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하고 싶은 직장인들을 위한 말하기 수업
김진우 지음 / 모티브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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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이자 직장인으로 살아온 지 30년이 다 되어간다. 내 일터는 매일이 치열한 말하기의 전장이다. 말 못 하는 동물들을 대신해 날이 선 보호자들을 달래야 하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야 하며, 동료들에게 정확한 지시를 내려야 한다. 50대 중반, 남들은 내가 관록과 여유로 무장한 ‘소통의 달인’일 거라 징작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부끄럽게도 나는 여전히 퇴근길 운전대를 잡고 “아, 그때 그 말을 했어야 했는데!”라며 후회로 브레이크를 밟아대는 ‘이불 킥’의 단골손님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말의 병’은 마땅한 처방전도 없었다. 그러다 마주한 김진우 저자의 <할 말은 하고 싶은 직장인들을 위한 말하기 수업> 내 오랜 말실수와 소심함의 궤적을 낱낱이 비추는 거울 같았다. 이 책은 멋지게 말하는 비법 대신 저자의 처절한 실패담을 먼저 고백하며 깊은 위로를 건넨다. 나 역시 보호자의 무리한 요구에 단호하게 거절하지 못하고 웅얼거리다 후회했던 밤들이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타고난 화술이 아니라 대화의 올바른 구조와 '순서'를 아는 것이라는 저자의 통찰은 소통에 갈증을 느끼던 내게 신선한 해답을 주었다.

책은 보고, 질문, 거절 등 직장에서 마주하는 40가지 현실적인 상황의 구체적인 대본을 제시한다. 상황을 설명하는 '영리한 보고법'부터 '단호한 거절법'까지 본질만 전달하는 대화 기술이 직관적이다. 특히 각 꼭지 마지막의 '떠먹여 주는 한 줄'은 바쁜 진료 시간 틈틈이 읽어도 머릿속에 핵심이 쏙쏙 박힐 만큼 실용적이다. 책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타고난 말재주가 없어도 일터의 소통 스트레스를 스스로 극복하고,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내 권리와 의견을 당당하게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이다. 미움받지 않으려고 자신을 억누르기보다 정중하면서도 단호하게 선을 긋는 ‘나만의 소통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메시지가 깊이 와닿는다.

소통의 본질을 관통하는 책 속의 핵심 문장은 “감정은 걷어내고, 본질만 정중하게 전달하라”는 대원칙이다. 무리한 상황에서 화를 내거나 웅얼거릴 필요 없이, 책이 제안하는 [결론→근거→요청]의 담백한 구조를 그대로 꺼내 쓰면 그만이다. 과도한 강박을 내려놓고 명확한 대본을 입에 붙이자 퇴근길 이불 킥이 눈에 띄게 줄었다. 쉰을 넘기면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말 한마디가 더 조심스러워지고,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나의 선을 지키는 소통법은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이 책은 세대 갈등과 소통 불안으로 고민하는 주니어부터 시니어 관리자까지 일터의 모든 이들에게 권하며, 정중하고 명확한 대본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뜻을 전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우리는 이제 밤새 자책하며 본론을 흐리는 과도한 변명을 과감히 덜어내야 하며, 책이 제시하는 소통 공식을 매일 조금씩 실천함으로써 조직 안팎에서 한층 성숙하고 유연한 리더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뒤늦게 나마 말의 품격을 고민하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이 친절한 말하기 교과서를 권하고 싶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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