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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니체의 말 ㅣ 초역 시리즈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음, 박재현 옮김 / 삼호미디어 / 2010년 11월
구판절판

영화 '쏘우'는 인기 씨리즈 물이다. 사람들을 잡아서 게임을 하게 되고 문제를 풀지 못하는 사람은 죽는다는 내용으로 많이들 알고 있을것이다.
얼마전 이 영화를 모방한 캣소우사건이 일어났다. 영화를 본따 고양이의 목숨으로 게임을 하고, 잔혹하게 죽이는 사진을 게제한 것이다. 단순한 재미를 위해 생명을 장난으로 희생시킨 끔찍한 일이다. 세상에 법이 없다면 사람도 장난으로 이렇게 하지 않을까 싶어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상대로 이렇게 하고 싶으나, 자신이 처벌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니 고양이로 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사람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은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지 않는가.
악마를 보았다란 영화에선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싸이코의 모습이 나온다. 사람을 재미로 죽이면서 즐거워 한다. 그러나 자신이 당하게 되니 아프다. 주인공에게 살려달라고 빈다. 자신의 아픔은 알지만 타인의 아픔은 모르는 철저한 이기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면 좋겠지만 아닌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연쇄살인범도 사형장에 가면 살려 달라고 하지 않던가.
사회 곳곳에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다. 개인적 이기주의만이 아닌, 집단으로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는 행위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묻지마살인이라고 불리우는 원한이 없는 사람을 개인의 분노 때문에 살해하는 인격부재의 사건도 이제는 흔한일이다.
분단이후 경제성장 속도는 눈부셨지만, 그만큼 윤리, 도덕이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와서 이런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윤리 도덕은 지켜야 할것이 아닌 고리타분한 잔소리로 생각되며, 돈만 있으면 제일이다라는 생각이 암세포처럼 번지고, 당연한 생각으로 인식된다. 누구나 의무 교육을 받으며 도덕 윤리를 배우지만 못배우던 시절 보다 못한 것은 왜인지.
요즘 오래전의 철학책들이 현대에 맞게 쉽게 각색하여 출간되는 것이 많아지는 것은 지금 시대가 인간에 대한 깊은 고민과 사색이 필요한 시대, 철학이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책도 그런 요구에 맞춰 나온, 대중을 위한 철학책이다. 철학이라고 하면 이름만 들어도 골치가 아프고 어렵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이책에는 어려운 말은 없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현대에도 적용이 되는 니체의 격언들을 모아놓았다.
높아지기 위해 버려라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다. 어스름해질 무렵 죽음이 찾아와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때문에 우리가 무엇인가를 시작할 기회는 늘 지금 이 순간 밖에 없다. 그리고 이 한정된 시간 속에서 무언가를 하는 이상, 불필요한 것들을 벗어나 말끔히 털어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무엇을 버릴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할 필요는 없다. 마치 노랗게 변한 잎이 나무에서 떨어져 사라지듯이, 당신이 열심히 행동하는 동안 불필요한 것은 저절로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의 몸은 더욱 가벼워지고 목표한 높은 곳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즐거운 지식) -64p-
자신에게 필요한 격언부터, 기쁨, 삶, 마음, 친구, 세상, 인간, 사랑, 지성, 아름다움. 니체의 말을 10가지의 주제로 분류하여 니체의 명언들을 소개하고 있다. 초역할때 편집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옛말 들인데도 요즘시대에 참 필요한 말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니체'하면 어렵고 골치 아픈 생각이 드는데 전혀 그렇지 않게 구성된 것이 읽기에 편하고 마음에 와 닿는다.
얼마전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빌렸다가 조금밖에 읽지 못하고 반납기한이 다 되어 반납하고 말았다. 다른일을 하느라 시간이 없었다...고 말하면 핑계고 좀 딱딱하기도 했고,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에 또는 그런 생각을 읽기 전부터 가졌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다. 이책을 읽고 나니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당연히 쉽고 와닿는 말만 골라 놓았겠지만 그래도 이책을 통해 니체가 조금 친근하게 느껴진달까? 조금 부담을 내려 놓고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