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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암호 클럽 3 - 좀비 스파이와 핼러윈 파티! ㅣ 스파이 암호 클럽 3
페니 워너 지음, 효고노스케 그림,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6년 8월
평점 :
나는 영화나 게임에
나오는 스파이 이야기를 정말 좋아한다. 까만 옷을 입고 비밀 무기를 쓰는 스파이 미션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하지만 책으로 읽는 스파이 이야기는 조금 따분했다. 두꺼운
책장을 넘기는 것보다 화면 속 액션을 보는 게 더 재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라고 하실 때마다
도망치기 일쑤였다. <스파이 암호 클럽 3: 좀비 스파이와
핼러윈 파티!>를 아빠가 읽어보라고 권해주셨다.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좀비'와
'스파이', 그리고 '핼러윈 파티'가 같이 들어가 있어서 호기심이 생겼을 뿐이다. 하지만 책을 펼치자마자
완전히 빠져들었다.
이 책은 나를 주인공으로 책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주인공 코디와 암호 클럽 친구들이 핼러윈 파티를 준비하다가,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소년 '제이크'를 발견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리가 제이크를 좀비 스파이로 의심한 데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제이크는
안색이 유독 창백하고 걸음걸이마저 기괴해 진짜 좀비 소년 같았다. 게다가 제이크의 가족들은 밤마다 불을
끄고 은밀하게 움직였고, 평범한 말 대신 카이사르 암호와 키릴 문자 암호, 심지어 벽을 두드리는 교도소 암호로만 대화를 나누었다. 이 모습을
보며 나도 코디처럼 제이크가 마을을 위험에 빠뜨리려는 스파이가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특히 이 책이 진짜 재미있었던 이유는 내가 직접 암호를 풀 수 있는
독자 참여형 구성이기 때문이다. 모스 부호 같은 것들이 나올 때마다 책 뒤의 힌트를 보며 연필로 직접
글자를 맞춰 보았다. 내 머리로 직접 암호를 해독해 보니, 진짜
비밀 요원이 된 것 같았다. 그렇게 암호를 하나씩 풀면서 주인공들과 함께 진실에 가까워질 때의 짜릿함은
게임을 이겼을 때보다 훨씬 더 컸다.
하지만 핼러윈 파티장에서 마주한 제이크의 진짜 정체는 엄청난 반전이었다. 으스스한 사건의 오해가 풀린 결정적인 계기는 아이들이 용기를 내어 제이크가 흘린 암호문과 단서들을 조합해 파티장에서
제이크와 정면으로 마주치면서부터 였다. 알고 보니 제이크가 좀비처럼 보였던 것은 핼러윈 파티를 위해
밤마다 완벽한 특수 분장을 하고 좀비 연기를 연습했기 때문이었다. 가족들이 암호를 썼던 것도 남을 속이려던
게 아니라, 낯선 마을로 이사 와서 긴장한 제이크를 위해 가족들이 함께 놀아주던 독특한 소통 방식이었다. 겉모습만 보고 제이크를 나쁜 스파이라고 단정 지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암호 클럽의 미션은 단순한 스파이 잡기가 아니라, '편견'이라는 단단한 암호를 풀어내고 다름을 인정하며 포용하는 우정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우리 반에도 행동이 독특해서 다가가기 힘든 친구들이 있다. 어쩌면 나도 그 아이들의 겉모습만 보고 오해를 했던 것은 아닐까 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은 사실 평소에 책을 잘 안 읽던 나를 위해 아빠가 먼저 읽어보고
슬쩍 건네주 신 책이다. 아빠는 스마트폰만 보던 내가 책장을 한 장씩 넘기며 암호를 푸는 모습을 보시더니, “스파이의 비밀을 밝혀내듯 끈기 있게 끝까지 집중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라며
칭찬해 주셨다. 그러고는 이 책이 흥미진진한 추리 속에 타인을 이해하는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어서 우리
아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며, 생각의 깊이가 한층 자란 나를 보고 무척 뿌듯해 하셨다.
이 책은 나처럼 책 읽기를 꺼리던 친구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손과 머리를 바쁘게 움직이며 함께 범인을 쫓는 최고의 탐험 책이기 때문이다.
다음 핼러윈 데이에는 이 책에 소개된 비밀 암호로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우리 반에
있는 조금 낯선 친구들에게도 편견 없이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야겠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