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어, 나를 설계하다 - 여러 나라를 지나 바이오더마에 닿기까지의 여정
하주현 지음 / 예미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젊은 시절, 내 마음속을 채웠던 가장 뜨거운 불씨는 바로 글로벌 커리어에 대한 갈망이었다. 더 넓은 세상에서 세계적인 인재들과 경쟁하며 일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의 무게와 타협하며 대한민국이라는 익숙한 울타리 안에서 어느덧 50대를 맞이했다. 안정이라는 과실을 누리면서도 가슴 한구석에는 채우지 못한 해외 근무에 대한 아쉬움이 늘 미련으로 남는다. <국경을 넘어, 나를 설계하다>는 화려한 글로벌 CEO의 성공 신화가 아니라, 낯선 환경에 던져진 한 인간의 끊임없는 자기 증명과 성장의 기록이다.

프랑스, 베네수엘라, 호주, 캐나다 등 국경을 넘을 때마다 저자는 늘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다. 통번역사라는 보장된 국내 경력을 내려놓고 낯선 땅에서 아내와 엄마라는 역할에만 갇히지 않은 채, 라디오 통신원과 비즈니스 스쿨 유학을 거쳐 글로벌 기업의 CEO로 우뚝 서기까지의 여정은 경이로우면서도 부럽다. 특히 50대 직장인의 시선에서 ‘삶은 늘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그때마다 나는 다시 나를 설계했다’는 저자의 고백은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 나이가 많아서, 익숙한 조직을 떠나기 두려워서라는 핑계 뒤에 숨어 도전을 미뤄왔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저자는 국경을 넘는다는 것이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스스로 갇혀 있던 내면의 울타리를 깨고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임을 보여 주었다.

저자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비결은 대단한 천재성이 아니었다. 매 순간 주어지는 작은 기회들을 포착하고 연결해 나간 일상의 성실함 덕분이다. ‘특별한 천재성보다 매 순간 주어지는 작은 기회들을 성실하게 포착하고 연결해 나가는 과정이 커리어의 완성임을 증명한다’는 메시지는 은퇴를 고민하는 나에게 새로운 확신을 주었다. 50대의 경력은 축적의 시간이다. 쌓아온 수십 년의 노하우 역시 새로운 환경과 만나 어떻게 인생을 재설계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 국내에 더모코스메틱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해 나간 저자의 비즈니스 안목 역시 현장을 발로 뛰며 다진 성실함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인생의 후반전을 바라보는 지금, 이 책을 새로운 지침으로 삼는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없다, 오직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나만 있을 뿐이다’라는 저자의 외침은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내 오랜 꿈이 결코 철없는 미련이 아님을 지지해 준다. 이제는 익숙함이 주는 안락함에서 걸어 나와 내 안의 국경을 넘어설 준비를 해야 할 때다. 국경을 넘어 나의 인생을 설계해 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집 떠나 개고생은 하겠지만, 삶의 지경이 넓어지고 분명 더 행복해질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달러, 코인, 전쟁 - 다가올 기회를 읽는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고승연.이동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달 통장에 찍히는 월급을 보며 '재테크를 해야 하나', '지금이라도 비트코인을 사야 하나' 고민하는 평범한 직장인에게 국제 정세나 거시경제는 늘 현실적인 문제 우선인 상황에서 후순위로 밀려난 이야기이다. <달러, 코인, 전쟁>은 그런 경제 초보들의 좁은 시야를 단숨에 깨부순다. 우리가 흔히 쓰는 돈과 스마트폰 속 코인이 어떻게 세계 최고 권력자들의 무기가 되었는지 아주 흥미롭게 얘기해 준다. ‘가상자산은 달러를 무너뜨릴 대안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의 지배력을 확장하는 디지털 영토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코인이 미국의 통제를 벗어난 혁신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미국의 힘을 더 키워주는 도구가 되었다는 역설적인 이야기이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분석에 감탄한다. 주식이나 코인을 조금이라도 해본 직장인이라면 1달러의 가치 고정 자산인 테더(USDT)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저 거래용 도구인 줄 알았던 이 코인이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거대한 기둥 역할을 하고 있었다. 코인을 발행하는 회사들은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미국 국채'를 사들인다. 책의 표현대로 ‘스테이블코인은 전 세계에서 미국 국채를 무조건 사들이는 가장 든든한 ‘국채 매입 기계’다.’ 빚이 많아 계속 국채를 찍어내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알아서 달러 코인을 사서 자기네 빚을 대신 갚아주는 이 구조는 너무나도 고마운 방패막이다. 아무리 시장이 흔들려도 ‘위기 시에 자본이 향하는 곳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결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다’ 현상처럼, 결국 코인 생태계도 미국의 손바닥 안에서 움직이는 셈이다.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미·중 패권 전쟁이라는 더 큰 무대로 확장한다. 미국이 이렇게 코인 시장을 빠르게 제도권으로 끌어들인 진짜 이유는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중국이 정부 통제형 디지털 화폐를 만들어 ‘이제 달러말고 우리 돈으로 무역하자’고 나서자, 미국은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앞세워 전 세계 디지털 금융의 길목을 먼저 선점해 길막하고 있다.

'상호의존의 무기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전 세계가 금융과 기술로 촘촘히 얽혀 있는 구조를 역이용해, 미국이 반도체·AI 같은 첨단 기술과 달러 결제망을 쥐고 경쟁국을 압박하는 전략이다. ‘미국은 무역 장벽을 세우고, 달러와 기술을 결합해 '상호의존의 무기화'를 완성하고 있다’는 지적처럼, 오늘날의 패권 전쟁은 군사력 싸움이 아니라 금융과 테크 네트워크가 무기가 된 '신냉전과 각자도생'의 시대로 진화했다. 그 결과, 환율이 불안한 약소국의 직장인들은 자국 화폐 대신 스마트폰으로 쉽게 쓰는 디지털 달러(스테이블코인)을 일상에서 쓰게 되고, 그 나라의 통화 주권은 소리 없이 잠식당한다.

‘각자도생의 신냉전 시대에 돈과 권력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국가는 통화 주권을 잃게 된다’는 경고는 단순히 국가 지도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통화 주권이 흔들리면 당장 내 월급의 가치와 자산의 안전도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 <달러, 코인, 전쟁>은 코인을 단순한 투자 자산에서 해방시켜, 글로벌 권력 지도를 움직이는 돋보기로 바라보게 만든다. 복잡한 경제와 정치를 직장인의 눈높이에 맞게 흥미진진하게 연결해 낸 이 책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내 자산과 미래를 어떻게 지켜야 할지 고민하는 모든 직장인에게 명확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재테크농부의 초과수익 투자 - 시장 지수를 넘어 10배 수익을 쌓는 포트폴리오
재테크농부 지음 / 노티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0대 중반, 정년퇴직이 다가오며 고민이 깊어진다. 현재 나의 삶은 월급에 기대어 근근이 유지되고 있지만, 이는 나의 시간을 갈아 넣고 있기에 가능하다. 일할 수 있는 체력과 시간에는 물리적 한계가 존재하며, 만약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경제적 결핍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 예적금만으로는 노후를 지키기 어려워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가졌으나 원금을 잃을까 봐 불안해 선뜻 나서지 못한다.

큰맘 먹고 절세에 좋다는 중개형 ISA 계좌까지 개설해 두었으나 조건을 잘 비교하지 못해 엉뚱한 증권사에 만드는 바람에 계좌를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인터넷에서는 앱에서 간편하게 해지가 가능하다는데 내 스마트폰 앱에서는 도무지 해당 기능을 찾을 수 없었다.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도 매번 통화 불능 상태였고, 그렇게 번거로움과 씨름하며 미룬 지 벌써 3주가 흘렀다. 계좌 개설도 마무리하지 못한 나에게 저자의 가르침은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가장 깊이 새긴 구절은 ‘시장의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고점 대비 하락률에 따라 기계적으로 매수할 때 비로소 지수를 넘어서는 초과수익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200일 이동평균선과 볼린저 밴드를 활용해 주가가 폭락할 때마다 감정을 배제하고 기계적 분할매수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이 기준을 접하고 나니 막연한 두려움이 걷히고, 데이터로 접근하면 나 같은 초보자도 노동력을 대체할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겠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현금은 주식 창에 담기지 않은 또 하나의 핵심 종목이며, 하락장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고 말한다. 투자를 시작하면 모든 돈을 주식에 넣어야 하는 줄 알았던 나의 편견을 깨뜨려 준 조언이었다. 주식과 현금 비율을 유지해야만, 시장이 폭락할 때 우량주를 싼 가격에 담아 장기적인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매도는 손익을 확정하는 행동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의 자산을 더 효율적인 곳으로 이동시키는 리밸런싱 과정이다’라는 말은 매매 타이밍이 두려워 망설이던 나의 시야를 넓혀주고 두려움을 없애 준다. 저자가 테슬라를 매도하고 미래 성장 섹터인 AI 발전론에 맞춰 자산을 재배치하며 포트폴리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과정은 인상적이다. 이를 통해 안전한 자산 재배치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되었다.

주식 투자가 두려워 구경만 하던 50대 직장인에게 미래 산업을 선점하는 방법으로 주식 투자와 안목을 열어준다. 이제 계좌 이전의 번거로움에 굴하지 않고, 하루빨리 계좌를 정비하여 '재테크 농부'처럼 차분히 씨앗을 뿌려보려 한다. 동요 가사처럼 ‘농부가 씨를 뿌려 흙으로 덮은 후에, 발로 밟고 손뼉 치고 사방을 둘러보네. 친구를 기다려, 친구를 기다려.’라며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듯, 나 역시 흔들리지 않는 투자자가 되고 싶다. 노동의 한계를 극복하고 안전한 자산 증식의 첫걸음을 떼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유튜브 시대 현명한 투자법
박정호 지음 / 스마트북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나이 어느덧 쉰을 넘겼다. 이맘때 직장인들이 모이면 대화의 종착지는 늘 비슷하다. 누구의 은퇴 소식, 준비되지 않은 노후에 대한 막연한 압박감. 이제라도 뭐라도 해야 한다는 당위적인 조급함에 스마트폰을 켜고 유튜브를 검색해 본다. 화면 위로 온갖 투자 비법과 일확천금을 장담하는 자산가(?)들의 화려한 영상이 홍수처럼 쏟아진다. 하지만 마음이 조급해질수록 발걸음은 무거워졌다.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평생 땀 흘려 일군 자산마저 잃을까 두려워, 선뜻 발을 담그지 못하는 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었다. 지금까지 재테크를 위해 특별히 투자해 본 경험도 없는데,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해 무언가 결정해야만 하는 위기적인 순간. 그 길목에서 만난 〈유튜브 시대 현명한 투자법〉이라는 책은 내게 투자의 기술이 아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 가는 나에게 평범하지만 큰 교훈을 주었다.

'어떤 종목을 사라'며 부추기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매일 무비판적으로 소비하는 유튜브 금융 콘텐츠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조용히 짚어낸다. 특히 내 눈과 마음을 멈추게 한 것은 '반향실 효과(Echo Chamber)'에 대한 경고였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투자자에게 보고 싶은 정보만 반복 제공하여 편향된 시각을 진리로 믿게 만드는 반향실 효과를 일으킨다”는 문장을 읽는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고 보면 나 역시 관심 있는 대박 주식 영상을 한 번 보고 나면, 다음 날 내 화면 전체가 그 자산의 장밋빛 미래를 찬양하는 영상으로 도배되곤 했다. 그것이 객관적인 시장의 흐름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내 조급함을 미끼로 파놓은 정교한 함정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가슴 한구석이 아찔해졌다.

그동안 내가 느낀 두려움은 정당한 것이었다. 책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 뉴스와 정보 왜곡에 대해 국제기구들이 던지는 구체적인 경고를 생생하게 전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조사 결과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보의 무기화와 인공지능 기반의 가짜 정보 확산이 개인의 오판을 넘어 글로벌 금융 시장 전체를 흔드는 거대한 위협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서늘한 진실 위에서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금융 인플루언서 중 실제 검증된 전문가는 소수에 불과하므로, 자극적인 썸네일과 편집된 가짜 통계의 이면을 직접 의심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조언한다. 솔직히 화려한 그래프 뒤에 숨겨진 왜곡을 걷어낼 안목이 50대 초보인 내게 있을 리 만무했다. 그래서 영상 속 숫자들이 주는 권위에 압도당해 지레 겁을 먹고 투자를 망설였던 것인데, 오히려 국제기구마저 우려하는 그 정보들의 신뢰성을 먼저 의심하라는 조언은 큰 교훈이 되었다.

그렇다면 정보 과부하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나 같은 개인은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할까. 책은 50대의 직장인인 내가 오늘 당장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세 가지 발걸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첫째는 '정보 교차 필터링'이다. 누군가 호재를 말할 때, 의도적으로 반대편에서 비관을 말하는 채널을 찾아보며 내 안의 확증 편향을 깨뜨리는 것이다. 둘째는 유튜브 화면 속 가공된 그래프가 아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기업 사업보고서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기준금리, 물가 지표 같은 '원본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는 끈기다. 마지막 셋째는 은퇴가 머지않은 만큼 시장의 급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전체 자산의 비율을 정해두고 기계적으로 맞춰가는 '정기적인 리밸런싱'의 실행이다.

결국 이 책이 내게 속삭인 가장 큰 방어벽은 단단한 중심이었다. “정보 과부하 시대의 개인 투자자는 기관과 달리 보호막이 없으므로, 철저한 자산 배분과 원본 데이터 교차 검증을 통해 스스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원칙.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시대에 내가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시장의 방향이 아니라 오직 내 자산의 분산 비율뿐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겸손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책을 덮으며, 참 오랜만에 마음 깊은 곳에서 투자를 시작할 용기가 피어올랐다. 자극적인 영상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소박하게 원본 데이터를 확인하며 조용히 나만의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짜보려 한다. 투자가 두려워 시작조차 못 하고 서성이던 이들에게, 그리고 유튜브의 화려한 정보에 마음을 통째로 빼앗겼던 나와 닮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따뜻한 인생의 가이드로 권하고 싶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헝거코드 - 당신의 다이어트를 망치는 식욕의 모든 것
제이슨 펑 지음, 최세민 옮김 / 시그마북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운동도 다이어트도 안 하면서 살이 빠지길 바란다." 이 뻔뻔하고도 간절한 도둑놈 심보는 내가 매일 아침 체중계 위에서의 간절한 소망이다. 나잇살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퇴근 후 맥주 한 캔의 쾌락을 포기하지 못하면서도 바지 단추가 잠기지 않을 때마다 세상 모든 다이어트 이론을 원망하곤 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라는 만고의 진리는 뼈마디가 아프고 일상에 지친 나에겐 너무 가혹한 형벌이다. 그런데 캐나다의 신장내과 의사 제이슨 펑은 <헝거코드>를 통해 나의 이 뻔뻔한 게으름에 면죄부를 주는 듯한 놀라운 선언을 한다. ‘비만과 요요는 개인의 의지력 부족이나 칼로리 문제가 아니라, 호르몬 불균형이 만든 과도한 배고픔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짜(?) 배고픔.

우리가 살이 찌는 진짜 이유는 칼로리를 많이 섭취해서가 아니라, 우리 몸의 시스템이 고장 났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고유의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는 체지방 온도조절기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중년이 될수록 이 온도조절기가 고장 나 자꾸만 기준 체중이 위로 고정된다. 억지로 굶는 다이어트는 대사율을 떨어뜨려 이 조절기를 더 망가뜨릴 뿐이다. 내가 살을 빼지 못한 것은 운동할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몸속의 인슐린, 코르티솔, 그리고 포만감 호르몬(GLP-1) 같은 생체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호르몬 불균형의 결과였던 셈이라는 설명이다. 위로 받아도 될까?

해방감과 동시에 부끄러움을 느낀 대목은 식욕의 실체를 파헤친 부분이다. 배고픔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신체 에너지를 채우기 위한 항상성 배고픔, 뇌의 보상 중추와 미각적 즐거움을 채우려는 쾌락성 배고픔, 그리고 특정 시간이나 상황에 반응하는 습관적인 조건화된 배고픔이다. 가만히 내 일상을 돌이켜보았다. 퇴근 길 냄새에 이끌려 집어 든 치킨, 밤 11시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입이 심심해 열어젖힌 냉장고는 몸이 원한 항상성 배고픔이 아니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쾌락성 배고픔이자, '이 시간에는 뭔가를 씹어야 한다'는 조건화된 배고픔의 노예였을 뿐이다. 이중 배고픔이다. ‘우리는 신체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진짜 배고픔 외에, 뇌의 보상 중추가 자극되는 쾌락성 배고픔과 습관적인 조건화된 배고픔에 지배당하고 있다’는 책의 진단은 정확히 나를 향하고 있었다.

땀 흘려 운동하기 싫고, 닭 가슴살만 먹는 가혹한 식단 관리도 못 하겠다는 중년은 영영 고장 난 몸으로 살아야 할까? 제이슨 펑이 제시한 솔루션은 의외로 단순하며, 나처럼 게으른 이들에게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준다. 억지로 칼로리를 계산하며 식사량을 줄이지 말고, 호르몬을 교란하는 초가공식품을 끊고 자연식품으로 밥상을 바꾸라는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간식을 먹어 인슐린을 자극하는 습관을 버리고, 먹지 않는 시간을 확보하는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라고 권한다. ‘따라서 살을 빼려면 칼로리를 줄일 게 아니라, 호르몬을 교란하는 초가공식품을 끊고 간헐적 단식을 통해 배고픔 통제 시스템을 정상화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단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내 몸의 호르몬 시스템을 이해하고, 가짜 배고픔의 고리를 끊어낼 지혜를 공유한다.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바꾸고 공복의 시간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고장 난 체지방 온도조절기를 다시 정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다. 여전히 운동도 다이어트도 귀찮은 중년이지만, 오늘부터는 내 몸을 학대하는 가짜 배고픔에 속지 않으려 한다. 가공되지 않은 진짜 음식을 먹고, 내 몸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 가장 완벽하고 과학적인 다이어트의 시작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