘 간 여자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최근 파격적인 승진으로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는 이부진과 이서현도 그런 부류 중 하나다. 외모, 학벌, 집안 어느것 하나 부족한 것 없이 다 가진것 처럼 보이는 그녀들이 이제는 일에서의 출중한 능력까지 과시하고 있는것. 이쯤되면 열등감 폭발이다. 그들과는 태생이 같은 라인이 될 수 없는 나같은 평범한 여자들의 몫? 바로 시샘가득한 눈 빛을 보내며 평생 빵빵한 불로소득을 얻을 그녀들을 잘근잘근 씹어주는 것 !

그런데 이 책은 멋진 인생을 살고픈 여자들이여 씹지만 말고, 그 여자들이 어떻게 오늘의 그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게 되었는지 한번 잘 살펴보잖다. 사실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부럽지 않은가. 비결만 있으면 나도 저 여자들 처럼 ' 있어 보이게 ' 살고 싶잖은가 말이다. 그런면에서 <삼성가의 여자들> 이란 책의 타이틀은 여자들에게 매우 노골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삼성가의 여자들이 그렇게 했든 " 똘똘 뭉친 자존심이라는 수레바퀴로 당신 자신을 세상의 중심을 향해 힘껏 밀어줘라 " (p.31)라며 우리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달콤하게 유혹을 한다.

책은 홍라희, 이부진, 이서현 참 이름만 들어도 부러운 여자들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된 것이 그들이 가진 완벽한 환경적 조건, 즉 돈많고 능력있는 아버지와 남편들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은 의례 재벌가의 여자들이 가진 이미지인 가문의 병풍으로 사는 인생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이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았고, 그 것을 위해 양질의 교육을 받았으며 자신의 일에서 성공하기위해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성공의 키워드라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그것을 뒷받침 하기 위해 저저는 실제로 이부진이 신라호텔을 최고의 명성을 가진 호텔로 만들기까지 얼마나 치밀하게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했는지, 제일모직 상무로 있는 이서현이 빈폴과 구호의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어떤 경영전략을 펼쳤는지 그리고 실질적으로 삼성의 안주인인 홍라희가 미술계에서 그 안목을 인정받기까지 시아버지로 부터 어떤 훈련을 거쳤는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즉 삼성가의 여자들은 그저 운좋고 배경이 좋아 그 자리에 앉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 엄격한 자기 훈련과 자기관리가 습관 처럼 생활화 " (p.42)되어 있고 업무에 있어서 자신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림으로써 자신의 커리어에 승부를 걸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성공 이었다는 것.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아닌,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차근차근 업무에 대한 경험을 쌓고, 성공의 단계를 꾸준히 밟아 나갔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런 면에서 <삼성가의 여자들>은 자신의 일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20대 후반-30초중반의 여성들이 읽기에 매우 구미가 당기는 맛있는 책이 될 것이다. 실제로 이제 막 직장 생활에 뛰어든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떻게 직상생활을 해나가야 하는지 직장여성으로서 자신의 일에 대한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로운 조언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자기자신을 단련하고 여성이 가진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바탕으로 업무에 집중할 때 반드시 성공 할 수 있다는 메세지는 직장여성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이 책을 거의 다 읽어가고 있었을 때 쯤, 중학교때 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서로에게 막말을 해대는(그럴 정도로 가까운)친구녀석과 통화를 하며 " 삼성가의 여자들" 을 읽고 있다고 했더니 대뜸 " 나도! " 하며 반가운 목소리를 내지른다. 출간 된지 얼마되지도 않은 따땃한 신간, 그것도 동시에 같은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이 새삼스러워 한참 책과 삼성가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그 친구는 호주에서 유학을 한 친구로 1여년 전에 강남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진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었다. 그 때 가르치던 아이중에 이서현의 딸이 있었는데 그것을 계기로 아주 짧게나마 이서현과 인사를 한 적이 있단다. 비록 간단히 인사를 나누는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온몸에서 풍겨오는 재벌가의 카리스마가 아주 인상적이었다나. 차갑고 도시적이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온화하게 느껴지기도 했단다. 나 역시 아주 짧게나마 이서현을 가까이서 본 적이 있었다. 지난 겨울 잠시 뉴욕에 간 적이 있는데 때마침 패션위크를 맞아 뉴욕공립도서관에서 한국 패션계 인사들의 파티가 열리고 있었던 것. 나는 패션업계와는 전혀 거리가 먼, 멀어도 한참 먼 사람이지만 자료를 찾으러 도서관에 들렀다가 우연찮게 그녀를 스치고 지나갔다. 올 블랙의 의상에 짧은 단발머리의 세련된 그녀의 인상은 차갑고 사나운 사진에서와의 느낌과는 달리 차분하면서도 묘하게 소녀같다는 느낌을 주고 있었는데 책에서의 묘사하는 그녀의 모습도 소탈하고 직원들에 대한 배려도 깊은 경영인으로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그럴까. 이 책을 덮으면서 왠지 그녀들과 한바탕 수다를 떨고 친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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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빼기 3 - 어느 날… 남편과 두 아이가 죽었습니다
바버라 파흘 에버하르트 지음, 김수연 옮김 / 에이미팩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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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의 심장 가장 가까이에 살던 사람을 잃어 보았는가?


어 렸을때였다. 키가 족히 175센치는 훨씬 넘어보이는 늘씬한 여자모델이 tv에서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진행자가 묻는다. " 아니 어쩜 그렇게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어요? 비결이 뭐예요? " 모델이 잠시 멈칫했다. 조금은 난감한듯 보이는 그녀의 표정에는 짙은 화장도 가릴 수 없는 순진함 혹은 풋풋함 같은 것이 묻어있었다. " 몇개월전에 남자친구와 헤어졌어요. 괴로워서 몇주간 아무것도 못먹고 울기만 했더니... " 말끝을 흐리던 그녀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왜였을까. 이제는 얼굴조차 가물거리는 이름모를 모델의 눈 빛. 깊고 선량하고, 고요하기도 또 한없이 외로워 보이기도 했다. 그 눈빛을 알게 된 이후 나는 계속해서 누군가를 사랑했고, 행복했고, 또 아팠고 그 아픔이 아물때 즈음 '아픈만큼 성숙해진다' 는 것을 배웠다.

" 4 빼기 3" 은 상처와 회복에 대한 이야기다. 책은 갑자기 들이닥친 죽음, 사랑하는 남편과 자신의 목숨보다 귀하던 두 아이를 사고로 한꺼번에 잃은 한 인간의 "상실" 에 대한 치열한 성찰이자, 놀랍고 감동적인 성장이 아름답게 기록된 흔적이다. 일주일에 두번 피에로가 되어 병원을 찾는 바버라. 그의 남편과 그녀는 세상의 아픔을 위로하는 피에로다. 둘은 첫눈에 반하고, 조건없이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그 귀한 사랑의 댓가로 천사같은 아이 둘을 얻는다.

내가 책에서 마주한 바버라는 차분하고 맑은 심성을 가진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그녀는 우리들 대부분의 평범한 모습과 닮아있다. 그녀의 일상은 선량하다. 삶이 가져다 주는 소소한 행복에 기뻐하고 때로는 자기자신과 타인에 대한 불만이 그녀의 하루의 시작과 끝을 잠시 긴장시키기도 한다. 이렇게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던 그녀의 하루에 갑자기 사고가 찾아온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아침이었고, 아무것도 특별할 것이 없는 전화한통으로 그녀의 인생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린다.

책에서 그녀가 이 끔찍한 사고와 마주하는 풍경은 놀랍도록 침착하다. 그녀는 격하게 치솟아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도무지 현실적이지 않은 죽음을 수긍하고 돌아선다 (p.150) 그녀가 아픔을 감추고 차분하게 맞이하는 " 축제와도 같은 장례 . 겉으로는 강하게 견디고 있지만 사실 그녀는 그 축제의 순간에 지독하게 외롭고 고독하다. 친구들의 격려, 사랑, 위로 그 어떤것으로도 대신 할 수 없던 사랑하는 사람들의 빈자리를 오롯히 혼자서 감당해내는 그녀. 상실에서 부터 오는 영혼 깊은 곳으로부터의 절망의 계단을 쓰러질듯 비틀거리며 거니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아릿하게 아파왔다.

그녀는 절망과 희망의 사다리를 위태롭게 오고갔다. 한없이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다가 불현듯 세상밖을 내다보기도 하고, 누구도 마주하지 않겠다는 고독한 심정이 되어서도 허기진 배를 채우려 과자를 집어들고, 추위를 달랠 장작을 구하기 위해 빗속을 뚫고 나서기도 한다. 그녀는 이렇게 상실앞에 처절하게 나약해져 있으면서 삶이면서도 완전히 살아있지 못한채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슬픔을 떨쳐버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그녀의 심정은 " 나를 움직이게 하는 이 힘은 그저 절망의 힘일 뿐인가 ? "(p.195) 라는 대목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깊은 고통 속에서 다시 솟아오르는 "절망의 힘". 삶의 놀라운 에너지. 그것이 이 책의 말미에 드러나는 찬란한 빛깔이다.
" ... 하지만 (p. 199)미스터 빈은 바지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고 앞으로 걸어간다. 길을 따라서. 새로운 모험을 따라서 " 그녀가 그녀의 남편 헬리의 모습을 그려보는 장면이다.

흙 먼지를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는 모습. 삶은 아름다운 거야라고 읊조리며 다시 일어날 준비를 하는 한 인간의 모습은 진한 감동이 되어 내 가슴을 만지작거렸다. 마치 그녀는 철인 3종경기를 뛰는 ( 아마 그 3종 장애물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 그녀가 느끼는 고통, 슬픔, 분노가 되겠지. ) 마라토너이고, 나는 결승선에서 그녀를 기다리며 목이 터져라 응원을 보내는 사람이 된 것 처럼 한단어, 한줄, 한 문장을 읽어나가면서 매 순간 마다 나는 지친 바버라를 향해 온맘을 다해 응원했다. 번데기의 화려한 변신(p.257)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마침내 그녀는 긴 침묵과 지루한 기다림, 둑이 터지듯 흘러넘쳤던 분노와 고통을 이겨낸다. 고름과도 같은 눈물을 거두었고, 마침내 그녀자신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용서하면서 " 다시 돌아오는 길"(p.281) 향해 발자욱을 내딛는다. 그녀는 무한한 사랑과 응원을 보내었던 친구들에게 작은 답례를 보내고, 손을 내어뻗어 " 발걸음을 내딛도록 나를 끌고 가달라고 " (p.274) 부탁한다. 아직 그녀의 발자욱은 아직 서툴고, 조심스럽다. 그러나 그녀는 알고 있다. " 삶의 의미를 결정짓는 것은 아주 작은 것들" (p.284) 이라는 것을, " 미소, 사랑스런 말, 사소한 착한 일이며 충분하다 " (p.284) 는 것을 말이다. 그녀는 장하게도 해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 나는 운명이 내게 쏟아부어 놓은 많은 일들을 헤치고 나왔다" 고 말해주었다. 나역시 어둠의 긴 터널을 헤치고 이제 막 빛을 향해 큰 걸음을 내어 뻗은 그녀의 용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한줄기 눈물이, 먹먹한 가슴을 타고 흘러내렸다.

솔직한 얘기를 해보자. 나는, 얼마전 3년간 사랑했던 힌 사람을 보냈다. 꼭 , 그녀가 구멍난 스웨터를 안은 채 그랬던 것 처럼, 그와의 구멍난 추억들을 안고 몇날몇일을 울었다. 세상의 모든 불행을 떠안은 비련의 여주인공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그랬다. 상실은 지독하게 고통스러운 것이지만 " 나는 내가 해야할 숙제"(p.288) 를 해낼 것이고, " 다시 빛을 볼 수 있"(p.288)을 것이며, 언젠가는 " 여기저기 쌓인 먼지를 털어내" (p.288) 고 " 아무걱정없이 나아가"(p.288)게 될 것이다.

나는 책을 덮으면서 "삶이 주는 것을 달게 받겠다"(p.291) 고 다짐했다. 바버라가 그렇게 했던 것처럼.
왠지모르게 그녀의 눈빛은 오래전 내가 tv에서 보았던 그 모델의 눈 빛과도 닮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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