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세 아이 이야기 미래주니어노블 2
앨런 그라츠 지음, 공민희 옮김 / 밝은미래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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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꼬마 난민의 해변가의 죽은 장면이 매체를 통해 보도되던 날 국제사회에는 다양한 이유로 '난민'의 길을 걷는 이들을 한동안 이슈화시켜 보도 한 적이 있었다.  나는 꼬마아이의 죽음을 사진으로 접하면서  난민에 대해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가슴으로 담지 않았던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꽤나 두꺼운 책인데 둘째는 책을  펼쳐들고 읽었다. 마음이 아프다고.. 나랑 비슷한 나이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그런다.

아이들에게는 충격적일 수 있다. 세계 여러나라에 대한 관심이 없는 딸로서는 더구나 그렇다.

하지만 아들은 그렇지한다. 난민은 20세기의 세계적 문제라나? 잘 읽으면 세계정세를 알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제주도 난민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운을 떼었다.

    

 

 

 

이 책에는 어떤 내용이 있는 걸까?

세 명의 아이들이 나온다. 1930년대 나치 독일에 사는 유대인 소년, 조셉. 1994년 쿠바에 사는 소녀, 이자벨. 2015년 시리아에 사는 소년, 마흐무드. 이들은 각자 다른 시간,공간, 조건이지만 살기 위해, 희망을 쫓아 상상하지 못할 위험과 고통을 무릎쓰며 죽음에 맞서는 발걸음을 옮긴다.

    

   책은 세 아이를 동시에 조명한다. 시대 순으로 조셉, 이자벨, 마흐무드 순으로 탈출하게 된 배경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탈출하기까지의 긴 여정이 세 명의 아이들을 번갈아가며 조명하고 있다. 마치 시리즈물을 보듯 뒤가 궁금해지려고 하면 한 아이의 장면이 마무리되고 다음 아이의 장면을 조명하는 식으로 전개되는데 솔직히 나는 이야기 몰입도 부분에 있어 답답해서 그냥 한 아이-예를 들면, 조셉이면 조셉의 얘기를 몰아서 다 읽고 다음 아이 순으로 읽었다. 우리 딸도 이렇게 읽으니 이야기의 집중도를 더욱 높이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출판사에서 분명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 아이를 동시에 조명하면서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가지는 급박함과 긴장감을  계속이어 갈 수 있도록 한 것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딸이 읽으면서 말했다.

엄마, 조셉의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아는 안네의 일기와는 같은 듯하면서도 달라. 조셉은 그곳을 탈출하기 위해 일종의 모험일 수 있고 도전일 수 있지만 얼마나 절절했으면 위험을 무릎쓰고 난민이 되었을까? 난 아마 못했을 거야. 차라리 안네처럼 숨어지냈을 걸. 조셉은 대단한 것 같아.” 이렇게 느낄 수 있다니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그들의 목숨을 잃은 덕분에 난 살았어. 무슨 말인지 아니?

그들이 목숨을 바쳤기에 모두가 살 수 있게 된 거야.

 그들이 결코 만나보지 못한 손자손녀 조카들까지. 하지만 넌 볼 수 있을 거야."

 

" 넌 아직 살아 있고 네 여동생도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거야.

난 알아. 네가 동생을 구했으니까. (생략) ..."

   책을 다 읽어 갈 때 쯤 '아~'하고 이해가 되었다. 세 명의 아이들 결코 만나지 못할 것 같은 아이들이  연결되어 있었다. 서로가 꿈꾸었던 세상을 위해 위험을 무릎쓰고 했던 일들이었는데...

독일 나치로 부터 도망쳤던 조셉의 가족 중 루시는 살아남아 시리아로 부터 탈출한 마후무드 가족을 맞아준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  어쩌면 우리도 지금 우리의 삶을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 없다. 이  이야기를 통해 난민의 이야기가 결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세 아이의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더욱 급박한 긴장감으로 읽는 내내 몰입감을 끌어내고 있다. 그냥 읽고마는 소설이 아니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가져야하는 것은 나 보다 나은이 아니라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다.

 

  지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작년에 제주도 난민입국사태로 인해 우리나라도 난민이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난민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러가지 입장을 내세워 반대를 한다. 그 삶들이 무조건 나쁘다거나 옳다는 문제가 아니다. 마음을 열어두고 생각을 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선에서 그들이 난민이 되고서라도 선택하고자 했던 삶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말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챕터가 있다. 긴급구호를 위해 기부를 하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이 방법은 가장 쉽고도 실천가능한 보편적인 방법이다. 우리가족은  아이들 이름으로 하고 있지만 어릴 때부터 타인의 삶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한다는 것은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막 난민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응원과 관심의 마음을 전해본다.

 

" 힘들겠지만 이제 곧 괜찮아질거예요. 당신들을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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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턱을 괴고 있는 귀여운 소녀와 작고 노란새가 있어요.

둘은 무얼하는 걸까요? 또는 어떤 관계일까요?

우리집 막내는 “친구!”라네요.

“어떻게?” 하고 물었더니

“서로 불편하지 않잖아.”하고 그러네요. 정말 그럴까요?

 

 

창가에 앉아있는 것을 좋아하는 소녀에게로 쉴 곳을 찾아 헤매는 긴 여행에 지친 새가 날아왔어요.

둘은 친구가 되고 싶어했어요.

 

 

 

 

새와 소녀, 각자의 방식으로 노래를 가르쳐주고 글을 가르쳐주고 친구를 데려오지만

 

새와 소녀는 생각했어요.

 

‘ 내 말을 알아들은 걸까?’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책을 읽는 도중 막내가

“꼭 우리 같애. 나와 도치(키우는 고슴도치), 나와 구피.

 

아이 눈에도 그렇게 느껴지나봐요. 그래서 물었죠.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

 

내가 좋다고 막 다가가면 안돼. 조금 기다려야 돼.

 

친구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야 돼.

 

그래야 친구가 될 수 있어.“

 

7살짜리 꼬마 아이도 아는 것을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자꾸만 말하고 소통하기를 원합니다.

 

새와 소녀의 관계가 여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우리 삶에도 적용되니까요.

 

우리집 막내처럼 자기가 키우는 애완동물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친구 사이에도 다른 사회관계사이에도 그렇습니다.

 

 

관심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서로가 잘 소통을 하기 위해선 나의 방식만으로 고집하면 일방통행입니다.

 

상대방은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그러면 사이는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 새와 소녀처럼 자기 식으로 이야기 하는 동안 뭔가 채워지지 않았던 서로의 마음이

떨어져있는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떠올리고 생각하면서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처음과 달리 새와 소녀는 소통에 있어 성장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까요?

 

 

 

각자의 방식을 존중하면서 서로를 알아간다는 것은 소통의 기본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려운 주제이기도 하고 쉬운 주제이기도 합니다.

 

우리 일상에서 흔히 겪는 일이니까요.

 

아이는 아이의 입장에서 보는대로 느끼고 어른은 소통의 대상을 확장해서 생각하면 되니까요.

 

 

 

이 책은 알고보니 제26회 눈높이 아동문학상 그림책 대상을 받은 책입니다.

 

류주영작가의 또 다른 책<나는 초록>

 

  상상력만큼이나 따듯하고 상큼했던 책이였다는 게 생각났습니다.

 

아이와 함께 책도 나누며 생각을 확장시켜 보면 어떨까요?

 

 

좋은 책과 함께 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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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거리
전소영 지음 / 달그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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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소영작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의 신간이 나오면 제일 먼저 읽어 보고싶다는 생각에

 신간알림 서비스를 등록해놓고 대기 중이다.

 얼마 전 그녀의 신간이 나왔다.

 

‘적당한 거리’ 나는 이 말을 즐기는 편이다. 신혼 초에 서로 다른 우리를 인식한 이후

 부부사이에도 적당한 거리라는 게 늘 필요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유치원을 가고 초등학생을 지나 사춘기의 정점을 찍는 중3 아들녀석을 보면서

 서로에겐 적당한거리는 관계를 더욱 좋게 한다는 것을 요즘 실감하고 있는 편이다.

 그리고 친구사이에도 아쉬운 듯 적당한 거리는 늘 좋은 관계를 유지시켜준다.

 상처를 주지 않는 최소한의 적. 당.한. 거. 리.

 이 책 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설렌다. 두근두근.

 

  

 

 

슈퍼바라고 불리는 산세베리아와 산세베리아 옷을 입은 여인의 뒷모습 사이에는

‘적·당·한·거·리’라는 제목이 놓여 있다.

여인은 산세베리아 옷을 입은 걸까? 산세베리아 같은사람일까? 식물의 주인?

뒷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 사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

식물과 사람사이에 놓인 제목만큼이나 정확하게 힘줘 말할 정도로 중요한

적·당·한·거·리가 필요하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은 걸까?

나는 적당한 거리는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혼자 생각에 빠지다가 책장을 펼쳤다.

 

 

 

 

아침 햇살이 창을 통해 들어오고 식물들은 나란히 그 빛을 받고 있다.

산세베리아 화분 옆에선 아침의 기운을 채 느끼기 전인지 여전히 잠에 취해있는 강아지 한 마리.

이 책의 주인공이 아침부터 분갈이를 하기 위해 분주해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가만 보면 식물들도 성격이 모두 달라.

어떤 식물은 물을 좋아하고,

어떤 식물은 물이 적어도 잘 살 수 있지.

 

 

 

 

그렇게 모두 다름을 알아가고 그에 맞는 손길을 주는 것.

그렇듯 너와 내가 같지 않음을 받아들이는 것.

 

그게 사랑의 시작일지도,

 

 

단순한 내용일지 모른다.

화분에 애정이 많은 사람의 분갈이하는 과정이 담긴 그런 이야기라고 하기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알고 있다. 작은 것 하나에 우리의 관심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집집마다 화분을 하나씩 키우고 있겠지만 누구는 물을 너무 자주 줘서 죽고

누구는 물을 너무 안줘서 말라죽인다.

화분의 식물 하나 키우는데 꾸준한 관심 , 우리의 애정이 적당한거리를 유지할 때 식물은 잘 자란다.

 

사람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관계에 집착하다보면 지나친 관심으로 서로가 힘들어진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지나친 관심. 적당한 거리를 벗어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적당한 거리는 서로의 관계를 오래도록 잘 유지시켜줄 뿐 아니라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최소한의 거리가 아닌가싶다.

 

작가는 어김없이 이 번 책에서도 이야기한다.

거창한 소재가 아니라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재로 소소한 일상에서의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한다.

작은 화분 하나에 심겨진 식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우리 삶, 인간관계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천천히 이야기해준다.

식물에게 필요한 적당한 햇빛, 적당한 흙, 적당한 물처럼

모든 '적당한' 무엇이 필요하다.

 

 

 

 

 

"네 화분들은 어쩜 그림 싱그러워?"

 

적당해서 그래.

뭐든 적당한 건 어렵지만 말이야.

 

첫페이지에서 부터 강렬했던 그 말이 계속 뇌리에 남았다.

적당해서 어렵지만

  그 적당함이 너와 나 사이를 건강하고도 오래도록 유지 시켜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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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나무의 계절
크리스 버터워스 지음, 샬롯 보아케 그림, 박소연 옮김 / 달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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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무와 함께 자랐다.

나는 우리집의 분위기상 식목일에는 어김없이 나무를 심었고 식목일이 아닌 날에도 집주위에 공터에, 도로가에도 은행나무며 차나무며 장소만 달리하며 심으며 자랐다. 내 인생에 나무와 같지 하지 않았던 때가 언제였을까를 문득 생각해본 적이 있었지만 내가 도시로 나와 사는 이 순간에도 베란다 창을 통해 나무는 어김없이 가지를 흔들며 인사를 하며 반긴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생각했다. 내가 사랑하는 나무의 계절은 언제일까?

얼마 전 까지 어설픈 새눈을 들어낼까말까 하던 수줍던 순간인지 아님 꽃들을 머금어 향기로움을 뽑내는 순간인지, 지금처럼 싱그러움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잎사귀에 드러내며 연두빛이 초록으로 들어가 전인지 그것도 아니면 세상을 녹일듯한 뜨거움을 온몸으로 맞서고 있는 순간인지, 대지의 풍성함을 한껏 영롱하게 담아내는 순간인지 또는 한없이 버림으로 민낯을 스스럼없이 보여주는 순간인지를 떠올리게 되었지만 늘 나무랑 함께하는 순간은 내게 삶이었고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지금은 나무가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순간이다. 연둣빛을 띠는 새 잎은 쭈글쭈글해 보이지만 아직 작고 여린 아주 보드라운 잎이다.

 

    

  나는 이 장면에 많이 머물렀다. 학교 가던 길, 집에 오던 길을 심심않게 했던 마을 비탈길에 뽕나무랑 같이 있던 수양버들이 문득 보고싶어졌다. 이렇게 그네를 탈 수 없었지만 동네아이들 모두 그 나무만 보면 입을 맞춘 듯이 가지를 잡고 타며 아아아~ 타잔하고 열심히 놀았던 그 나무가,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

  무성한 잎을 드리우면서 한 여름의 땡볕을 즐거움과 추억으로 남겨주었던 수양버들은 도로 확장으로 없어져버렸지만 나무는 내게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해주었다.

    

 책으로 다시 돌아오면 이 책은 생태 책에 가까운 듯하면서도 그렇지 않다

책에 충실하자면 그림과 글이 잘 매칭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줄 모르지만 나는 이 책을 적극적 삶에 끌어놓고 읽으면 그 깊이가 남다르게 다가올거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작가의 의도도 파악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사랑했던 나무, 나의 삶에 들어왔던 나무, 그 순간을 떠올리면 나무는 언제나 나의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같이 즐거워하며 놀아줄 수 있는 친구, 변함없이 나를 바라봐주는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었다.

 

나무는 오늘도 나와는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서 나를 보며 서 있다.

내가 사랑하는 나무는 온몸으로 계절을 즐기면서 나에게 인생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내게 생태 책이자, 추억을 소환하는 책이었으며 나무가 들려주는 인생책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나무의 계절은 나무와 함께하던 매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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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노래 창비 노랫말 그림책
유희열 지음, 천유주 그림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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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노래』(유희열 글/천유주 그림|창비)라는 신간이 나왔다.

저자 이름에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 혹시 내가 아는 그 가수? 그림작가도 익숙한 이름 천...

설렘 반 기대 반으로 기다리다 받은 책이었다.

천유주작가의 그림은 늘 그렇듯이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작가가 담아내고자 하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그림체가 

감성을 듬뿍 담아 그림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듯 했다.

작가가 들려주는 노래이지만 왠지 딸 키우는 엄마로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듯하여

 애써 태연한 척 페이지를 넘겼다.

 *

우리 딸은 열 달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미숙아로 태어났다

다행히 인큐베이터에는 들어가지않았지만 청색증이 와서 퇴원하고도 

수시로 병원을 들락날락하였다

얼마나 입이 짧던지, 먹는 양은 늘지도 않고 노심초사하며 

좋은 것 예쁜 것만 담으라며 귀하게 키웠었는데 올해 중학교 1학년이 되었다.

나의 키를 넘어서고도 아직 더 자라야한다는 딸, 먹기도 놀기도 얼마나 잘 하는지... 

이 책을 보면서 우리 딸이 오던 순간이 떠올라 울컥하게 했다.

*

 
처음 샀던 엄지만 한 신발 품에 안고

기뻐하던 어느 봄날

 

누구보다 행복해 보이던 엄마의 얼굴

그토록 빛나던 사월의 미소

 

실제로 우리 딸은 사월생이이라 돌 때는

이제 막 배운 걸음마가 너무 재밌어 수시로 나가자고 했다.

마치 내 아이를 이야기 하듯 감정이입이 되어

그 때의 설렘였던 행복함이 다시 밀려왔다.

 서툰 부모였지만 아이를 통해 부모가 되고

아이로 인해 세상을 배우고 살아갈 힘을 얻었던 시기,

젠 중년의 길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훌쩍 자라버린 아이를 보며

 처음 만나던 순간,

내가 가졌던 그 마음을 다시금 일깨워준 책이 아닐까 싶다.

 

예전만큼이나 나의 손길이나 도움이 많이 필요하진 않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들려주고 싶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 어른이라는 이름 앞에

때로는 힘겨워 눈물 흘릴 때면

이 노래를 기억해주렴

 

너에게 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작은 선물

꿈 많던 엄마의 눈부신 젊은 날은

 

너란 꽃을 피게 했단다

 

너란 꿈을 품게 됐단다.

 

기억해 주겠니

널 위한 이 노래

 

소중한 우리가 있으니

 

   

책을 보고 딸에게 보내는 노래라는 곡을 찾아 들었다.

 노래도 좋지만 나는 이 책을 펼치면 마치 그림이 노래를 들려주는 듯 하여 더 좋았다.

나는 노래보다 그림책으로 먼저 만났기때문일까? 

 

치열하고도 현실적 삶을 살아가기에 바쁜 우리들( 엄마라는 이름을 짊어진)

누구에겐 귀하고 사랑스런 딸이였을테고

 지금은 그 딸을 키우는 엄마일테고

누구의 아내로 인생을 살아간다.

 

아이의 탄생은 서툼이전에  설렘과 기쁨으로  가득했던 시간이었지만

어느 덧 무뎌진 일상의 시간으로 보내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삶을 어루만지듯 조용한 위로를 건네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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