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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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스타트업의 품질관리(QC) 팀장으로 산다는 것은 매일이 살얼음판을 걷는 일이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데이터, 엄격한 가이드라인, 그리고 매 순간 마주하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 속에서 나는 늘 날이 서 있었다. 어느덧 50대 중반, 조직에서 흔히 말하는 '노련한 관리자'가 되었지만 가슴 한구석에는 늘 갈증이 있었다. 지시하고 통제하는 관리자를 넘어 구성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위대한 리더'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박찬근의 <서경>은 그 막연한 갈증의 길목에서 만난 뜻밖의 이정표였다. 한 문장의 묵직한 화두 위대한 리더는 자기를 비우고, 사람을 채운다.’를 주었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는 그저 옛 성현들의 좋은 말, 현재와는 어느정도 괴리가 있ㅗ 적용하려면 변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일 터지는 이슈 속에서 이 책은 한 번 읽고 덮을 책이 아니라, 가까이 두고 '여러 번 곱씹어 읽어야 하는 책'임을 깨달았다. 리더가 마주하는 현실의 무게와 감정의 파고에 따라 어제 보이지 않던 문장이 오늘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특히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문장으로 '정일집중''극명준덕'의 가르침은 내 리더십의 확고한 나침반이 되었다. 사심과 편견 없이 중심을 잡고 내면의 바른 가치와 덕성을 끊임없이 밝혀 나가야 한다는 가르침은 매일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결단해야 하는 내게 엄격한 채찍질이 되었다. 나부터 똑바로 설 때 비로소 묻는 리더는 넓어지고, 자기만 쓰는 리더는 작아진다는 경청의 리더십도 가능해진다. 바이오 산업처럼 전문성이 요구되는 스타트업 환경일수록 리더의 사사로운 욕심과 독선은 치명적이다. 이제는 내 경험을 과시하기보다 젊은 연구원들의 목소리를 먼저 경청하며, 내 귀로 들어오는 타인의 생각으로 리더의 그릇을 넓혀야겠다고 다짐한다.

더불어 '불금세행''개과불린'의 가르침은 나에게 뼈아픈 성찰을 안겼다. 작은 행실을 조심하지 않으면 결국 큰 덕을 허물게 된다는 불금세행의 경고는 매일 사소한 데이터의 오류나 공정의 틈새를 다루는 나에게 전율에 가까운 깨달음을 주었다. 리더의 사소한 방심이 조직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였기 때문이다. 또한 허물을 고치는 데 조금도 인색하지 말라는 뜻의 개과불린은 완벽을 추구하면서도 오류의 가능성을 안고 사는 나에게 큰 숙제다. 그동안 나는 팀의 리더라는 권위 때문에 잘못을 알고도 슬그머니 합리화하거나 핑계를 대며 고치기를 주저하진 않았던가. 사소한 데이터의 틈새를 다잡는 것만큼이나, 리더로서 자신의 과오를 발견했을 때 즉시 인정하고 주저 없이 바로잡는 유연함이 조직의 더 큰 신뢰를 지키는 길임을 깨닫는다.

결국 이 책이 나에게 던진 궁극의 질문은 '겨울'의 장에 담긴 '성찰과 리더의 그릇'이었다. ‘권력은 군림하는 자리가 아닌, 책임지는 자리다.’ 50대 중반이라는 나이는 무언가를 더 채우고 증명하려 애쓰는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내 안의 고집과 미세한 권위의식을 털어내고 비워내야 하는 시기다. 내가 가진 통제권을 내려놓고 과감히 잘못을 고쳐나가며 자기를 비워낼 때, 비로소 그 자리에 팀원들의 잠재력과 조직의 성장이 채워질 것이다. 세종대왕과 정조가 나라의 기틀을 세울 때 왜 이 책을 평생 곁에 두고 반복해서 읽었는지 이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경>은 상황이 바뀔 때마다 리더의 미세한 흠결과 허물을 새롭게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매일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고독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관리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독자들은 고대 성왕들의 통치 철학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사소한 허물을 고치는 결단력과 경청의 미학을 배워 마침내 조직을 화합으로 이끄는 진정한 '위대한 리더의 그릇'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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