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괴롭히는 건 누구? - 환경 실천 숨은 그림찾기 77
홍다경 지음, 윤식이 그림 / 풀빛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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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읽어보라고 준 책 <지구를 괴롭히는 건 누구?>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나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에이, 당연히 사람이지!’ 하고 단번에 정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집에서 페트병 비닐 라벨을 뜯고 캔을 씻어 분리 수거하는재활용 우수자인 나로서는 지구를 괴롭히는 사람들과 나는 전혀 상관없다고 확신했다. 나는 내가 지구를 잘 지키는환경지킴이이라 생각하며 당당하게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나의 당당함은 부끄러움으로 바뀌었다. 정답을 잘 안다고 자부했던 내가 일상 속에서는 누구보다 앞장서서 지구를 괴롭히고 있었다.

이 책은 방, 학교, 마트 등 익숙한 11가지 공간 속 77가지 잘못된 행동들을 숨은그림찾기 형식으로 보여준다. 그림을 찾을 때마다 가슴이 뜨끔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과자 봉지를 예쁘게딱지 접기해서 버리는 행동이었다. 나는 부피를 줄이려고 늘 딱지를 접어 분리 수거함에 넣곤 했다. 그런데 이렇게 접힌 비닐은 선별장 기계가 인식하지 못해 그대로 매립된다고 한다. 재활용을 잘한다는 나의 완벽한 착각이었고, 나의 깔끔한 손재주가 오히려 재활용을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트 입구에서 쓰던 일회용 우산 비닐, 습관적으로 타던 엘리베이터, 산에서 외쳤던 "야호!" 소리까지 모두 지구를 아프게 하는 행동이었다. 처음에 타인만을 탓했던 내 모습이 떠올라 지구에게 미안해졌다.

정답은 여전히인간들이다. 하지만 그 인간 속에는 편리하다는 이유로 매일 지구를 조금씩 아프게 하던나 자신도 포함되어 있었다. 환경 보호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 각자가 일상에서 실천하는 작은 습관과 태도의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가 명확히 다가왔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지구를 아프게 하고, 반대로 '나부터 시작하는 작은 실천'이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소중한 교훈을 느꼈다.

책을 다 읽고 나의 환경 실천 점수를 다시 매겨보았다. 눈에 보이는 재활용 정리를 잘하는 것은 100점이었을지 몰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심코 저지른 행동들을 생각하면 내 점수는 50점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다시 보니 11가지 공간에서 각각 7가지씩 행동을 바꾸는 ‘11×7’의 미션이었다. 거대한 환경 운동은 어려워도, 내가 마주하는 공간에서 매일 7가지씩 올바른 습관을 지키는 것 정도는 초등학교 5학년인 나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는 비닐을 펼쳐서 버리고 양치질할 때는 꼭 컵을 쓸 것이다.

문득 중요한 사실 하나를 더 깨달았다. 사실 지구는 망하지 않는다. 인류가 사라지더라도 지구는 오랜 시간에 걸쳐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푸르게 회복할 것이다. 결국 우리가 하는 모든 환경 실천은 위대한 지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인류가 이 땅에서 계속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행동들이었다. 아픈 지구 위에서 우리 스스로를 구하고 살릴 수 있는 존재 역시 사람이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라며 무심코 행동해 온 친구들에게 이 책을 권하며, 지구를 위협하는 것도 살리는 것도 결국 나 자신의 작은 습관에 달려있다는 교훈을 함께 나누고 싶다. 내 방과 학교라는 작은 공간에서 시작하는 11×7의 올바른 실천들이 모일 때, 우리 인류는 이 아름다운 지구에서 오래도록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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