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말 잘하는 사람이 이긴다
신현종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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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스타트업의 품질관리팀장이라는 명함을 달고, 동물병원 진료실 대신 정밀한 세포와 엄격한 가이드라인이 가득한 실험실을 지킨 지 수년째다. 50대 중반에 접어들며 내게는 기분 좋은 변화가 하나 있었다. 바로 책을 읽는 습관이다. 매달 수십 권의 책을 탐독하며 내면이 꽉 차오르는 것을 느꼈고, 젊은 날 청중 앞에서 느끼던 정체 모를 ‘말하기의 공포’도 신기할 정도로 사라졌다. 아는 것이 많아지니 입을 열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자신감이 부른 부작용은 생각보다 뼈아팠다. 부담감이 사라진 자리에 ‘횡설수설’과 ‘중언부언’이라는 고약한 불청객이 찾아왔다. 머릿속에 가득 찬 지식과 데이터, 책에서 읽은 유려한 문장들이 정제되지 않은 채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팀원들에게 품질 이슈를 공유하거나 경영진 브리핑을 할 때, 나는 나도 모르게 이 얘기 저 얘기를 끌어다 쓰며 본질을 흐리고 있었다. <결국 말 잘하는 사람이 이긴다>를 읽고, 이 책은 다독(多讀)의 함정에 빠져 길을 잃은 내 말하기의 오류를 정확히 짚어내는 진단서이자 처방전 같았다.

저자는 ’말하는 방식이 능력을 결정한다’고 단언하며,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췄더라도 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무거운 결말을 이야기한다. 내 가슴을 찌른 핵심 메시지는 소모적인 논쟁을 버리고 상대가 스스로 납득해 움직이도록 ‘설계하는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수의사로서 동물의 증상을 진단할 때나 품질관리팀장으로서 배치의 적합 여부를 판정할 때는 그토록 엄격하던 내가, 왜 말할 때만큼은 목적지 없이 방황했을까. 그것은 묵묵히 일만 하느라 내 진짜 쓸모와 ‘가치의 증명’을 소통으로 완성하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내면이 꽉 차 있어도 정제되지 않은 횡설수설은 나의 전문성을 흐릴 뿐이었다.

책 속의 ’듣는 사람의 뇌는 방향을 모르면 본능적으로 불안과 피로를 느낀다’라는 말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그동안 내 장황한 설명에 흔들리던 팀원들의 눈동자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이 횡설수설의 늪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미팅과 세일즈, 협상 등 모든 장에서 나를 지키는 강력한 ‘실전 커뮤니케이션’ 무기로 제안과 질문, 그리고 흐릿한 표현을 걷어낸 똑 부러지는 소통을 제시한다. ‘아마도’, ‘대략’ 같은 모호한 수식어로 책임의 무게를 회피하지 말고, 단문 위주의 명확한 서술어와 선명한 종결 어미를 사용하여 메시지의 밀도를 높이라는 것이다.

질문으로 상대의 패를 파악한 뒤, 거절당하지 않는 정교한 제안을 던지고, 단호하고 똑 부러지는 문장으로 종지부를 찍어야 비로소 상대의 심리적 빗장을 풀 수 있다. 결국 진정으로 이기는 대화는 청산유수 같은 언변이 아니라, ’질문으로 상대를 파악하고 흐릿함 없는 똑 부러진 제안을 건네며, 핵심을 먼저 말하는 두괄식 형태로 상대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고 대화를 주도하는 것’에 있었다.

바이오 분야의 품질관리는 사소한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제 내 지식과 말하기에도 엄격한 관리를 시작한다. ’사소한 말 습관이 공든 탑을 무너뜨린다’는 경고를 유념하며, 질문과 제안으로 대화의 판을 짜고 똑 부러지는 문장으로 정밀하게 마침표를 찍을 것이다. 열심히 쌓은 지식과 경험에 비해 정작 말주변이 부족해 조직 안에서 온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직장인과 리더들에게 권하고 싶다. 상대의 심리를 간파하는 질문법과 거절 없는 제안법, 그리고 흐릿함을 걷어낸 똑 부러지는 두괄식 소통법을 체득한다면, 장황한 횡설수설을 멈추고 어떤 상황에서도 대화의 판을 주도하며 자신의 성과를 명확히 증명해내는 무기를 얻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몽실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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