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또 하나의 세계 - 근사체험을 통해 다시 생각하는 죽음
최준식 지음 / 동아시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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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또 하나의 세계>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임사체험>을 읽기 전  입문서로 적합한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근사체험을 했던 사람들이 정신적인 변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죽음에 대한 성찰이란 다름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내가 누구인가를 깨달아야 하고 바로 여기에서 나를 초월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사후세계의 존재유무에 대한 증명 또는 찬반 보다, 현재 이 시간 이 곳에서 호흡하며 살아 있다는 것에 더없이 감사하고 모든 것에 사랑을 나누어 주며 봉사와 끝없는 배움의 삶이 곧, 죽음도 삶의 한 형태이자 가없는 우주적 순환의 자연스러운 단계라는 것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든다. 지상에서 충실하게 사는 것이 사후의 삶보다 중요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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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문학자의 나무 세기
강판권 지음 / 지성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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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문학자의 나무 세기>라는 독특한 표제의 책을 읽었다. 이러한 주제의 책을 쓴 사람이나 그 책을 읽는 사람이나 보통의 사고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시각의 소유자일 것이다.  저자는 중국사와 중국 농업 경제사를 전공한 분이고 나는 영어영문학을 전공했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나무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고 나는 산에 올라 나무의 겉껍질을 만져보며 몇년이나 살아온 나무일까 생각하기를 즐기니까. 하지만 정작 저자는 나무 세기를 통해 우리의 옛 선비들이 학문을 펼쳐 나갔던 방법을 다시 되살리고자 한다. 성리학자들이 행했던 격물치지를 통해 하나의 사물을 세밀히 관찰하고 궁구하여 그것의 이치에 철저하게 닿은 뒤 다른 사물로 옮겨가는 것. 지금 같은 속도의 시대에, 느리게 그리고 하나씩 이치를 따져나가는 공부야말로 학문의 본령이 아닐까? 지금까지 내가 해온 학문 방법론에 대해 반성하게 하는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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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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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작고한 장영희 교수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는 세계문학 중에서 저자가 읽었던 작품들에 대한 일종의 사적 작품론인데, 따뜻한 시선으로 인간과 세계, 그리고 자신이 겪었던 신체 장애인으로써의 경험 등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책 한 권을 관통하는 삶에 대한 관조와 사랑, 그리고 용서. 내면의 평화와 외면의 조화를 갈구하는 지극히 맑은 사유의 울림. 육체의 불편함을 딛고 서서 정신의 척도로 세계를 해석하고 인간의 조건을 부인하지 않으며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자 했던 저자의 인생관은, 온갖 비리와 거짓, 자기 기만과 물적 탐욕, 허명과 욕망에서 허우적대는 현대 한국인들에게 조용히 자연의 속도에 순응하는 삶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 책에 소개된 작품들 가운데서 영문학 관련서들은 전공수업에서 또는 개인적으로 찾아서 대개 읽은 것들이지만, 작품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오로지 장영희 교수의 인간에 대한 사랑에서 나오는 것이다.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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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쇠퇴 - 오마에 겐이치의 21세기 집단지성론
오마에 겐이치 지음, 양영철 옮김 / 말글빛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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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매일 생각하며 산다지만, 그 생각에도 질적인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생존과 직결된 욕구가 해결되고 나면 한 단계 높은 상태로의 도약을 위한 사고의 전환이 절실한데도, 그저 현 상태에 머무는 사람들이 많다. 오마에 겐이치는 <지식의 쇠퇴>에서 일본 집단지성의 저하를 지적하며 일본인들을 백치라고 하던데, 한국인도 집단지성이 높지는 않다고 여겨진다. 각종 선거 때 한국인들의 행동은 생각 없는 백성의 모습 아닌가? 정치가는 어리석은 백성들을 계도하고 지성을 높이는데 힘쓰지 않고, 백성이 어리석을수록 자리를 보전하기가 쉽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래저래 한국인들도 집단지성을 높여서 더 이상 정치가들의 거짓말에 속지 말고 그들을 넘어서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또 되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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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너와 이 길을 걷는다면 생각나무 Travel 210
이동미 글.사진 / 생각의나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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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너와 이 길을 걷는다면>는 글보다 사진이 더 많은 서울의 골목길 기행 에세이다. 개발논리와 전시행정에 밀려나는 서울 곳곳의 골목길을 다니며 그곳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의 삶을 애정 어린 시각과 안타까움으로 조망하고 있다. 나도 서울의 홍제동 달동네에서 살았던 청소년기를 잊지 못한다. 정말로 겨울이면 비닐포대를 타고서야 내려갈 수 있었던 가파른 언덕과 꼬불꼬불 골목길 마다 무허가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재래식 화장실에서는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얼얼하게 했지만, 그곳에도 사람이 살았고, 정이 있었으며, 최소한 이웃 간 다툼은 없었다. 이제 서울의 골목길은 고층빌딩과 고급 아파트로 변모하면서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과연 쾌적함과 화려함만이 삶의 궁극적인 지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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