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산드라의 거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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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끊었던 담배를 오늘 딱 하루만 더 피고 내일부터 끊자, 오늘 저녁까지만 야식을 먹고 내일부터는 참자고 하는 반복속에  내일은 계속 내일이 되어 간다. 오늘 하루의 시간쯤은 별거 아닌듯 흘려 버릴 수도 있는 것으로 여기며 보낸것이 더해지다 보니 일년에 별거 아닌 날들이 훨씬 더 많다. 내일을 계획하지만 내일은 내일이 되면 오늘이다. 내일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반복되는 내일에 무슨일이 있을지 모른다. 그저 익숙하고 정해진 일들을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대로 흐르게 놔둘뿐.
  단 한번 내일일을 알 수 있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내일 위험에 빠지는 사람에게 위험을 알릴 것인가? 그럴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하루가 금요일이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여섯개의 숫자를 고르겠지.

  

 

  아폴로 신으로 부터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을 받은 트로이의 카산드라. 그녀와 같은 이름을 가진 주인공은 이름만 같을 뿐 아니라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도 같다.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믿어 주지 않는 것까지도. 난폭하고 민감한 그녀는 동급생의 얼굴을 할퀴고 응큼한 교장의 귀를 물어 뜯은채 도망친다. 도주중 쓰레기장에서 만난 4명의 노숙자들. 그들은 세상과 격리된채 쓰레기 더미속에서 은둔 하고 있다. 카산드라는 그들과 그들이 살고 있는 쓰레기장이 마음에 들어 그곳에 살고자 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테러를 예언한 카산드라는 조용히 살고 싶은 그들에게 쫓겨나게 된다.

 앞서 교장의 집에서 자신에게 온 소포를 전달받았는데, 상자속엔 5초후의 재난을 알려주는 시계가 들어있다. 그 시계와 상자속의 메세지를 단서로 오빠의 사무실을 찾아 가지만 아무도 없고 오빠의 메세지만 보게 된다. 카산드라는 다시 쓰레기장의 노숙자들을 찾아간다. 몇가지 시험을 거친 그녀는 그들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그들을 이끌고 대형참사를 막아낸다. 하지만 노숙자들은 세상을 원망하는 부적응자이자 실패자들이고 위험을 두려워 하는 상처입은 사람들일뿐. 다시 그곳에서 떨어져 나가지만 한국인 김예빈(여자이름이지만 남자 소년이다)은 그녀를 따른다.

  카산드라는 13살 이전의 기억이 텅 비어있다. 김과 함께 교장을 찾아간 그녀는 자신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자신과 오빠가 미래학자인 아버지와 심리학자였던 어머니의 실험 대상이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알려진 베르나르의 작품은 역시 술술 읽히는 흡입력과 흥미로운 이야기, 그리고 독특함과 현대적인 감각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앞서 나온 단편 모음집 파라다이스는 기발하긴 하지만 억지스럽고 부자연 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이란게 허구 이고 난 틀에 박힌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일리는 있어야 재미가 있다. SF소설이나 판타지는 당연히 말이 안되는 이야기 지만 황당하다는 느낌과 허구와는 좀 다르니까. 스타워즈를 볼때 아무도 황당하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파라다이스는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럽지 못했기에 많이 실망을 한바 있다. 그러나 신작 카산드라의 거울은 황당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기발하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2권에서 또 어떤 재미 있는 이야기가 펼쳐 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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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씨의 최후
스칼렛 토마스 지음, 이운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10월
절판


'여기 저주 받은 책이 있다 당신은 그 책을 펼쳐 읽어 나갈 용기가 있는가?'



영화 '왓위민원트'를 보면서 멜깁슨 처럼 여자의 마음을 들을 수 있다면 골치아프고 복잡한 여자의 마음을 알기 위해 골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지 않은가? 여자의 마음을 잘 모른다는 소리를 만나는 여성전부에게 들어봤을 정도인 나였기에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해본 공상이다.


일본 사람에게만 혼네(속마음)와 다테마에(겉으로 드러나는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사람은 물론이고 자신이 솔직하다며 쿨한척하며 마음을 터놓기 일수인 사람에게도 끝까지 밝히지 않을, 일기에서 조차 쓰기 꺼려지는 마음이나 생각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때론 아픈 기억일 수도 있고 도덕적이고 건전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누군가 알게 된다면 비난 받아 마땅한 생각, 그냥 한번 해보고 곧 머리속에서 지워버리곤 하는 생각일 수도 있다. 그런 마음을 누가 다 터놓겠는가? 나쁜 생각이 문득 들어 그 생각을 했다는 것만으로 스스로 자책감에 괴로워 버리는 마음까지 다 터 놓는다? 그것은 바보나 하는짓이다.


저주 받은책 'Y씨의 최후' 이것은 마약과도 같다. 불행하게 죽은 19세기말의 작가 '토마스 류머스'의 유작인 이책을 헌책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에어리얼'. 세계에서 하나 밖에 없다는 이책을 발견한 기쁨에 가진돈을 몽땅털어 구입하지만 그책의 중요한 한페이지는 찢겨져 있다.


그녀의 박사논문 지도 교수 '벌렘'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후 책장을 정리하던중 발견한 잃어버린 그 페이지에는 의식의 출입구인 '트로포스피어'에 들어갈 수 있는 약물의 제조법이 담겨있다.


에어리얼 역시 'Y씨의 최후'의 주인공 Y씨처럼 의식여행에 중독이 되어 버린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현실의 시간보다 1.6배빠르게 흘러간다. 약물의 제조법을 노리고 에어리얼을 쫒는 의문의 두 남자를 동료인 애덤의 도움으로 물리치지만, 그들의 집요한 추격은 계속된다. 이 두남자는 약물은 가지고 있지만 제조법을 모르기에 에어리얼을 쫒는 것이다. 육신은 죽었지만 의식은 트로포스피어에서 살아있는 자폐아 kid를 이용하여 Y씨의 저주를 내놓을 것을 강요하는 두남자. 아폴로스민테우스(에어리얼이 쥐를 도와준 일로 그녀를 도와주는 신)의 도움으로 빠져 나온 '에어리얼'은 벌렘을 찾기 위해 안전지대인 교회를 떠난다.


과학적 지식과 복잡하고 철학적인 이야기들이 잔뜩 나오는 소설이다. 지식이 짧은 나로서는 '당췌' 무슨 소리인지 읽어도 읽어도 곤욕스럽기만 하다. 아인슈타인등 과학자들의 이론이 나오기도 하고, 복잡한 철학이야기도 등장한다. 이름도 못들어본 학자들이 나열되기도 한다. 주석이 달려 있어서 이해하기 편하도록 배려한 역자의 센스가 돋보이나, 주석의 내용도 만만치 않다.

이책을 완전 이해하기 위해는 상당히 해박한 지식이 필요 할듯 하다. 나는 그런 부분들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가며 상당히 곤욕을 치뤘으나, 결국 모르는 분야의 단편적인 부분일 뿐인 것을 여러번 읽어봤자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다란 결론에 이르렀다. 이책은 교육을 위한 책도 아니고 그런 지식들의 기초를 작가가 전부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그러나 이책에 겁먹을 필요는 전혀 없다. 나처럼 이해하려고 집착할 필요 없이 막 읽는다 해도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해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 난 이 흥미로운 책을 더욱 이해하고 싶은 욕심에 그렇게 했을 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지식을 가진 사람은 아무래도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지만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그냥 대충 읽어도 이 흥미진진한 소설의 재미를 만끽하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너무 깊이 이해하려고 애쓰면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에서 이야기한 줄거리는 내용을 아주 간단히, 대충 요약을 해놓은 것일 뿐이다. 다 담지 못한 재미있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특히 타인의 의식속에 접속했을때 그 사람의 생각을 그대로 탐험하게 된다. 고등학생에게 들어갔을때는 10대에 걸맞는 생각을하고, 어른에게 들어 갔을때는 그의 나이나 성별, 취향등에 따라 다른 생각들을 탐험 하는 것이다. 연령별로 무척 다양하고 재미있는 생각들을 작가가 매우 잘 표현해 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표지에선 매트릭스와 인셉션을 거론하고 있다. 의식의 탐험을 한다는 것에서는 어느정도 비슷할 것이다. 얼마전에 읽은 '싱커'라는 소설도 동물의 의식과 싱크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책은 이들과 스타일이나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면서도 새로운 분위기와 스타일을 읽을 수 있다고나 할까? 어쨌든 참 재미있는 놈인것은 분명하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게 된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면서도 위험한 것일테다. 소설속의 소설에서 Y씨가 부인의 마음을 알고 충격을 받았듯이.

우리는 우리의 연인이나 배우자의 숨겨진 과거를 알고 싶어 하고 그것을 알게 되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단지 궁금증만 해소 될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과연 다 알고 나서도 아무렇지 않은듯 쿨할수 있을것인가? 모르는 것이 약이다란 말이 있잖은가.

하지만 알 수 있다면 기어코 들여다 보고야 말것이다. 그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올걸 알고 있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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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불평등을 말하다 - 완전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젊음에게
서정욱 지음 / 함께읽는책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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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니체의 말 초역 시리즈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음, 박재현 옮김 / 삼호미디어 / 2010년 11월
구판절판


영화 '쏘우'는 인기 씨리즈 물이다. 사람들을 잡아서 게임을 하게 되고 문제를 풀지 못하는 사람은 죽는다는 내용으로 많이들 알고 있을것이다.
얼마전 이 영화를 모방한 캣소우사건이 일어났다. 영화를 본따 고양이의 목숨으로 게임을 하고, 잔혹하게 죽이는 사진을 게제한 것이다. 단순한 재미를 위해 생명을 장난으로 희생시킨 끔찍한 일이다. 세상에 법이 없다면 사람도 장난으로 이렇게 하지 않을까 싶어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상대로 이렇게 하고 싶으나, 자신이 처벌당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니 고양이로 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사람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은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지 않는가.

악마를 보았다란 영화에선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싸이코의 모습이 나온다. 사람을 재미로 죽이면서 즐거워 한다. 그러나 자신이 당하게 되니 아프다. 주인공에게 살려달라고 빈다. 자신의 아픔은 알지만 타인의 아픔은 모르는 철저한 이기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면 좋겠지만 아닌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연쇄살인범도 사형장에 가면 살려 달라고 하지 않던가.

사회 곳곳에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다. 개인적 이기주의만이 아닌, 집단으로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는 행위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묻지마살인이라고 불리우는 원한이 없는 사람을 개인의 분노 때문에 살해하는 인격부재의 사건도 이제는 흔한일이다.

분단이후 경제성장 속도는 눈부셨지만, 그만큼 윤리, 도덕이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와서 이런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윤리 도덕은 지켜야 할것이 아닌 고리타분한 잔소리로 생각되며, 돈만 있으면 제일이다라는 생각이 암세포처럼 번지고, 당연한 생각으로 인식된다. 누구나 의무 교육을 받으며 도덕 윤리를 배우지만 못배우던 시절 보다 못한 것은 왜인지.

요즘 오래전의 철학책들이 현대에 맞게 쉽게 각색하여 출간되는 것이 많아지는 것은 지금 시대가 인간에 대한 깊은 고민과 사색이 필요한 시대, 철학이 필요한 시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책도 그런 요구에 맞춰 나온, 대중을 위한 철학책이다. 철학이라고 하면 이름만 들어도 골치가 아프고 어렵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이책에는 어려운 말은 없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현대에도 적용이 되는 니체의 격언들을 모아놓았다.



높아지기 위해 버려라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다. 어스름해질 무렵 죽음이 찾아와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때문에 우리가 무엇인가를 시작할 기회는 늘 지금 이 순간 밖에 없다. 그리고 이 한정된 시간 속에서 무언가를 하는 이상, 불필요한 것들을 벗어나 말끔히 털어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무엇을 버릴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할 필요는 없다. 마치 노랗게 변한 잎이 나무에서 떨어져 사라지듯이, 당신이 열심히 행동하는 동안 불필요한 것은 저절로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의 몸은 더욱 가벼워지고 목표한 높은 곳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즐거운 지식) -64p-


자신에게 필요한 격언부터, 기쁨, 삶, 마음, 친구, 세상, 인간, 사랑, 지성, 아름다움. 니체의 말을 10가지의 주제로 분류하여 니체의 명언들을 소개하고 있다. 초역할때 편집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옛말 들인데도 요즘시대에 참 필요한 말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니체'하면 어렵고 골치 아픈 생각이 드는데 전혀 그렇지 않게 구성된 것이 읽기에 편하고 마음에 와 닿는다.

얼마전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빌렸다가 조금밖에 읽지 못하고 반납기한이 다 되어 반납하고 말았다. 다른일을 하느라 시간이 없었다...고 말하면 핑계고 좀 딱딱하기도 했고,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에 또는 그런 생각을 읽기 전부터 가졌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다. 이책을 읽고 나니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당연히 쉽고 와닿는 말만 골라 놓았겠지만 그래도 이책을 통해 니체가 조금 친근하게 느껴진달까? 조금 부담을 내려 놓고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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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1월
구판절판


동물들의 보살핌으로 커버린 소년이 언어는 물론 행동까지 동물처럼 되었다는 정글 소년의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난다.
실화인지 소설인지도 잘 모르겠다. 결말도 얼핏 들은것이라 정확하진 않다. 정글 소년은 사람들에게 구출되지만, 인간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곧 죽고 만다는 이야기로 기억된다.

19살의 꽃다운 나이에 납치되어 감금된 소녀. 그 소녀는 납치범의 아이를 낳는다.(편의상 계속 소녀라고 표기함) 작가는오스트리아에서 친딸을 7년이나 감금하고 성폭행해 7명이나 되는 아이까지 낳게한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이 소설은 납치된 소녀나 납치범의 시선이 아닌, 5살생일을 맞은 아이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아이에게는 작은 방이 세상의 전부이다. 아이에게 방밖의 세상은 TV에서나 나오는, 현실이라고는 생각 되지 않는 가상의 세계일 뿐이다. 아이의 시선으로는 엄마하고만 있으면 행복하고, 그들에게 먹을것과 약간의 필요한 물품만을 가져다 주는 납치범 올드 닉은 무서운 사람이지만 때로는 장난감과 먹을 것을 가져다 주는, 반가운 존재이다. 순진한 아이에겐 올드 닉의 존재는 엄마가 반항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전기를 끊어 버리는 사람이기 보다, TV를 보게 해주고 먹을 것을 가져다 주는, 전기를 다시 들어오게 해주는 고마운 사람인 것이다. 엄마를 불행하게 만든 사람이 올드 닉이라는 사실이 아이에게는 알 수 없는 일, 관심 밖의 일일 뿐이다.


엄마는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 숨소리가 거칠었다.

"저 아이만 내버려 두면 나도 얼마든지 조용할 수 있어요. 내가 부탁한 건 그게 다였잖아요."

올드 닉은 코웃음을 쳤다.

"문만 열고 들어오면 이것저것 부탁하는 주제에."

"전부 잭을 위한 거예요."

"네가 저놈을 어디서 얻었는지 잊지 말라고." -127p 中-


감금되어 절망의 나날을 보내던 소녀에게 잭은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이자 절망속의 유일한 희망이다. 소녀는 올드 닉으로 부터 아이를 지키기 위해 그가 올때마다 아이를 벽장에 가두고 나오지 못하게 한다. 어느날 호기심을 참지 못해 어둠속에서 빠져나온 잭은 올드닉과 마주치고, 올드 닉은 아이에게 관심을 보인다. 그러자 소녀는 혹시나 아이가 피해를 입을까봐 걱정이다.

올드 닉은 뻔뻔 스럽게도 최소한의 물품만을 사다주면서 돈이 많이 든다고 투덜거리거나, 아이를 얻게 된 것이 자기 덕택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둘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자기 합리화를 시키며, 소녀에게 고마운줄 알라는 식의 이야기를 잘도 해대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목적은 오로지 자신의 성적욕구를 충족하는데 있을 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둘은 탈출에 성공하지만, 닉은 그 방을 그리워 한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새로운 환경에 대한 힘겨움이 엄마와 단둘이 조용히 살던 방을 잊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세상에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정신나간 사람도 참 많다. 우리나라만 해도 모두가 알고 있는, 입에 담기도 힘에 겨운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들이 많이 있는데,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사형에 처해도 속이 시원치 않을 것이나 범죄자의 인권도 인권이라고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

난 사형제의 폐지를 적극 반대한다. 인권은 인간에게 적용 되는 것이지 인간에서 짐승이된 괴물에게 적용 되어서는 안된다. 사람은 결코 쉽게 바꿀 수 없는 존재다. 나쁜 버릇을 하나 바꾸려고 해도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 한지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그 미약한 가능성을 위해 범죄자들에게 기회를 줘서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오게 되는 결과를 이미 많이 봐 오지 않았는가? 특히 성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동 성범죄자에게 많아야 꼴랑 십몇년의 형을 살게 하는데 피해아이는 평생을 괴로워 하며 지내게 된다. 가벼운 처벌을 내린 사람들은 그 피해자가 자신의 가족이였어도 과연 그런 가벼운 처벌을 내렸을 것인지 매우 궁금하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단 한번의 성범죄라해도 최소한 거세형을 내릴 것이다.


언젠가 우리집 뒷산에 등산을 갔다.

산에는 초등학교 아이이 소풍을 와 있었다.

정상에서 한숨 돌리고 내려오는데 몇몇 여자아이들이 대열에서 이탈해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었다. 길을 잃었냐고 물었고 그렇다고 아이들은 대답했다.

난 길을 안내해 주기위해 따라오라고 말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냥 자기들끼리 가겠다고 대답했다. 난 알았다며 먼저 빨리 내려가 버렸다...

아이들이 길을 찾지 못할까봐 걱정도 되었지만, 그냥 빨리 내려온 이유는 아이들의 눈에서 두려움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나는 어딜가든 아이들을 만나면 피하거나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다. 이상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아이들이 불안에 떨게 하기 싫어서이다. 아이들이 어른을 믿지 못하는 현실이 어른으로서 매우 부끄럽게 느껴진다.

요즘 아이들이 버릇이 없다는 소리 하지마라. 다 어른들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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