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오너 - AI가 일하는 시대, 성과는 누구의 것인가
김성중(스탠리) 지음 / 처음북스 / 202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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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곁으로 성큼 다가온 시대, 나는 여전히 낯설다

어느 날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열었을 때, AI가 내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는 서늘한 기분을 느꼈다. 젊은 세대나 거대 IT 기업의 전유물처럼 여겼던 인공지능이 이제는 보고서를 쓰고 자료를 검색하며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상의 도구가 되었다. 수의사로 살아온 지 사반세기를 넘긴 50대 중반의 나에게 이 변화는 기대와 설렘인 동시에 불안이었다. 오랫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이 새로운 기술 앞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김성중 저자의 <AI 오너>는 이러한 변화 앞에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묻는다. 저자는 AI를 마주했을 때 느끼는 기술에 대한 경외감, 자신의 일이 대체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변화에 올라타야 한다는 의무감을 이야기한다. 이는 지금 내가 느끼는 혼란과도 맞닿아 있다. 저자는 막연한 두려움을 넘어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책의 중심 개념인 'AI 오너'는 AI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람을 넘어, 어떤 일을 맡길지 결정하고 목표와 방향을 설계하는 사람을 뜻한다. AI를 유능한 조수로 활용하되 일의 목적과 주도권은 사람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질문하고 답을 얻는 수준에서 나아가 AI가 실제 업무의 일부로 기능하도록 일하는 구조를 바꾸자는 제안이다.

저자는 AI 도구를 도입할 때도 유행을 따르기 보다 직접 만들지, 이미 만들어진 서비스를 이용할지, 여러 도구를 연결할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데이터를 정리하는 과정을 한약방의 서랍장에 비유한 대목도 인상적이다. 필요한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야 AI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좋은 도구를 선택하는 것만큼 그것이 일할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AI OKR'은 AI에게 일을 맡길 때 목표와 기대 결과, 업무의 배경, 허용 범위, 사람과 AI의 역할을 명확히 정하는 방법이다. 단순히 보고서를 써 달라고 하기보다 목적과 대상, 참고 자료와 포함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어야 한다. 결국 AI 활용의 핵심은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명확히 정의하고 위임하는 능력에 있다.

저자가 경계하는 것은 그럴듯한 결과물과 실제 성과 사이의 간극이다. AI가 매끄러운 문서와 표를 빠르게 만들어도 그것이 문제 해결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결과물이 실제로 필요한 가치를 만드는지 판단하는 일은 사람의 몫이다. 기술만큼 중요한 것은 사용하는 사람의 기준과 안목이라는 점을 책은 강조한다.

물론 에이전트 구축이나 데이터 관리 같은 내용은 아직 내게 낯설고 어렵다. 그러나 모든 기술을 직접 익힐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내 업무에서 무엇을 AI에 맡길지 찾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다.

수의사로 일하며 새로운 진단 장비와 치료법을 익혀왔듯 AI 역시 배워야 할 변화일 것이다. 논문 검색과 자료 정리는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환자의 상태를 종합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는 현장 경험과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오랜 경험은 낡은 지식이 아니라 AI의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게 해주는 기반이 될 수 있다.

<AI 오너>는 AI가 낯설지만 새로운 업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직장인과 전문직 종사자, 관리자에게 유용한 안내서다. 도구 사용법을 넘어 업무를 설계하고 결과의 가치를 판단하는 안목을 배울 수 있다. 이제 작은 일부터 AI와 나누며 주도권을 지켜야 한다. AI와 경쟁하기보다 내가 가진 경험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책을 읽고 얻은 깨달음이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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