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발레리 통 쿠옹 지음, 권윤진 옮김 / 비채 / 2010년 11월
절판


여성들이 주로 좋아하는 멜로 영화. 남자는 액션, 여자는 로멘스라는 묵시적 합의가 존재하고 있지만 난 멜로 영화도 상당히 즐겨보는 편이다.
8,90년대 액션의 로망 사나이의 우상 주윤발형님의 출연한 영화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뽑으라면 보통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 도신등을 꼽기 마련인데 난 총질이라곤 한장면도 나오지 않는 '가을날의 동화'와 '우견아랑'을 꼽는다. 그의 액션에 모두 열광할때 난 그의 멜로 연기에 더욱 매료 되었던 것이다. 설문조사 같은걸 해보진 않았지만 로멘틱 영화를 좋아하는 남자는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와 영화를 보게 될때 액션은 여자들과 같이 보기도 하지만 로멘틱 영화는 남자와 본적이 없다. 내가 아는 녀석들은 모두 로멘틱 영화라면 손사래를 치는 것이다. 좋은 영화라고 추천을 해줘도 장르가 멜로면 결코 보지 않는다.

멜로가 들어간 옴니버스 영화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이상하게도 평가가 좋지 않은 영화라도 일단 옴니버스 영화면 재밌다.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얽히고 섥히는것이 별내용 없어도 재미있는 것이다. 발렌타인데이라는 평이 별로 좋지 않은 영화도 실실 웃으며 뒤로 돌려가며 재미있게 본 나다. 이책 '운명'은 한편의 옴니버스 영화 같은 소설이다.

옴니버스 영화의 특징은 주인공이 여럿이 나오고 비중이 비슷비슷 하다는 것과 알고보면 서로 어떻게든 묘하게 얽히게 된다는 것이다. 멜로가 아닌 옴니버스 영화에도 비슷하다. 로멘틱 코메디는 비슷비슷해서 잘 안보지만 옴니버스 영화는 비슷비슷해도 보게 되는 것은 왜인지.

이 작품도 영화처럼 여러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처음엔 별 연관이 없던 그들이 얽히고 섥히면서 만나게 된다. 교통체증과 지하철의 투신사건, 빌딩 사무실의 테러와 병원을 무대로 인물들은 만나게 되는 것이다. 평상시라면 마주치지 않았을 인물들이 하나의 사건을 시작으로 교통체증을 빚고, 시간이 어긋나 지각을 하고, 우연히 만나 큰 도움을 주게 되고……. 하나의 사건이 아니었다면 그들은 만나지 못했다. 그 우연은 이들을 인연의 끈으로 묶게 되는 것이다. 조금만 어긋낫더라도 만나지 않았을 우연이 겹쳐 인연을 만나게 되고 그것을 바로 운명이라고 작가는 이야기 하는듯하다.

앞서 말했듯이 한편의 옴니버스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고 유쾌하게 읽어 나갈 수 있고, 다 읽은후 엷은 미소를 띠울 수 있는 소설이다.



제목이 운명이니 운명에 대한 내 생각을 한번 끄적여 보겠다.

운명을 굳게 믿게 되면 정말 답답해서 짜증이나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를것이다. 유행가의 가사지만 운명을 믿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느꼈던 감정이기도 했다. 운명이 정해져 있는 것이라면 세상은 너무 재미 없는것이 아닌가?

운명이라는 것이 정해진 시대도 있었다. 바로 신분제도에 얽매여 살았던 선조들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신분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옛시대의 사람들. 그들에게는 삶이란 신이 정해놓은 운명 그자체였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는 조금 다르다. 어떤 환경에서 태어나느냐 정해진 것은 맞지만 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삶은 참 재미없고 의욕도 희망도 없어지는 것이 되버리지 않겠나. 운명을 굳게 믿는 자에게는 자신이 생각하는 운명의 길을 그대로 걷게 될 것이다. 마치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까봐 두려운 사람들처럼. 그러나 내게는 적용하고 싶지 않다. 운명적으로 로또에 당첨된다거나 운명적으로 만날 아름다운 여성 이라면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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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놀이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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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너무 오래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소?"


어느날 문득 걸려온 전화.

정체불명의 사나이는 자신이 그토록 숨기고자 했던, 아무도 알지 못하는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다!

가족들조차 까맣게 모르는 29년전의 기억을 끄집어 내는 그는 누구일까?


최고의 작가 조정래는 첫 장면 부터 흡입력 있는, 추리물이나 스릴러 물에서나 볼수 있을 법한 미스터리한 장면으로 독자의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상대는 모든걸 알고 있지만, 나는 상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실체를 알수 없는 무엇이 죄여올때 두려움은 더욱 가중된다.



잘나가는 태양실업 사장 황복만. 겉으로 보기엔 유능한 사업가이자 한가정의 굳건한 가장이다. 비서실을 따로 둘 정도로 큰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승리자인 그에게 비서는 거래처 사장이라며 전화를 연결하는데.



"아, 박사장님, 나 황이외다아."

"배.점.수.씨, 안녕하십니까."



감정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자신이 29년간 숨겨왔던 아무도 모르는 이름을 부르는 의문의 사나이. 그 이름 석자만으로 소스라치게 놀랄수 밖에 없는 황복만.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돈일까?

그동안 온갖 노력을 다해 이뤄놓은 재산의 반을 준다해도 관심이 없는 의문의 남자의 목적은 도대체 무엇일까?


황복만, 아니 배점수는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상것으로 태어난 죄로 멸시와 핍박을 받아야 했던 그.

아버지는 항상 양반들에게 죽어 지낼것을 명하지만 그안에 잠재되어 있는 분노만은 삭힐 수 없다. 어느날 신씨 아이들이 어린 동생에게 못된짓을 하는 것을 목격한 그는 아이둘을 흠씬 두들겨 패지만, 신씨네 집안 하인들에게 끌려가 죽도록 얻어 맞는다. 아들이 성질에 못이겨 큰 사고를 칠것을 염려한 복만의 아버지는 그를 대장간으로 보내게 된다. 천성적으로 기운을 타고난 그는 힘들지만 그일을 잘 해나가고 있다.

어느날 찾아온 국민학교 교사 방선생은 천대받는 그도 대우받는 세상이 올거라고 말한다. 전쟁이 나고 공산군이 밀고 들어오자 그동안 억눌러 왔던 설움을 한번에 쏟아내는 그. 양반이라고 거들먹 거렸던 신씨네 일가들이 그앞에서 목숨을 구걸하지만, 그는 무엇에 홀린듯이 32명이나 되는 신씨들을 살해한다. 아버지의 애절한 경고도 귀에 들어 오지 않는다.



"워째서 옛적부텀 이 시상에서 질 무서운 짐승이 사람이라고 혔간디. 짐승들 중에서 질 끔찍한 죄를 짓는 것이고 그 죄를 암시랑토 않게 속에 감추고 있기 때문인 것이여."
169 P 中 -


이념이란 것이 무엇이기에 그토록 사람을 잔인하게 만들었던가?

국군이 밀려들고 신씨일가의 복수는 시작되었다. 미처 도망가지 못한사람들을 비롯, 배점수의 아내도 돌을맞아 죽는다.



도대체 누구의 잘못인가?

작가는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 철저하게 각 인물의 입장에서 대변하는 것이다. 태백산맥에서 친일파마저 그들의 입장에서 이야기 하고 있듯이. 소설을 읽다보면 모든 인물에게 공감이 될 정도이다. 인간이란 그런것이 아닌가? 자신이 그 입장이 되면 이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의 입장은 잘 이해를 하지 못하는 법이다.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 역시 그렇다.



우리세대는 이념을 모른다. 아버지 세대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불씨는 남아있다. 분단의 불안한 상황이 계속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적대감은 유전되어 심한 경우 보수당을 비판해도 '양갱이'도 아닌 빨갱이'라는 이름표가 주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북한에 쌀이라도 기부하게 되면 아예 빨갱이 인증샷을 찍는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작가 황석영은 '손님'이라는 작품을 통해 이념 논쟁과 분단의 원인이 '손님' 즉 외세에 있다고 보았다.

배점수 같은 사람은 왜 공산주의에 빠져 들게 되었을까?

소작인등의 하류층들이 공산주의에 참여하게 된것은 이념이라기 보다 평등한 대우를 받지 못한 자신들도 평등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식민지 시대 '조선프롤레타리아동맹'인 카프의 흐름이 주도했던 원인도 이념따위가 아니다. 파리강화회의에서 미대통령 윌슨은 민족자결주의(각 국가는 정치적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으며, 다른 민족의 간섭을 받을 수 없다는 주장)를 주장하나 1차대전 승전국의 식민지는 독립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내려진다. 상당한 기대를 걸었던 조선인들은 크게 실망한다. 그런데 그이후 소련의 레닌이 아시아를 비롯해 비서구의 민족해방운동을 지지하고 후원을 해주겠다는 선언을 하게 되고, 우리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소련에 열광할 수 밖에 없었다. 알지도 못했던 사회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분단은 이념논쟁따위가 아니라 크게 보면 우리가 힘이 없기 때문에 세계의 흐름에 이리 저리 휩쓸린것 뿐이다. 빨갱이든 파랭이든 그게 다 뭐란 말인가. 그따위 것이 사람보다 우위에 서서 서로를 죽게 만들었는지 안타까운 일이다.



한은 후대에게 물려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엔 한이 너무 깊다. 복수는 당사자에게만 끝나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더이상 그런 비극을 이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작가의 생각이 들어가 있는 듯하다. 모두가 피해자이고 그 피해는 대물림 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스스로 현실을 이겨낼수 없던 시대에서 이어내려온 한은 근대에서 나타났고 현대까지 이어졌지만, 앞으로는 그런 한을 풀고 화합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잊지는 말아야 할것이다. 감정은 사라져도 사실은 알고 있어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선조들은 경제발전도 물려주었지만 분단의 불안상황도 물려주었다. 그러나 원망만 한다고 바뀌는 것도 아니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그렇다고 따로 떨어져 언제까지 원수로 지낼 수는 더더욱 없다. 당장 일어나지 않는다고 태평해 하는 것도 어리석으며 통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더욱 어리석다.

통일에 관한 설문조사 같은것을 해보면 정말 답답하다. 많은 젊은 사람들이 통일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통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이다. 이것은 이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은 아닐런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통일이 되면 북한이 재산을 빼앗아 갈까 두려운가? 남한에도 100만원도 못버는 저소득층 사람들이나 수많은 비정규직 사람들이 있는데 수입은 적지만 도움받고 살지는 않는다. 통일이 되면 젊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업종,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업체에 취업해서 일할 수도 있고, 각자 알아서 일해서 먹고 살것이다. 북쪽에 개발을 추진하며 세금을 쓴다 해도 그것은 투자이지 재산을 빼앗는 것은 아닐것이다.

어마어마 하게 들어가는 국방비 절감이나 군대문제, 3d업종 인력문제등 사소한 문제, 자녀들에게 불안한 현실을 물려주지 않아도 된다는것등, 그 이외에도 통일의 이점은 수없이 많다. 민족의 감정을 배제하고 순전히 이득만 계산하더라도 통일은 필요한 것이다. 조중동등의 보수언론에서 떠드는대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것이 아니라 자신 스스로 주관을 가지고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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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으로 나온 바람난 세계사 - 신화가 된 역사, 전설이 된 역사, 구라가 된 역사
박철규 지음 / 팬덤북스 / 2010년 12월
절판


늦게나마 역사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 이렇듯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왜 딱딱하고 재미 없는, 필요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역사는 고리 타분한 옛날 이야기만이 아니란 것을 왜 몰랐을까? 역사를 앎으로 더 값진 현대를 살아 갈 수 있고, 선조들의 지혜를 알 수 있고, 그들이 했던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 수도 있고, 재미도 찾을 수 있는 것을. 이것말고도 역사를 알게 되는 재미는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역사를 앎으로서 우리는 우리의 불안한 분단 현실을 제대로 알게 되고,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을 알 수 있다. 강대국으로 진입하는 길은 경제력이나 돈만으로 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부족한 것이 무엇이었고 무엇을 더 갖추어야 되는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세계가 돌아 가는 흐름도 알 수 있다. 또한 역사를 앎으로서 시야를 넓힐 수 있다. 예를 들어 통일을 꼭 해야하냐는 생각이 얼마나 한심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우물안 개구리 같은 생각인지도 깨닫게 될 것이다. 역사를 배우지만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게 만드는 암기위주의 답답하고 딱딱한 교육이 개선 되어야 배웠다는 학생들 입에서 이런 소리가 안나오리라.


이책은 '바람난'이란 심상치 않은 단어를 내세우고 있듯이 동서양 역사의 재미있는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삼국지부터 마르코 폴로등 역사상 유명한 인물이야기부터 옛날의 돈에 관한 이야기나 전화에 관한 이야기, 아편, 매춘, 술에 얽힌 이야기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가 느끼기에 저자의 생각이 편협해 보이는 부분도 보인다. 돈에 관한 이야기인데 공산주의가 따지고 보면 돈때문에 망했다는 이야기였다. 내 생각에는 공산주의의 붕괴는 소련이 붕괴했기 때문인데 소련의 지정학적 위치, 즉 해안가가 없던 것도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미국은 소련의 주변국을 포섭하는 작전을 썼고, 해안가가 열악한 소련이 세계에서 고립되었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동맹국에 대미 무역이라는 이득을 주었고, 소련은 동맹국에 무기나 기술을 제공했다. 소련의 붕괴는 지정학적으로 고립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태평양과 대서양 제해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위치가 세계와 무역하기에 아주 좋은 위치이기 때문에 미국이 유리했다는 논리가 단순히 돈때문이라는 설보다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겠나. 우리가 분단이 되고 외세의 침략을 끊임없이 받게 된것도 지리적인 위치가 그렇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그럴 듯하다.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역사만큼 재미있는 학문도 없다고들 말한다. 나도 조금씩 역사이야기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다. 학창시절엔 공부를 안했기도 했거니와 암기 위주의 딱딱한 역사이야기는 정말 재미가 없었다. 비록 '바람난' 이야기라도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데 도움이 된다면 교과서보다 이책이 더 낫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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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립 而立 - 실천편 - 술술술 풀리는 남자 서른의 인문학
심상훈 지음 / 왕의서재 / 2010년 11월
절판


서른이 되기전 자기 인생의 뜻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는 것이 이립. 공자가 말했다고 한다.

어릴때, 아니 멀리 갈것도 없이 20대 초반에만 해도 서른의 나이는 굉장히 많고 뭔가 기반이 잡혀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내가 서른이 되고 보니 그렇지도 않더라. 내가 막살아온 것때문에 그런것이겠지만 유유상종이라는 말처럼 주변의 친구들도 나와 별 다를 것이 없다. 다들 결혼해서 아이가 둘정도 있을텐데 결혼조차 하지 못한 친구가 나를 포함 태반이다. 개인의 능력탓도 있겠지만 불황이 불러온 취업란, 취업이 된다해도 비정규직인 현실 때문에 수입이 변변찮은 탓도 조금은 있겠다.


저자 서상훈은 북칼럼리스트다. 북칼럼리스트가 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프로 서평가?쯤 되지 않을까.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다른책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책을 소개한 책이라고 할만큼.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같이 요즘 많이 나오고 있는, 주제에 따라 책속의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이책에서 말하는 테마는 술.술.술.이다. 마시는 술 酒, 기록하는 술 述, 재주 술 術.

술을 알면 인생이 술술술 풀린다는 것이다. 책에서 세우고 있는 '술술술 풀리는 남자 서른의 인문학'이라는 문구 처럼 인문을 섞은 책속의 책 자기계발서 라고 하면 비슷한 표현일 것이다.



성공하기 위해선 술을 멀리 하고 절제된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저자는 술을 모르면 술술 풀릴 수 없다고 말한다. 술을 마시면 감추어 두었던 이야기도 하게 되고, 친목도 도모하게 되어 인간관계가 돈독해지고, 스트레스도 풀려 비지니스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도 병사들과 함께 많은 술자리를 가졌던 것이 백전백승의 요인중 하나라는 것이다. 사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술자리를 피하거나 끼워주지 않는 사람이 사람들과 친한 경우는 드물다. 회식을 하면서도 끝까지 종교나 다른 이유등을 들어 술한잔 마시기를 거부 하는 사람들은 눈밖에 나는 것이다. 이것이 불합리 하다고도 생각 되지만 어쨌거나 사회 생활에 중요한 요인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술을 억지로 권하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마실 수 있음에도 너무 빼는 것도 분위기를 흐리는 것.

나도 체질적으로 술을 마시면 심한 두통이 찾아오고 얼굴이 심하게 붉어지는 체질이다. 남자로서 술을 못마시는 것이 쪽팔려 많이 마시면 는다는 말에 열심히 일년동안 무리해 가며 부어라 마셔라 해보았지만, 전혀 늘지 않았다. 다만 살이 찌고 몸이 축나고 중독될뿐. 늘지는 않지만 그래도 술자리가 있으면 반병~한병까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적당히 마시고 있다. 마실수록 는다는 말은 꾸준히 조언받고 있지만. 그런 말을 들을때마다 일일히 같은 소리를 반복하기 지겨워서 웃어 넘기고 있다. 술은 적당히 마실때 취하지만(구하는 것을 얻지만) 정도를 넘어서면 추해진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백번 공감하는 바이다.


[생각이나 아이디어는 물과 같다. 내 그릇이 없으면 담을 수 없다. 그릇의 모양이나 용량에 따라서 천양지차로 모습이 달라지는 법이다. 이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귀찮다는 이유로 우리는 기억에만 의존한다. 글 상자에 기록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p101中-


[언젠가 아인슈타인과 인터뷰하던 기자가 집 전화번호를 묻자, 아인슈타인은 전화번호 수첩을 꺼내 자신의 집 전화번호를 찾았다고 한다. 기자가 깜짝 놀라서"설마, 댁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건 아니시죠?" 하고 물었더니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집 전화번호 같은 건 잘 기억을 안 합니다. 적어도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걸 뭣하러 머릿속에 기억합니까?"]



[인간의 두뇌는 '하드디스크'라기 보다 '램'이라고 하는 것이 옳은 개념일 것이다. 말하자면 '무엇인가를 기억하기 위해 늘 고심하는 사람보다는 무엇인가를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p119~112 中-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되지도 않는 기억을 하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창의적인 생각을 위한 메모를 하는 것. 이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들이다. 다른 기억력은 좋지도 않으면서 식구들의 주민번호및 계좌번호 여러개를 기억한다고 자랑질이나 하고 다니던 내가 부끄러울 따름.



작은 재주라도 자기 전문분야를 꾸준히 하는 기술도 강조하고 있다. 많이들 아는 유명한 맹상군의 식객이야기도 언급되고 있다.

이책은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듯이 보인다. 그래서 중복되는 설명과 이야기들이 많아서 좀 거슬렸다. 중요한 것을 여러번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보다 사소하고 기본적인 설명이 중복되고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편집할때 좀 수정을 했었으면 좋으련만.

30대에 기반을 잡아야 한다는 옛 성인의 말이 서른에 제대로 뭔가 해놓아야 한다는 말보다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뜻이 더 강한것 같아 위안이 된다. 20대에 꼭!반드시!필히! 읽어야 될 책이라거나 해야할 일들을 이야기 하는 책은 그러지 못한 탓인지 반감이 들곤 하지만 요책은 그런 맥락과는 약간 다른 것이다. 인간관계를 잘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고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달인이 되는 것. 써놓고 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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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산드라의 거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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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은 즉…… 오늘 우리가 하는 예언들은 미래의 세계를 창조하게 된다는 뜻인가요?]

[맞아요. 그 예언을 믿는 사람의 수가 많기만 하면 되는 일이죠.]

[따라서 우리가 끔찍한 미래를 상상하면 실제로 그런 미래가 실현되고, 또 우리가 기막히게 좋은 미래를 상상하면 그런 미래도 도래한다는 말도 되겠네요.]

[바로 그거예요. 오늘 우리가 꾼 꿈들이 내일의 현실들을 창조하게 되는 거죠. 사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은 우리의 조상들이 상상해 낸 것들이지요. 그렇지 않은가요?] - 20p中 -
 
     

  카산드라와 김예빈은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기억을 찾아 아버지가 일하던 미래 전망부로 찾아간다. 그곳에서 만난 샤를 드 베즐레는 아버지와 함께 일하던 사람. 그는 옛시대의 예언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에게 오빠의 주소를 알아낸 둘은 집을 찾아가지만, 오빠는 도망가 버리고…… 다시 만난 파파디키스 교장, 경찰관 피에르 마리 펠리시에, 그리고 드디어 만나게 되는 오빠 다니엘……

  계속 되는 위험의 모험속에 대속시민들(쓰레기장 노숙자들)은 카산드라를 좋아하게 된다. 다시 테러위험을 막는 그들. 그리고 대속에 새로 온 입주민, 대속의 큰 위기가 흥미진진한 한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베르나르가 이야기 한대로 한국인 김예빈은 주인공 다음으로 중요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카산드라에게 독설을 퍼붓던 그가 그녀를 좋아하게 되고 둘의 사이엔 미묘한 감정이 스며든다. 베르나르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좀 부족한듯 보이는게 흠이긴 하지만.

  한국인이라고 표현되는 김예빈은 북한 출신이다. 북한사람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한국인이라고 표현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틀린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나도 북한에서 탈출한 김을 한국인이라고 부르는 화자의 목소리에 의문을 가졌지만 생각해보니 외국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과 남한은 같은민족인 것이 당연한 것. 우리는 오히려 단절된 상황속에서 실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남한의 입장에서는 북쪽의 동족을 한국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북한이라고 부른다. 북한에서는 우리를 조선인민공화국의 입장에서 남조선이라고 부르듯이. 작가가 한국인이라고 표현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베르나르가 북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 낫겠다.


     
 
사람들은 보지만, 주의 깊게 보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듣지만, 귀 기울여 듣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알지만, 진정으로 깨달은 것은 아니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카산드라의 잊혀진 기억도 재미를 주었고, 최대의 위기를 의외의 인물때문에 벗어나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1권부터 조금씩 나오는 예언,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것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는 이것이 정말 근거가 있는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실제로 근거가 있는지 없는지는 잘 모르겠고 이런 발상이 베르나르 고유의 것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상당히 재미있는 이야기다. 사람의 생각이 미래를 창조한다는 이야기는 한동안 폭발적인 유행을 가져왔던 서적  '시크릿' 보다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고 흥미롭게 느껴진다. 거기에 더해 현대 물질문명에 대한 비판과 자연에 대한 문제의식도 제기하고 있다. 

   흥미 진진한 이 소설을 뒷 장면이 궁금해서 책을 놓지 않고 읽어 나가는 것도 좋겠지만, 잠깐씩 덮어 놓고 나름의 상상을 펼쳐 나가면서 읽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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