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지나치게 순진한 것이
내일의 상식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라 ‘

대부분의 경우 우리 인간은 서로를 미러링한다.
누군가 당신에게 칭찬을 하면
당신은 신속하게 호의로 보답하고,
누군가 불쾌한 말을 하면
당신은 헐뜯는 말로
재빠르게 응수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이러한 선순환과 악순환은
학교와 기업 및 민주주의에서 강력하게 작동한다.

악이 더 강해 보이더라도
선의 숫자가 더 많다.

만델라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명인 월터 시술루는 한때
만델라의 결점을 이야기해달라는 요청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사람을 믿으면 완전히 믿어버린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그렇지만 그것이 결점은 아닐 것이다."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
그것은 선물일 뿐 아니라 좋은 거래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용서하는 것은
반목하고 원한을 품는 데 당신의 에너지를
더 이상 낭비하지 않게 해주기 때문이다.
사실상 당신은 스스로 살기 위해 풀어주는 것이다.

신학자인 루이스 스미디스는
"용서하는 것은 죄수 한 명을 풀어주는 것이며,
그 죄수가 너였다는사실을 알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해야 한다고
당신이 생각하는 대우를 그들에게 하지 말라.
그들의 취향은 다를 수 있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구분짓고 차별한다.
우리는 누군가를 편애하며
우리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에 대해
더 많은 신경을 쓴다.
이는 부끄러운 일이 전혀 아니다.
그것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든다.
그러나 우리는 그 먼 이방인들에게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들이 모든면에서
우리만큼 인간적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당신이 자신의 몸에 먹이는 음식에 대해 신중하듯이
자기 마음에 어떤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라.

모든 선행은 연못에 던진 돌과 같아서
사방으로 파문이 퍼진다.

용기를 내라.
스스로의 본성에 충실하고
타인에게 당신의 신뢰를 보여주어라.
대낮에 선을 행하고
자신의 관대함을 부끄러워하지 마라.
처음에는 속기 쉽고 순진하다고 묵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 지나치게 순진한 것이
내일의 상식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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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주말 드라마를 보면서,
사람들은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참고 또 참는 캔디형 주인공을 두고 말한다.

"쟤는 왜 저러고 당하고 살아?
다 일러바치고 확 나와버리면 되잖아?"

그러나 그리 말하는 이들도 실은 알 거다.
부당함을 폭로한 이들이 겪게 될
더욱 큰 부당함을.
그런 일을 어찌 모면한다손 쳐도,
이상과 철저히 거리를 둔 현실을.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이 주는 무게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최소한의 금전적인 지원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조금은 감수해야 할
여러 유형의 폭력이 있다는 체념적인 단정. - P42

남의 목을 조르려는 자는
자기 관자놀이가 먼저 터질
각오를 해야 한다는 거겠지. - P63

과열된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수소를 가득 담은 풍선만큼이나
끝없이 상승할 수 있다.
감정과 풍선의 공통점은
비가시권의 높이에서
제풀에 폭발해버린다는 것.

그에 비하면 현실이란
그넷줄이나 위로 튀어오르는 공과 같이
얼마자 건조하고 절망적인지.
언제나 눈에 보이는 곳까지밖에 오르지 못하며,
땅이 잡아당기는 힘을 뿌리치지 못하고
다시 내려오니까. - P140

자신의 아픔은
자신에게 있어서만 절댓값이다. - P163

사람의 감정은 어째서,
뜨거운 물에 닿은 소금처럼
녹아 사라질 수 없는 걸까.

그러다 문득
소금이란 다만 녹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어떤 강제와 분리가 없다면
언제고 언제까지고 그 안에서.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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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인생이 테트리스라면,
더이상 긴 일자 막대는 내려오지 않는다.
갑자기 모든 게 좋아질 리가 없다.
이렇게 쌓여서,
해소되지 않는 모든 것들을
안고 버티는 거다.

선이의 특제 카레는 아니었지만,
짜장도 꽤 맛있었다.
때때로 인생이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절히 원하는 것은 가질 수 없고,
엉뚱한 것이 주어지는데
심지어 후자가 더 매력적일 때도 있다.
그렇게 난감한 행운의 패턴이
삶을 장식하는 것이다.
물론 매력적인 후자를 가지게 되었음에도
최초의 마음,
그 간절한 마음은 쉽게 지워지지 않아
사람을 괴롭히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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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냥 당연히,
원래 그렇게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내 상황이 나아지고 자리를 잡아서
떳떳해져야 한다고만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나고 하나의 관계가 끝날 때마다
나는 누가 떠나는 쪽이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생각했다.
어떤 경우 나는 떠났고,
어떤 경우 남겨졌지만
정말 소중한 관계가 부서졌을 때는
누가 떠나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알 수 없었다.
양쪽 모두 떠난 경우도 있었고,
양쪽 모두 남겨지는 경우도 있었으며,
떠남과 남겨짐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도 많았다.

그녀는
세상 사람들이 지적하는
엄마의 예민하고 우울한 기질을
섬세함으로, 특별한 정서적 능력으로
이해해준 유일한 사람이었다.
아줌마의 애정이 담긴 시선 속에서
엄마는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으로 보였었다.

아줌마라고 해서
엄마의 모든 면이 아름답게 보였을까,
엄마의 약한 면은 보지 못했을까.

아줌마는 엄마의 인간적인 약점울
모두 다 알아보고도
있는 그대로의 엄마에게 곁을 줬다.

아줌마가 준 마음의 한 조각을
엄마는 얼마나 소중하게 돌보았을까.

가죽지갑 하나에도
어쩔 줄 몰라하던
그 어린 여자애를 보면서
엄마는 그애에게
왜 고작 이런 것 하나에도
그토록 당황하고 행복해했는지 묻는다.
너는 더 좋은 것들을 누렸어야 했다고,
그럴 자격이 있었다고.

누군가를 조롱하고 차별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삶은
얼마나 공허한가.

사랑받고 싶은 마음,
누군가와 깊이 결합하여 분리되고 싶지 않은 마음,

잊고 싶은 마음,
잊고 싶지 않은 마음,

잊히고 싶은 마음,
잊히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받아도 사랑하고 싶은 마음.

세상 사람들은
부모의 은혜가 하늘 같다고 했지만
여자는 자식이 준 사랑이야말로
하늘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미카엘라가 자신에게 준 마음은
세상 어디에 가도 없는
순정하고 따뜻한 사랑이었다.

말자는 지민이 서러움을 모르는 아이로 살기 바랐다.
흘릴 필요가 없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면,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했다.
삶에 의해 시시때때로 침해당하고
괴롭힘당하지 않기를 바랐다.

지민은 삶을 견디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기꺼이 누리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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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보드라운 뺨과 맑은 침을 가진 찬성이와 달리
할머니는 늙는 게 뭔지 알고 있었다.

늙는다는 건 육체가 점점 액체화되는 걸 뜻했다.
탄력을 잃고 물컹해진 몸 밖으로
땀과 고름, 침과 눈물,
피가 연신 새어나오는 걸 의미했다.

강의를 마치고 돌아올 때
종종 버스 창문에 얼비친 내 얼굴을 바라봤다.
그럴 땐 ‘과거‘가 지나가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차오르고 새어나오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나를 지나간 사람, 내가 경험한 시간,
감내한 감정들이 지금 내 눈빛에 관여하고,
인상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표정의 양식으로, 분위기의 형태로 남아
내장 깊숙한 곳에서 공기처럼 배어 나왔다.

어쩌면 그날, 그 시간, 그곳에선
‘삶‘이 ‘죽음‘에 뛰어든 게 아니라,
‘삶‘이 ‘삶‘에 뛰어든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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