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건 꼭 데려가야 해 - 현명하게 이별하는 법

좋아하는 건 꼭 데려가야 해 - 2020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대상 수상작
세피데 새리히 지음, 율리 푈크 그림, 남은주 옮김 / 북뱅크 / 2021년 6월

[좋아하는 건 꼭 데려가야 해]라는 제목이 꼭 제 맘 같았어요.

집의 막내도 좋아하는 고래 베개라든지, 딸의 인형이라든지 나갈 때 꼭 챙기는 것이 거든요.

여자 아이의 빨간 가방엔 도무지 들어가지 못할 것들이 채워져있어요.

자동차, 사람 , 의자, 나무 이것들은 제목처럼 아이가 좋아해서 가져 가야 하는 것인지 궁금하게 해요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로 가서

새로운 집에서 살 거야."

덜렁 가방 하나 주고 정말 사랑하는 것만 담으라니요

갑자기 이입되는 것이......, 휴~ 너무 어려워요.

애들과 나들이 계획을 짜면 짐이 한가득이었던 걸 생각하면 어른인 제게도 어렵지요.

우리집 막내도 예전엔 빨간 소방차가 1순위였지만, 지금은 백팩에 장난감 외에도 여전히 담을 게 많아요.

여행을 떠날때도 이런 데 이사라니, 그것도 다른 나라로 가야 한다니

추억이 깃든 소중한 것들과 잘 이별할 수 있을지 책 속 여자 아이는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졌어요.

내 가방은 너무 작아요.

더 큰 가방을 주시면 안 돼요?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들어보니 작은 가방에 들어가기엔 턱없이 부족한 것 같아요.

어항, 나무, 의자, 버스 기사님, 친구...., 표지의 가방안에 담겼던 것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었어요.근데, 큰 가방이라고 해도 좋아하는 것을 다 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중에서 '친구'라는 말에 막내는 "헤어지면 어떡해. 난 무조건 안 가!"라고 말하는 것이 

이입이 되나봐요.

종종 이런 난감한 상황을 부딪히잖아요. 그래서 이 책이 저를 끌었던 것이고.

막내에겐 책 속 여자아이가 해답을 가르쳐 줄 것 같았어요.

사실, 다른 나라로 이주이라는 것은 좀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사라는 말에 아이가 쉽게 와닿는듯 했어요.

추억이 깃든 소중한 것과 스스로 이별을 마주하며

어떻게 잘 간직할 수 있을지를 찾아가게 믿고 기다려줬다는 것이 좋았어요.

이사는 어른들이 결정하는 것이지만

그런 큰 일에도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기분을 돌아보고 정리할 필요가 있거든요.

물론 작은 가방에 젤 좋아하는 것을 담는 것으로 채워지지 않겠지만

소중하고 중요한 것, 가져가지 않아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아이 스스로 찾았다는 것이 이렇게 기특할 수 없었어요.

살다보면 이사나 이주말고도 느닷없이 받아들여야 할 이별이 참 많잖아요.

이런 순간에, 나는 어떤 식으로 이별할 수 있을까를 이 책이 생각하게 했어요.

일상에서 추억이 깃든 소중한 것들을 기억할 수 있게

아이에게도 , 제게도 꼭 함께하지 않아도 함께 할 수 있는

현명하게 이별하는 법을 가르쳐 준 책이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동물농장-배경이 그려지는 유쾌한 시그림책

동물 농장
도종환 지음, 김재홍 그림 / 바우솔 / 2021년 5월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웃었는지..

도종환 시인의 경험에서 나온 생생함과 자연을 생동감있게 담아내는 김재홍작가의 그림의 힘이

이 책을 더욱 잘 즐길 수 있도록 해요.

도시 생활이 익숙한 아이들도 '예전에는 ~'하고 시를 이해하기 쉽게 그려져

동물과 사람이 어떻게 교감하고 살아가는지를 깨닫게 하는 유쾌한 시그림책이 아닐까 싶어요.

엄마 잃은 산토끼를 데려다

상상이 갑니다. 아이들이 길냥이만 봐도 데려가서 키우면 안돼요? 하고 묻는 까닭에

이 장면이 이해가 됩니다. 눈 덮인 산길에 엄마잃은 토끼라니.

얼마나 정성을 들여 보살피고 키웠을까요?

자고 나서 심심하면 방에 들어와 논다

아이가 책을 보며 그림을 그리는 사이에 산토끼는 어김없이 방으로 들어와 노는 걸로 봐서는

한 두번 놀아본 것 같지 않아요. 닫힌 문을 긁는다든지 제짝을 데려와 같이 노는 걸 보면 말이죠.

이렇게 놀아주다보면 늘 좋고 행복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때론 아이보다 더 장난스런 동물의 모습에 허탈한 웃음이 삐져나옵니다.

닭들도 툭하면 들어온다

이젠 토끼도 모자라 방에 들어오는 닭들이라니.

토끼가 방을 드나들던 순간부터 보고 있던 닭이 따라보고 배웠나봐요.

'이것 뭐야' 하며 황당했다가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 걸 보면 이 책의 큰 특징이겠지요.

시를 다 즐기다보면 토끼와 닭에 그치지 않고 동물농장이 되어버린 사연에 한번 더 크게 웃게 되어요.

아이와 다른 상황에 이입된 아버지의 표정을 읽는 것도 당당한 동물들의 표정도,

지금과 다른 시골의 모습을 들여다 보는 것도 이 책을 읽어내는 즐거움이에요.

사실, 예전에야 집에서 동물을 키우는 것이 흔했지요.

지금은 현대화된 건물에 반려동물을 들이며 함께 하고 있지만

동물과 함께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 교감하면서 행복해진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맘 몰라주는 동물들에 황당하다가도 크게 소리내어 웃어보았네요.

실감나는 그림 덕에 어느 시골집 방안에 앉아 동물들과 마주한 행복한 시간이었구요.

동물과 인간이 어떻게 교감해야 하는지 배워가는 유쾌한 시간임에 틀림없었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 시를 좋아하는 사람, 시골의 풍경 속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

그림책으로 유쾌한 시간을 선물받고 싶다면 바우솔의 [동물농장] 추천하고 싶네요^^

신기한 식물 사전- 식물에 관한 호기심 한가득

신기한 식물 사전 - 재미있는 식물의 세계로 떠나요!
테레자 넴초바 지음, 토마시 페르니츠키 그림, 신소희 옮김, 김진옥 감수 / 북스토리 / 2021년 5월

그림으로 만나는 <신기한 식물 사전> 은

아이들에게 식물에 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신기한 식물 사전(테레자넴초바  글/ 토마시 페르니츠키 그림 |북스토리)

다양한 식물을 선명한 그림과 간략한 설명으로 흥미로운 식물의 세계로 이끄는 식물 사전이에요.

이제 막 식물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충족시켜주는 책이죠.

식물에 대한 자세하고 광범위한 지식을 담고 있진 않아요.

다양하고 개략적으로 아름다운 식물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는 것 그래서 오래 기억하게 한다는 특징을 가진 책이죠.

책은 꽃피는 식물과 꽃 피지 않는 식물, 버섯, 지의류로 크게 분류하여 담고 있어요.

꽃 피는 식물은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많기에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어요

아이들에게 생소한 나무분류, 나무의 수형을 나타낸 그림과 간단한 설명은

기억하기 쉽게 나무의 특징을 잘 담고 있어요.

사계절 내내 초록 잎을 달고 잎이 침처럼 뾰족한 것은 침엽수,

가을에 잎이 떨어지는 갈잎나무라는 낙엽수,

뿌리에서 여러 가지를 뻗는 것을 떨기라고 하는 관목 등 분류기준을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어요.

낯선 식물의 세계가 호기심을 일으키거든요

이 책으로 식물에 관심이 동했다면

야외에서 실물을 찾아 알아갈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아요.

아이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아무래도 독이 있는 식물과 버섯이었어요.

모르고 있는 신기한 식물들이 많았거든요.

그림 정보로 이루어져 있기에 이대로 만족하기는 부족하여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선 다른 백과사전을 찾아보는 번거로움을 거치긴 했어도

아무래도 이러면 기억에 더 오래 남을 것 같아요

식물에 대한 기본기가 있는 아이라 쉽지만 아쉬운듯

호기심 충전하며 읽은 식물 그림 사전이었어요.

식물에 대한 호기심을 길러주고 싶은 유아들에게 추천하는

그림으로 만나는 식물 마중물 같은 책 <신기한 식물 사전>이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레몬 아이- 언제든 너의 향기를 낼 수 있어

레몬 아이 ㅣ 책가방 속 그림책
넬레 브뢰너 지음, 엄혜숙 옮김 / 계수나무 / 2021년 4월

레몬 아이 (넬리 브뢰너 글 그림 |계수나무)

잘익은 레몬의 상큼함보다는 아직 덜 익은듯 청귤이나 라임을 떠올리게 하는.

소심하면서도 조금 까칠해 <레몬 아이> 이네요.

레몬이 한가득 열린 나무는 최고의 해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노란 레몬이 한가득 달린 나무 사이로 남들과 다른, 레몬아이 토니도 보이네요.

친구들이 노랗게 익어 나무를 벗어나는데도 토니는 여전합니다.

친구들이 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도 그냥 그러고 있습니다.

사실 단순할 것 같은 그림이 재밌습니다. 파닥거리며 말하는 것이

더욱 생동감있고 재밌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침 토니는 결심하지요.

토니만의 향기를 내뿜는 상큼한 레몬아이가 되기 위해...

어떻게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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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아이 토니를 보며 성장하는 과정에 관해 '일정한 형태'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런 생각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서 더 자주 보이는 현상이겠죠.

책을 읽으면서도 아이보다 제가 더 "레몬은 노래야 제 맛이지."라고 하는 반면

아이는 '레몬나무에 맺힌 열매는 어떻든 레몬이죠"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은연중에 초등학생인 아이에게 '초등학생이라면 당연히 이런 것쯤은~'라는 잣대를 들이밀었던거죠.

아이가 늘 " 엄마, 나는 나예요. 잘하고 있어요."라고 했는데 그게 늘 불안하고 못 미덥고……,

조금 다르고 늦되지만 꿋꿋이 자기만의 향기를 드러낸 토니를 보니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남과 조금 달라도 괜찮다고,

스스로 용기내어 도전할 때까지 기다려주자고 저를 다독이게 되어요.

레몬 같은 아이들, 약간은 고집스럽게 보이는 자기 주장들이 모여

자기 색, 자기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겠죠.

이제보니 면지에서 보여줬던 상큼한 레몬과 비슷한 과일들의 모습의 비밀을 알겠더군요.

이 책은 앞,뒤면지에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어요.

우리가 생각만으로도 입 속에 침이 고이게 하는 상큼한 레몬에 대한 생각은

어쩌면 경험으로 각인된 고정관념을 조금 바꾸는데서 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 것은 아닐까 하고요.

아이말대로 열매가 꼭 노래야 하는 법은 없잖아요.

레몬이 노랗게 익지 않는다고해서 레몬나무에 열린 열매가 레몬이 아닐 수 없죠.

이런 간단한 걸 애들도 아는데 우리 어른들은 성장과정이라는 틀에 뭐든지 가두고

생각하는구나 하고 반성을 하게 되어요.

남들 다 익어 떨어질 때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남과 다른 길을 간다고 해서 레몬이 레몬이 아닐 수 없듯이

저마다 자기 색을 가지고 자기만의 상큼함을 발휘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어요.

조금 늦지만 토니의 톡 틔는 상큼한 매력이 무엇보다 진짜 레몬같다는 아이말처럼

남들과 똑같은 길을 가지 않아도, 준비가 되었을 때 언제든 용기내어 도전하면

자신만의 향기를 낼 수 있다는 <레몬아이>

다양함 속에 자신의 가치를 깨닫게 한 책이라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어지네요.

노랑 옷- 봄을 노래한 사랑스런 그림책

노랑 옷
김성범 지음, 김윤경 그림 / 한솔수북 / 2021년 5월

노랑 옷 (김성범 글 / 김윤경 그림 |한솔수북)

김성범 작가<노랑옷>도 봄을 사랑스럽게 노래한 책이라 생각이 돼요. 사실 동요 그림책은 이전에 <숲으로 가자>도 나왔지요. 신나게 숲으로 가는 즐거움을 노래한 책이라 한 번 읽고 노래를 듣게 된다면 입에서 자꾸 흥얼거리게 하거든요. 그래서 <노랑 옷>도 엄청 기대했어요. 기대한 것 만큼 사랑스럽고 예쁜 책이었어요.

 짧은 글귀, 사랑이 가득 담긴 그림, 아이와 함께 따라 부르며 즐길 수 있는 동요그림책. 우리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라 생각이 들어요.

개나리 꽃이에요.

엄마와 아이가 산책을 나가요. 몸을 낮추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꽃을 바라봅니다. 노란 개나리 꽃을 들여다 보는 아이의 신기한 눈빛에도 그런 아이와 호흡을 같이 하는 엄마의 모습도 참 다정하게 느껴집니다. 세상이 환해지는 온통 노오란 개나리 꽃밭입니다.

와, 괭이밥 꽃도

꽃다지도 피었어요.

이렇게 아이와 눈을 맞추고 꽃들을 알아가는 순간의 행복이 그대로 전달되어 제 마음도 노랑으로 물듭니다.봄을 알리며 피는 개나리부터 몸을 낮추고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알 수 있는 작은 풀꽃까지 봄의 노랑 속으로 자연히 들어가게 됩니다. 아이와 엄마가 주고 받는 다정한 모습도, 봄꽃들이 입은 노랑옷이 자기는 없다고 슬퍼하는 아이의 모습도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아이와 엄마를 따라 봄 속에서 실컷 놀다왔더니 제게 어느새 봄기운 가득 싱그러움으로 채워졌어요.

아이와 책을 읽고 노래도 들으며 봄을 담은 시간. 이젠 컸다고 노래는 안된다면서도 지나가는 산책로의 노랑 풀꽃은 죄다 찾아보고 작은 책을 만들어 담아봅니다. 노랑의 마법에 취해 봄의 설렘을 즐겼던 시간. 봄을 노래한 사랑스런 <노랑 옷 >덕에 자연과 함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랑 산책 길에서 찾은 노랑 꽃들-꽃다지,민들레,산뵈불주머니,고들빼기, 튤립, 괭이밥>

도서를 지원받았으며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