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모든 심리 - 타인을 읽는 시간 ㅣ 김성규의 문화심리학 읽기 1
김성규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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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오십이 넘은 뒤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나 자신조차 제대로 모르고 살았다는 사실이다. 거울 속 희끗희끗해진 머리칼을 보며 ‘나는 어떤 사람인가’ 자문해 보아도 여전히 답을 내리기가 어렵다. 내 마음 하나 다스리지 못해 밤새 뒤척이면서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겠다는 것은 어쩌면 오만일지도 모르겠다.

쉰 중반의 문턱에서 이 책을 읽고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명백했다. 직장이라는 거대한 톱니바퀴 속에서 무수한 사람들을 만나오며 완벽주의와 책임감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옭아매 왔다. 조직을 관리하고 규칙을 지키며 부하 직원들과 가족들을 온전히 이해하고 보듬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 답답할 때가 많았다. 비난이나 통제가 아니라, 오직 ‘선한 목적’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나를 이끌었다.

책 속에서 마주한 진실은 강렬했다. 저자는 인간 내면의 다양한 감정들을 짚어내며 가슴을 깊게 파고드는 날카로운 화두를 던진다.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내 안의 집착과 생각의 굴레’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돌이켜보면 직장에서 나를 잠 못 들게 했던 수많은 갈등 역시, 나를 둘러싼 환경의 문제가 아닌 ‘내 방식대로 완벽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완고한 집착과 규율, 그리고 스스로 만든 생각의 굴레 때문이었다. 내가 친 촘촘한 생각의 감옥에 갇혀, 정작 타인의 본 모습은 보지 못했던 것이다.

책이 제시하는 12가지 문화심리학 주제와 영화를 통한 심층 분석은 나와 타인의 닫힌 문을 여는 도구가 되어준다. 자존감, 불안, 외로움 등 보편적 감정을 규명하는 주제들은 무의식 속 나의 집착을 들여다보게 하는 현미경이 되고, 영화 속 인물들의 방어기제를 분석하는 과정은 타인의 겉모습 너머를 보게 하는 망원경이 된다. 스크린 속 인물들의 고립과 상처를 따라가다 보니, 직장에서 이해할 수 없었던 젊은 세대의 행동이나 이들의 삐딱한 언사가 비로소 ‘불안에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방어’로 입체적으로 읽히기 시작했다. 상대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눈이 생기니, 역설적으로 내가 고집했던 내 안의 집착도 비로소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타인을 선한 목적으로 이해하려던 노력이, 결국 나와 타인을 동시에 구원하는 열쇠가 된 셈이다.

이 책은 무려 20년에 걸쳐 총 10권으로 완성될 장대한 시리즈 프로젝트의 첫 신호탄이다. 저자의 깊이 있는 시선과 이 거대한 도전에 깊은 감명을 받은 나는, 앞으로 출간될 모든 시리즈를 매번 찾아 읽으며 이 뜻깊은 대장정을 끝까지 함께 응원하고 지지하겠다고 굳게 다짐해 본다. 2년마다 배달될 마음의 지도를 한 장씩 채워 나가다 보면, 나의 남은 직장 생활과 인생도 매 순간 더 성숙하고 단단해질 것이라 확신한다.

관계 속 갈등의 원인을 알고 선한 목적으로 타인을 포용하길 원하는 중년의 직장인과 리더들에게 깊은 공감과 해답을 제시할 것이다. 책을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 읽으며 타인의 행동 뒤에 숨은 심리를 읽어내고, 스스로 만든 생각의 감옥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온을 얻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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