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 인공지능이 결코 계산할 수 없는 것들에 관하여
이영환 지음 / 앵글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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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스타트업의 품질관리(QC) 팀장이자 수의사로 살아온 지 어느덧 수십 년, 내 삶은 언제나검증표준의 연속이었다. 실험실의 데이터는 철저히 정량화되어야 하고, 생과 사를 다룰 때는 정확한 가이드라인과 진단이 우선이었다. 그런 내게 인공지능(AI)은 그저 인간이 설계한 완벽한 시스템일 뿐이었다. ‘과연 이 차가운 기계와 철학적 대화가 가능할까?’ 이 의구심은 이영환 교수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저자는 AI에게스피리티라는 이름을 붙이고 대화를 건넨다. 책을 읽으며 깨달은 것은, 저자가 AI와의 문답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가기계의 영리함이 아닌, 인간의 고유성과 실존적 가치를 되찾는 것에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우리는 다시 '나는 누구인가'를 물어야 한다"라는 책 속의 단단한 선언은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강력한 경종이다. AI는 인간이 축적한 텍스트를 거울처럼 반사하며, 역설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우리 내면의 깊은 사유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성찰 속에서 저자가 강조하는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3가지 관계 50대 중반이라는 내 생의 변곡점과 강하게 맞물렸다. 황혼의 길목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자신과의 관계’, 팀원 및 아픈 동물들, 보호자들과 맺어온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바이오 기술이 생명을 다루는 시대에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세계와의 관계가 그것이다. 저자는 이 관계들은 AI가 결코 대신 정립해 줄 수 없으며, 오직 인간이 삶을 통과하며 스스로 증명해내야 하는 유일한 영역임을 역설한다. ‘지나온 날들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을 넘어, 남은 날들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가꾸어 나갈 것인가라는 노학자의 속삭임은 마침내 내 삶의 궤적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가장 깊은 울림을 준 것은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저자의 묵직한 가르침이었다. 수의사로서 나는 수많은 죽음을 목도했다. 세포의 사멸은 생물학적 사실이지만, 그 안의 상실감과 고귀함은 수식으로 표현할 수 없다. 책 속에서 죽음을 모르는 존재와죽음을 이야기하고, 늙지 않는 존재와노년을 논하는 과정은 엄숙했다. 저자는 AI라는 무한하고 늙지 않는 대조군을 통해, 오히려 인간이 가진유한함과 불완전함이 얼마나 아름다운 축복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소멸을 향해 가기에 서로의 불완전함을 안쓰러워하며 연대할 수 있는 마음, 그것이 바로 AI가 아무리 진화해도 계산해낼 수 없는 인간 존엄성의 본질이었다.

저자는 급변하는 AI 시대일수록 기술에 매몰되지 말고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인류의 오래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50대의 중간 지점에서 마주한 이 메시지는 내 삶의 방향타를 조정하게 이끌어주었다. 답은 기계의 알고리즘에 있지 않다. 질문을 멈추지 않고, 유한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존엄함 속에 있다. 이 책은 급변하는 기술의 속도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준을 찾고 싶은 중장년층과 직장인들에게 권장할 만하며, 독자는 AI와의 대화를 통해 유한한 삶이 지닌 존엄성의 의미와 나와 타인, 세계를 잇는 세 가지 관계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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