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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읽는 완벽한 기술 - 이제 아무도 당신을 속일 수 없다
잭 내셔 지음, 송경은 옮김 / 타임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거짓말을 읽는 완벽한 기술

마음을 읽는 기술에 대한 염탐
" 여기가... 무릎이 닿기도 전에 모든걸 꿰뚫어 본다는... 바로... "
머리를 긁적거리며 아주 겸연쩍고 겸손하게 읽기시작해야만 할 것 같은 책이었다.
책 제목이 " 거짓말을 읽는 그럭저럭 괜찮은 기술도 아닌 완벽한 기술 " 이라니 말이다. 거짓말과 완벽이라는 두 단어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을 과연 기술이라 표현 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시덥잖은 의문으로 궁시렁 대면서 책을 펼쳤다. 용하다는 비까뻔쩍한 점집을 들어설때와 같이 왠지 의심스러우면서도 움츠러드는 그런 느낌때문에 부리게 되는 객기쯤으로 생각해도 좋다. 아마 사생활 보호라는 명목으로 은둔과 잠수를 일삼는데다 결정적으로는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거짓말 정도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할 수 있는 나같은 사람들을 속출해 내자는 의도 인 것만 같아 불편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나는 그다지 노골적으로 진실되게 살아온 사람이 아니다.
이런 나임에도 불구하고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거짓말쟁이 속출에 일가견을 자랑하는 잭 내셔 교수 화려한 이력이었다. 그는 경제 심리학자이자 법학자인데 심리학자 앞에 " 경제 " 라는 단어가 붙는것도 독특하지만 철학을 전공했다는 것에 눈길이 갔다. 문어다리처럼 이리저리 걸쳐 있으면서도 인간심리분석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그의 다양한 관심사가 거짓말 하는 인간을 밝혀내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것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인간과 인간집단에 대한 심오하고 방대한 그의 식견을 발견한 것은 책을 읽은지 채 5분도 되지 않아서였다. 바로 인간은 (심지어 동물도, 내 생각엔 식물도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 살아남기위해 교묘하게 속임수를 쓰지 않는가. ) 모두 거짓말을 하며(p.37), 거짓말은 어디에나 있다(p.25)는 거짓말에 대한 거대한 진실이 담담하게 등장하는 대목이다. 게다가 거짓말은 무엇이며 거짓말과 진화는 어떤 상관관계(p.17)를 가지고 있는지도 친절히 설명해 주니, 이쯤 되면 거짓말은 인간의 생존에 꼭 필요한 공기나 물 같이 일정한 화학성분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만들었다. 오랜 연구와 실제 사례를 통한 경험,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찰에서 발현되는 그의 통찰력은 간간히 주옥과도 같은 명언들이 맛깔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그야말로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뼈 있는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거짓말을 할때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거짓말 탐색의 구체적 기술을 살펴보자. 저자는 상대방의 코가 길어지지는 않아도 거짓말 하는 사람의 행동을 통해서 거짓말을 밝혀낼 수 있다(p.39)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기술인데 거짓말 탐지기의 작동원리(p.41)를 통해서 보는 거짓말할때의 신체적 변화, 외부적인 행동의 변화와 뇌지문 감식(p.57)을 통해 밝혀 내는 거짓말등등이 그것이다. 저자가 책 곳곳에서 제시하는 이 기술을 잘 알아두면 평소 뒤통수를 자주 얻어맞는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다. 거짓말을 밝혀내는 아주 사소한 관찰부터 시작하여 범죄자에게 적용되는 기술적이고 전문화 되어져 있는 거짓말 탐지 영역에까지. 그가 인도하는 진실과 거짓의 세계를 따라 걷고 있자니 거짓말은 우리 일상에 깊이 침투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진실게임( 연예프로그램에서 조그마한 기계에 손을 올려놓고 " 다시 태어나도 아내와 결혼하겠습니까? " 따위의 질문을 묻고는 거짓이면 찌릿~ 하고 전기를 쏘아버리는 얄미워보이는 기계말이다. ) 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는 항상 거짓말에 노출되어 있고, 실제로 마음에 생각하고 있는 속 진실과 바깥으로 보여주는 것에는 크든 작든 어떠한 갭이 존재한다는 것 말이다. 때문에 우리는 항상 어떤 사실에 대한 진실성을의심하고 있다. 그러자 현실을 살아간다는 것이 거대한 거짓의 세계, 조작된 세계를 살아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지 않은가 하는 꽤나 진지한 생각이 잠시 스치다가 이내 영화 "라이어, 라이어 "에서의 짐캐릭의 코믹한 표정이 떠올랐다.
지 금 내 앞에 어른 거리는 애인의 미소를 항상 믿을 수 만은 없고, 그 미소로 건네는 사랑의 언어들이 과연 진실된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인지를 확신할 수 없다. 억울한 일이다. "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고, 꺼진 불도 다시보라 했거늘. 세상엔 믿을 놈 하나 없지 " 라며 실눈을 흘기지만, 설사 그것이 거짓인들 어떠리 이토록 달콤하지 않은가. 바로 이런 상황에서는 진실과 거짓의 시소가 삐걱거리며 실랑이를 벌인다. 그러나 살면서 중요한 일을 성사해야 한다거나 (특히 돈문제가 걸리면 ), 사업파트너를 구할때, 또는 친구나 결혼상대자를 고를때는 신중해야 한다. 진실과 정직의 기반위에 서지 않은 관계는 위험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요지경이라 속고 속이는 일이 비일비재한 오늘날을 살면서 무턱대고 믿다가는 눈 깜짝할 사이에 코도 마음도 쓱싹 베어가는 끔찍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인간에게 정직이라는 도덕성을 강제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스스로를 지켜내려면 거짓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를 갖는 것이 현명하다. 더이상 바보같이 속고만 살 수 없다는 법없이도 살 사람들을 이라면, 천하에 카사노바의 달콤한 말에 현혹되어 몸바쳐 마음바쳐 헌신한 순정녀들 이라면 이 책은 매우 유용한 기술서가 될 것이다.
거 짓말을 바퀴벌레보다 싫어했던 아버지와 " 거짓말을 하지말자 " 는 단호하고도 심플한 가훈아래 자랐던 나로서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진실성에 대한 점검을 해 볼 수 귀한 시간 이었다. 침묵 즉 "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도 거짓말을 하는 것" (p.25) 이라는 인상적인 문구를 읽으면서 동안 그럼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한 것인가 생각해 보다 가훈대로 살지 못한 딸자식을 용서해 주십사 아빠께 석고대죄라고 해야만 할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완벽하게 진실되게 살 자신은 없다. 차라리 "거짓말을 완벽하게 읽는 기술"을 배우겠다. 그 편이 모든 사람이 "완벽하게 진실되게 살기"를 기대하는 것 보다 쬐금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출처 :http://bluenred.wordpress.com/2010/07/11/spy-vs-s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