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 왜 콩고에서 벌어진 분쟁이 우리 휴대폰 가격을 더 싸게 만드는 걸까?
카를-알브레히트 이멜 지음, 클라우스 트렌클레 그래픽, 서정일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저자 Karl-Albrecht Immel은 책표지의 약력에 따르면 인도 공장에서 벌어지는 아동노동의 실태를 고발한 다큐멘터리를 통해 Rugmark로 하여금 '아동노동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카펫' 인증제를 도입하는데 큰 힘을 발휘한 독일의 언론인이다. TV 개그 프로그램의 한 코너이기도 한 '불편한 진실'은 세계화에 관한한 절대 개그가 아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내용들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야만적 세계화의 진면목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국의 언론과 언론인이 지향해야 하는 바를 뚜렷히 드러낸다. 인구, 식량, 건강, 교육, 환경, 외채, 평화, 인권 등의 소주제를 통해 전개해 나가는 세계화의 실상은, 소위 서구 선진국들이 신자유주의 경제질서의 기치 아래 금융자본의 무한 이동을 추구하며 개발도상국의 노동력, 자원 등을 값싸게 착취하여 자국의 배를 불리는 데 이용해 온 과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원조하는 행위가 몇 배로 불어나 자국을 살찌우는 모순, 세계 인구 가운데 8억 5000만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 지금 미국의 거대기업인 Monsanto는 전 세계 유전자 식물의 90%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서 모종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횡포를 부리고, 선진국민의 고기에 대한 탐식 때문에 육류 1킬로를 만드는데 곡물 17 칼로리를 아낌없이 쓴다거나, 자동차라는 안락한 생활을 포기할 수 없어 옥수수로 바이오 연료를 만들고 있는 기막힌 현실은, 세계화란 결국 후진국을 이용하여 이미 강대한 선진국만 영원히 살아 남겠다는 야비한 발상에 불과한 것이다. 생수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코카 콜라가 인도 남부 플라치미다 지방에서 퍼올린 물 때문에 그 주변 지역의 샘물이 몽땅 말라 버렸다거나, 세계적 제약회사들이 말라리아나 수면병 등의 후진국형 병에 대한 의약품 개발은 소홀히하고 고혈압, 비만, 우울증, 식욕부진, 불면증 등 선진국형 병에 필요한 약만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행태 따위는 언급하기에도 불쾌하다.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복지나 교육 등에서 정점을 이룬 선진 강대국들이 허울 좋은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막대한 금융자본과 기술, 이데올로기를 동원하여 가난과 질병, 저개발에 허덕이는 아시아나 아프리카, 중동 지역을 잠식해 가고 있는 세계화의 진실에 그 누가 눈을 돌릴 수 있을까? 미국산 수입 농산물 싸게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하지 말라. 우리의 농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세계화의 진실에 눈뜨고 싶은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