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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수정주의란 무엇인가 - 히틀러 찬미, 홀로코스트 부정론에서 법적 규제까지
다케이 아야카 지음, 권용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8월
평점 :
매일 아침 바이오 스타트업의 품질관리(QC) 실험실로 출근하며 생각한다. 품질관리의 핵심은 ‘타협 없는 사실’이다. 단
하나의 데이터 오류나 오염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에, 우리는 철저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검증하고 또
검증한다. 말 못 하는 동물들을 치료하던 수의사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증상을 왜곡 없이 대면하고 사실을 기반으로 원인을 찾아내야만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실험실 밖,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 사회의 역사적 데이터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가고 있다. 친일 행적의 교묘한 세탁, 독재 정권에 대한 맹목적인 미화, 그리고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악의적인 폄훼와 왜곡까지. 반평생을 살아오며
목격한 이 기묘한 현상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다케이 아야카의 저서 <역사수정주의란 무엇인가>를 읽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역사 왜곡을 일삼는 자들의 본질을 꿰뚫는 결정적인
핵심을 이야기 한다. ‘역사수정주의가 공격하는 것은 과거의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 위에 구축된 현재의 사회 규범과 제도이다.’ 이 한 문장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왜 역사 왜곡에 분노하고 경계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해 준다. 저자의 진단대로, 역사를 변조하는 자들의 진짜 목적은 과거의 재평가가
아니다. 그 사실을 딛고 서 있는 지금의 민주주의 체제를 흔들고, 자신들의
부정한 정치적 이익과 권력을 획득하려는 ‘현재 진행형의 공격’인
것이다.
바이오 분야에서 검증되지 않은 물질을 만병통치약이라 속여 파는 행위를 ‘표현의 자유’라며 방치할 수는 없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친일·독재 미화와 5·18 왜곡 역시 마찬가지다. 그것은 단순한 의견의 다양성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도덕적 합의 자체를 무너뜨리려는 조직적인 공작이다. ‘과거가 아닌 현재의 규범을 공격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그들은 가해자의 죄책을 덜어내고 희생자를 모독함으로써 우리가 힘들게 쌓아 올린 사회적 신뢰와 정의의 기준을
파괴하고 있다.
따라서 가짜뉴스와 뉴미디어가 범람하는 시대에 역사의 진실을 지키는
것은,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시민 모두의 사회적 책임이다. 품질관리
팀장으로서 불량률을 낮추고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고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표준을 고수하듯, 우리 사회도
역사적 진실이라는 최소한의 규범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안전망을 고민해야 한다. 표현의 자유라는 방패
뒤에 숨어 증오를 선동하고 공론장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더 이상 묵인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을 통해 역사수정주의가 단순한 역사 논쟁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
뒤에 숨은 조직적인 권력 투쟁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게 되었으며, 유럽의 홀로코스트 부정론과 법적 규제
선례를 통해 우리 사회의 왜곡에 대응할 논리적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범람하는
뉴미디어 시대에 민주주의의 가치와 공정성을 지키고자 고뇌하는 동시대의 지식인들과 오염되지 않은 진실을 후대에 전하고 싶은 모든 시민에게 이 책을
권한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은 과거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