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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둑 - 한 공부꾼의 자기 이야기
장회익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공부란 무엇일까? 아니, 공부를 해야 하는 당위성은 모든 것을 뛰어 넘는 가치를 지니는가?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나는 과연 제대로 된 공부를 해 온 것인가? 서점에는 수많은 학습법들이 나와 있지만 대개는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성적을 올려주는 소위 '비법' 전수에만 골몰할 뿐, 정작 공부의 본질과 공부를 통해 삶에서 추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공부도둑>은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인 저자가 공부에 한 평생을 바친 자신의 삶을 학문적 편력 위주로 서술한 공부 자서전이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루이지애나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의 표면적 경력은 뛰어난 두뇌와 학문적 능력을 나타내지만, 그것이 가져다 준 교수로서의 안락한 삶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공부에 몰입해 전공 이외에도 과학이론의 구조와 성격, 생명문제, 그리고 동서학문의 비교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분야에서 업적을 이룩함으로써 오히려 더욱 찬연하다. 책을 읽다보면 곳곳에서 저자 자신의 학문에 대한 자부심과 길고 길었던 공부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慧眼, 그리고 학문을 통한 올바른 삶의 정직한 경지를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구하면 소위 학문적인 삶과는 거리가 먼 실용적 지식위주의 일차원적 삶을 그저 살아 간다. 나 역시 중고교 시절은 오로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성적 획득 위주의 공부만 억지로 했었지, 정작 공부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거나 공부를 통해 삶의 가치를 깨닫지는 못했다. 오히려 지금, 40대 후반을 향해가는 현 시점에서 비로소 "삼가 마음을 길러 근본을 세우고,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여 선을 밝히며, 힘써 행하여 실천하는 것, 이 세가지는 공부하는 사람이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일이다."라고 했던 이율곡 선생의 흐트러짐없는 학문 자세를 조금이나마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 비로소 학문의 궁극적 지향점을 살짝 엿보았다고나 할까. 자신을 바로 세우는 본 바탕이 곧 공부임을, 그래서 세류에 휩쓸리지않고 똑바로 나아갈 수 힘이 바로 공부임을 깨닫기까지 꽤 시간이 걸린 셈이다. 살아있음 자체가 공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