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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도시여행 - 도시 골목골목, 우리 문화와 이야기를 따라 걷다 ㅣ 참여하는 공정여행 2
이병학 지음 / 컬처그라퍼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이게 무슨 도시여행이야?
책 제목이 '도시'여행이길래 나름대로 혼자 생각하길, 도시하면 일단 높고 빽빽한 고층빌딩숲과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이 연상이 되는 것. 막상 책장을 열어보니 도시여행이라기 보다 차라리 도시 근교 변두리여행이라고 하는것이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생각과 달라서 실망했을까?

아니다. 오히려 안도감이 들었다.
12살때 서울로 전학을 와서 20년정도 서울과 경기도등에서 생활을 했지만, 한번 촌놈은 영원한 촌놈인지 아직도 사람이 북적거리고 고층빌딩이 서있는 번화한 도시가 낯설다.
그렇다고 시골이 그립냐? 그건아니다. 교통이 불편하고, 인터넷이 느리고 각종 편의시설이 없는 것은 불편하다. 그렇다면 나에게 맞는 것은 '변두리'다.
12년동안 시골에서만 산게 아니고 대구에서도 살았기 때문에 평생을 거의 변두리에서 생활했다고 해야할 것이다.
그런 변두리 정서를 가지고 있는 내게 이책의 컨셉은 아주 잘 맞아떨어진다.
시골도 아니고 도시도 아닌곳. 지저분하고 얽히섥힌 복잡한 골목골목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주택은 어딘가 낡고 정돈되지 못한 모습이다. 재래시장, 한옥 성곽, 수십년전부터 존재했을 오래된 상점들, 찻주전자 보따리를 든 아가씨가 튀어나올것 같은 다방,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심지의 유적지등.
이책에서 여행하는 32군데는 도시이기는 하다. 서울, 인천, 춘천, 충주 청주, 전주, 목포, 대구, 부산등의 주요 도시를 여행하는 거니까. 도시라는 단어의 이미지에 갖고 있는 편견이라니. 도시 곳곳에 숨어 있는 갈만한 곳쯤으로 생각하면 될테다.

하기야 빌딩숲 우거진 곳을 여행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거다. 그냥 '논다'고 하지.
도시에 사는 사람은 그 도시에서 놀때 근처의 교외로 가거나 유흥가 밀집지역으로 가서 말그대로 '논다'. 자기 동네의 문화유적지라든지 멋진 산책, 등산로등을 모르고 사는 사람도 꽤 된다. 원래 여행이란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곳으로 가야 재미가 있는것일테니. 출발하기 전날의 설레임이 가장 즐겁다고 말하곤 하는 사람도 집근처로 간다면 그다지 설레지 않듯이 왠지 여행은 낯설고 새로울 수록 좋은듯하다. 그래서 해외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가끔은 이렇게 도심속을 천천히 걸으며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숨겨진 도시의 풍경을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흥미있을게다.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도 좋겠지만 왠지 이책에 나오는 장소들은 혼자 가봐야 더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게다가 걷는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힘들다고 투덜대거나 재미없어 할지도 모른다. 혼자라면 이런 걱정이 없다. 스스로 나선것이니 힘들어도 참을만 하고 짜증나도 탓할 사람이 없으니까.
혼자 천천히 걸으며 머리를 식혀 보는것이다. 혼자 하는 도시 여행, 꽤 괜찮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